에버랜드·국립백두대간수목원 <br/>백두산 호랑이 생육과정 공동연구<br/>8개월 적응훈련 거쳐 일반에 공개
[봉화] 에버랜드에 사는 호랑이 남매인 태범(수컷)·무궁(암컷)이가 다음달 중순께 봉화로 둥지를 옮긴다.
지난해 2월 태어난 호랑이 남매의 봉화행은 최근 에버랜드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업무협약에 따라 이뤄졌다.
양측은 ‘동식물 교류 및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한 동·식물 교류와 연구 △국내외 동식물 유전자 수집 △교육 및 전문가 양성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백두산 호랑이들의 상태를 함께 관찰하고, 연구한다. 태범·무궁이가 거주지로 호랑이 숲을 선택한 이유는 호랑이 숲이 자연 서식지와 가장 가깝게 조성됐기 때문이다.
봉화에 있는 ‘백두산 호랑이 보존센터’는 호랑이 남매를 위해 우선 호랑이 숲 내 동물관리동에 나무 평상, 바닥 열선, 냉방 장치 등으로 꾸며진 독실을 각각 준비했다.
이를 위해 사육사들이 에버랜드 태범·무궁의 방을 견학하기도 했다.
또 호랑이 남매가 하루 먹는 식사량을 토대로 쇠고기와 닭고기 4~6㎏으로 이뤄진 특별 식단을 짰다.
에버랜드에서 호랑이 숲으로 이동하는 특별한 교통편도 마련했다. 노면 진동을 최소화한 무진동 차량이다. 고무풍선처럼 생긴 푹신한 서스펜션이 장착돼 도로 바닥 진동을 줄여준다. 호랑이 남매가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서 호랑이 숲까지 이동토록 한 배려다.
봉화행의 핵심인 호랑이 남매의 환경 적응 프로그램도 세웠다. 백두산 호랑이 보존센터 측은 8개월 정도 적응 교육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호랑이 숲에서 기존 호랑이들과는 당분간 마주하지 않도록 하고, 일정 구간만 방사하는 식으로 적응 교육 훈련을 한다.
백두산 호랑이 보존센터 관계자는 “에버랜드 사육사들과 수의사들이 수시로 호랑이 숲을 찾아 호랑이 남매의 생활상을 살피고, 연구를 하게 된다”며 “호랑이 남매의 봉화생활 외부 공개는 내년 중순쯤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호랑이 숲은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안에 있다. 축구장 크기의 4배인 3만8천㎡의 드넓은 초원을 갖춘 곳이다. 현재 우리·한청·한·도 등 4마리의 백두산 호랑이가 살고 있다. 호랑이 숲에는 지난해까지 5마리의 호랑이가 살았다. 하지만 국내 최고령 호랑이인 20살 ‘두만’이가 지난해 말 노환으로 사망하면서 4마리만 남게 됐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