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한은 “수출 증가세, 금액 지표 착시효과”<bR>고부가 생산·신시장 개척 등 대책 마련 주문
최근 포항지역의 철강제품 수출 동향이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실질적인 수출 물량 증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12일 지역 철강수출액 증가 원인을 가격 및 물량 효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수출가격 상승에 기인한 수치상 증가로 수출 물량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밝혔다.
포항본부에 따르면 지역 전체 수출의 95.1%를 차지하는 철강제품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증가해 7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철강제품 판매단가 상승으로 인한 매출액, 수출액 등 금액 지표들의 호조에 따른 착시효과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가격효과와 물량효과를 분석해 본 결과 수출단가지수법과 수출물가지수법 모두 최근 포항지역 철강제품 수출회복세의 상당 부분이 가격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개월간 평균 수출액이 전년동월대비 15.1% 증가한 가운데 같은 기간 수출물량은 수출단가지수 기준 -4.3%, 수출물가지수 기준 -2.5%를 기록했다. 물량측면에서 수출이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품목별로는 아연도강판, 강관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은 증가한 반면 주요 수출품목인 열연강판 수출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포스코의 주요 수출품목인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수출물량이 미국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치로 감소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처럼 가격효과에 기인한 금액지표의 회복은 실질적인 생산 증가를 수반하지 않아 실물경제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했다. 철강수출이 지역 내 고용 및 투자 부문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물량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분석했다.
포항본부 기획조사팀 관계자는 “포항경제가 실질적인 수출 증가를 통해 성장 선순환 구조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보호무역 기조와 같은 글로벌 여건변화에 다소 덜 민감한 고부가가치 위주의 제품 생산이나 신규 수출시장 개척, 수요산업과의 연계 강화 등 다각적인 수출증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