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해상 및 바위 위에서 해양수산부 해양보호생물,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및 국제 멸종위기종 Ⅱ(CITES)급인 ‘물개’가 잇따라 목격되면서 서식지 환경 및 개체 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울릉도서 물개가 다섯 차례 목격됐다. 첫번째 목격은 지난 9일 오후 5시께 북면 천부리 선창 부근(선녀당) 바위, 3시간 이상 바위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8시30분께 사라졌다. 길이 1.8~2.3cm의 수컷 성채로 추정된다.
물개의 성체는 암컷이 길이 1.3~1.6m, 체중 35~60kg, 수컷은 길이 1.9~2.3m, 체중 185~275kg 정도다. 이후 3일 만인 11일 오전 11시 30분께 울릉도 저동항 북방파제에 유사한 개체의 물개가 나타났다.
이 물개는 저동항 북방파제 선가장에 올라와 1시간 20분 정도 머물었다. 오후 1시께 물속으로 들어가 저동 항내를 유영하다가 오후 2시 20분께 다시 북방파제로 돌아와 물 위에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3시40분께 저동항을 빠져나갔다.
이어 3일 후 14일 오전 10시께 같은 개체의 물개 한 마리가 천부항에 들어와 유영하다가 오전 10시30분께 어선을 끌어올리는 선가장(해안에 경사진 시멘트바닥)에 올라왔다.
선가장에 올라올 때는 기력이 소진된 듯 머리를 땅에 떨어뜨리고 쉬더니 기력을 회복하자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기도 했다. 약 3시간 30분 머물다 오후 2시께 바다 속으로 들어가 항구를 빠져나갔다.
이어 하루만인 15일 오전 9시께 남양 항에 비슷한 개체의 물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30분 동안 항 내에서 유영하다가 항구를 빠져나갔다. 또 이날 오후 2시께 울릉읍 사동 1리 마을 앞 해상 작은 바위에 물개 한마리가 올라와 햇볕을 쬐다가 오후 3시 15분께 물속으로 사라졌다.
이 물개의 울릉도 이동 경로를 보면 한 마리가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이 든다. 지난 9일 북면 천부리 선창에서 첫 발견 돼 동쪽 해안을 따라 11일 저동항 북방파제(8km)로 왔다가 14일 다시 북쪽으로 천부항(12km)으로 이동했다.
또 15일 오전 9시에는 서쪽 남양(20km)으로 이동했다가 이날 오후 2시에는 동쪽해안을 따라 울릉읍 사동리(8km)까지 이동하는 등 울릉도를 거의 한 바퀴 돌았다. 따라서 다른 개체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안용락 생태보전실장은 “물개는 하루에도 150km를 이동할 수 있다”며“울릉도에서 발견된 물개는 러시아 사할린 등에서 지난해 7~8에 태어나 오호츠크해에 얼음이 얼어 추워지자 남태평양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무리와 이탈, 동해로 내려온 것 같다. 같은 개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울릉도에서 물개가 목격됐다는 기록은 없고. 60~70년대 독도에서 서식하던 바다사자가 울릉도에서 발견됐다는 기록만 남아 있다. 따라서 울릉도에서 물개가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머무는 서식 환경과 개체 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