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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독자출마, 야권의 轉禍爲福 될 수 있다

등록일 2021-08-17 18:44 게재일 2021-08-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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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그저께(16일)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하면서 대선구도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안 대표가 사실상 독자 출마방침을 굳히면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내년 대선도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 후보 간의 단일화 국면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합당결렬로 인한 야권통합 무산으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리더십에 또 한번 상처를 입게 됐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제1야당만으로 정권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 지지층 확대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합리적인 중도층을 대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내년 대선을 3자 구도로 만든 뒤 막판 단일화 카드로 야권의 캐스팅 보트를 쥐겠다는 생각으로 해석된다.

야권에서는 최근 안 대표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과 제3지대 후보단일화를 거친 뒤 국민의힘 후보와의 최종 야권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범야권 대통합이 일단 불발되면서 대선판에서 나쁠 게 없는 구도가 형성됐다. 범야권의 혼란상이 대선 국면에서 호재가 될 수 있는데다 여야 일대일 구도 대신 일대다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 야권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과정에서 여러 차례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약속했다.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결렬 책임을 국민의힘에 떠넘겼지만, 안 대표는 결국 대선불출마와 합당 약속을 스스로 깼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 내부에선 안 대표의 결정에 반발해 탈당하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 대표에 대한 평가가 어떠하든, 국민의힘으로서는 안 대표와의 협상창구를 항상 열어두면서 이번 협상결렬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당내 대선주자들도 “몇날 며칠 밤을 새우더라도 다시 협상하라”고 주문하지 않는가. 합당결렬이 현재로선 안타깝기는 하지만, 국민의힘은 궁극적으로 안 대표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국민의당 지지기반은 호남과 중도층이다. 안 대표가 제3지대에서 외연을 확장하다가 국민의힘과 막판 단일화를 이룰 경우 파급력이 예상외로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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