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에 목숨 잃은<br />봉화군 손건호 계장<br />고향마을 있는 소천면 <br />부임 2주일만에 날벼락<br />
70대 귀농인의 어처구니 없는 총질에 동료를 잃은 경북 봉화군청 직원들은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 늘 다정다감하고 성실한 동료이자 선배의 허망한 죽음이었기에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고 손건호(47·행정6급) 계장은 1997년 9월 봉화군 공무원으로 출발해 예산계, 봉성면사무소 등을 거쳐 지난 7일 소천면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소천면은 손 계장의 고향 마을이 있어 부임하면서 더 의욕이 넘쳤고 남다른 애착도 가졌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그러나 마른하늘에 날벼락으로 부임 2주일 만에 어이없는 죽음을 맞았다.
손 계장은 봉화읍에 혼자 거처를 정해 놓고 대구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부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보러 주말마다 먼 길을 다녀오는 생활을 10년 넘게 해왔다.
2009년에는 예산업무를 보면서 지방재정 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동료들은 “3년 전에 봉화 고교생들의 중국 파견교류 사업에 동행했는데 계장님이 학생들에게도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시는 걸 보고 정말 인품이 훌륭하신 분이라고 생각해 존경했다”고 울먹였다.
이수현(38·행정8급) 주무관도 묵묵히 맡은 일을 하는 성실한 동료로 기억한다.
경남 양산에서 자라 대구에서 대학을 나온 뒤 2014년 11월 행정 9급으로 봉화군에 발을 들인 이 주무관은 산림과를 거쳐 2년반 전에 소천면사무소로 전입했다.
거처가 있는 영주에서 매일 출퇴근을 하면서도 하루도 지각하는 일 없이 성실하게 일해 왔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성격도 원만해 주위 사람들과도 잘 지냈다고 한다.
한 동료 직원은 “늦은 나이에 앞으로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 생각에 늘 행복한 얼굴이었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가버려 더 마음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봉화군은 두 사람의 장례를 봉화군청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군청 대회의실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조문을 받기로 했다.
봉화/박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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