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줄이고 교육의 질 높여야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 확충을 앞당겨야 한다”
최근 공개된 사립유치원들의 비리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국공립 유치원 확충 등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경북도내 국공립 유치원은 465곳, 사립은 244곳으로 오히려 숫자상으로는 국공립 유치원이 더 많다. 취원아동 숫자를 기준으로 보면 유치원생 3만8천961명 가운데 사립유치원생은 2만8천21명(72%)으로 국공립유치원생 1만940명(28%)의 2.5배에 이른다. 국공립 유치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초·중학교 병설유치원이 통상 학교 유휴 교실에서 1∼5학급의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시설·원비 차이, 운영의 투명성 때문에 국공립 유치원을 선호하지만 유치원생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은 어쩔 수 없이 사립유치원에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부모 불만이 커지자 정부는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올해 국공립유치원 학급 500개를 확대하는 등 2022년까지 5년간 2천600개 학급을 늘리기로 했다. 경북도교육청도 현재 28%의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40%까지 끌어올리기로 하고 유치원 신설과 기존 유치원 증설 방침을 밝혔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북도내 어린이집은 2천8곳 가운데 민간·가정은 1천695곳(84.4%)으로, 국공립·정부지원 대상 259곳(12.8%)의 6.5배나 된다. 현재 도내 국공립·정부지원 어린이집 취원율도 8.9%에 머물러 있다. 어린이집은 크게 국공립·정부지원과 민간·가정 어린이집으로 나뉘며 이밖에도 부모협동, 직장어린이집 등이 있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886억원을 투입해 공보육 강화를 위한 국공립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학부모가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10여만 원의 추가보육료가 발생하는 민간·가정 어린이집보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이 문제로 떠오르자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국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 중대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장 등에 대해선 실명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정은 오는 21일 비공개 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유치원 비리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에듀파인의 정해진 양식에 맞춰 회계 사항을 기록하면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 회계정보가 고스란히 공개되는 에듀파인은 현재 국공립 유치원에 적용되고 있으나 사립유치원에는 업계의 반대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처음 제기한 박용진 의원은 “유아교육법을 개정해서 횡령죄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횡령을 저지른 유치원 원장이 간판만 바꿔달고 다시 개업하는 ‘간판갈이’를 하지 못하게 하도록 사립학교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