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수
소식이 깜깜해 달에게로 향한다
(….)
달에 기댄 날들이 닫힌 맨홀처럼 될까
그 달에서 다른 달이 뜨는데,
살지도 죽지도 않을 거라던 달 하나 사라진다
사막을 괴는 푸른 달 그늘에 누각을 지었다는
돈황 월아천
먼 곳을 동경하는 나무가 새를 날리던 그곳
모래에 묻힌 삼 층 누각에서 내려다본 월아천은
그믐달,
잘려 나간 손톱이다
후미진 방을 전설이 비추고
훗날 모래무덤을 파면 작고 환한 달들이 있을까
참빗 닮은 그믐달이 흙먼지 빗어 내리는
부분월식
(….)
사막 한 가운데 기적적으로 생겨난 ‘그믐달’ 모양의 호수, ‘월아천’. ‘월아천’은 시인의 사무치는 그리움이 모여 사막 위에 새로이 탄생한 달이다. 그것은 당신을 잃어 사막이 되어버린 삶에서 기적 같이 탄생한 사랑이다. 시인은 그 ‘월아천’ 밑에 “작과 환한 달들이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위의 시는 지상의 삶이 사막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사랑이 돋아나는 마음을 지상의 달인 ‘월아천’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