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보수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었던 일이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젊은 정치인이 당 중진들을 제치고 3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는 것은 한국정치사에서 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이 정치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실망, 그리고 쇄신·변화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의 바람이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한 기대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8명이 당대표 후보로 등록한 국민의힘은 오늘(26일)부터 내일까지 예비경선(당원 50%, 일반시민 50% 여론조사)을 통해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한 후, 전당대회에서 당원 70%, 일반시민 30%의 여론조사로 대표를 선출한다. 전당대회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일반국민과 당원들의 지지성향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결과는 짐작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당원투표에서는 주호영·나경원 후보의 양강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 이 전 최고위원이 선전하고 있는 모습에서 보수정당의 건강성을 느낀다. 낡은 이미지를 가졌던 보수야당에서 젊은 정치인이 신선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이다. 다만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절제되지 않은 언행을 자제하는 일이다. 자칫 조롱이나 상대비하 발언 한 마디가 생동감 넘치는 선거과정을 오염시킬 수 있다. 새로운 정책이나 국정철학 제시로 국민으로 하여금 국민의힘을 정권교체의 대안으로 여기게 하여야 한다. 그래야 6·11 전당대회가 국민 대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