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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효자?… 동해안으로 몰려온 오징어떼

김두한기자
등록일 2020-10-12 18:46 게재일 2020-10-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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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태풍으로 북한지역서<br/>중국어선 싹쓸이 조업 못해<br/>어민들 “그물조업 방식 막을 <br/>국제법 적용 방법 연구해야”
저동항 울릉수협위판장의 오징어 배따는 모습.

[울릉] 울릉도 등 동해안에 올 들어 9월 오징어가 많이 잡힌 이유는 잇따라 발생한 태풍으로 인해 중국어선들이 북한 지역에서 그물을 이용한 싹쓸이 조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울릉도 및 동해에는 지난달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과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 태풍의 진로는 모두 동해안과 울릉도를 거처 북상했다. 이로 인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어선들이 조업을 하지 못하고 피항하면서 오징어군이 동해해역으로 남하해 울릉도, 독도근해에서 많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12일 울릉군과 울릉수협에 따르면 지난달 366척이 출어해 22만7천 급(1급 20마리) 101.8t의 오징어를 잡아 11억6천100만원의 위판액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70척이 출어해 5만8천급 24.7t을 포획해 1억4천2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위판량은 4.12배, 위판액은 8.18배 증가했다.

위판액이 위판량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오징어가 다 자란 ‘성어’이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9월 울릉수협의 위판량과 위판액을 보면 2015년 31만7천급(137.2t)의 5억1천900만원에 이어 2016년 5만5천급(26.6t)의 9천700만원, 2017년 1만4천급(5t)의 4천300만원, 2018년 2만2천급(11.5t)의 6천400만원으로 격감했다.

울릉 어민들은 “지난달 3일과 7일 발생한 태풍으로 중국어선들이 북한해역에서 피항을 하면서 적어도 10~15일 정도 조업을 못했을 것”이라며 “이로인해 오징어가 동해 중부로 남하하면서 잡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어선이 그물을 이용해 싹쓸이 하지 않고 우리처럼 채낚기 조업만 하면 동해안의 오징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며 “정부가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70대 A선장은 “2017년 12월 23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결의안 2397호를 이행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 유엔 대북제제 결의안이 아니더라도 어족의 씨를 말리는 조업 방식인 그물을 이용해 조업하는 것을 국제 법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수 전국채낚기실무자 울릉어업인총연합회장은 “중국어선의 북한 수역 싹쓸이 조업을 금지해 동해안 어민들이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있게 나서야한다”고 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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