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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금

등록일 2021-09-08 19:02 게재일 2021-09-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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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림

물금은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이다. 동시에 물금은 강물의 끝선처럼 그리움의 물이 들어갈 수 있는 한계선-금-이기도 하다. ‘물-그리움’이 결국 그녀가 사는 물금에 닿지 못하게 하는 물의 금. 이 ‘금’ “한복판에서” 시인은 물금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제 무게를 못 이겨 ‘맨땅’에 떨어져버린 그리움이 산산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초로’의 시인은 이 ‘물-금’에서 회초리 맞은 듯 아프게 몽상에서 깨어난다. <문학평론가>

바닷물이 숭어 떼처럼 파닥파닥 밀려 올라오다 허리쯤에서 기진해 멈춘다 (….) 그녀와 나 사이 매일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진다 내 그리움도 그곳까지, (….) 그녀가 사는 곳이 곧 물금이다 대추나무 잎에 반짝이는 햇살처럼 영혼에 일렁이는 물결무늬처럼 떠있는, 어느새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는 물금, 물금 한복판에서 찾아 헤매이게 되는 물금, 농익은 감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철퍼덕 맨땅에 떨어져 산산이 흩어지는 곳, 초로의 적막이 물푸레나무 회초리로 자신의 종아리를 후려치는 그곳이 물금이다 - ‘물금’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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