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 상설공연장서<BR>소속간부가 시청공무원 폭행<BR>수시로 술판에 도박까지 벌여<BR>재발방지 위한 특단대책 절실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 보존회가 공무원 폭행에다 상설공연장 임의 사용, 탈춤 전수생 성폭행 등 각종 사건으로 얼룩지고 있다.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소속 한 간부 회원이 안동시청 공무원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안동시와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2시 20분께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상설공연장에서 보존회 간부 A씨(64)가 안동시청 간부 공무원 B씨(52)를 쇠꼬챙이로 수차례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C씨는 “공연을 시작 직전 갑자기 A씨가 폭력을 행사해 B씨의 머리에서 피가 흘렸다”며 “당시 B씨가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하자 심한 욕설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D씨는 “A씨가 회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력 등 횡포가 잦아도 두려워하는 회원들이 많아 사법기관에 고발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작 피해자인 공무원이 오히려 사건 자체를 축소하려고 하자 `해당 공무원이 무슨 약점이 잡혔다`는 등 온갖 추측성 소문까지 확산되고 있다. B씨는 “당시 맞은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 사건을 확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공연 시작 전 사소한 의견 충돌로 언쟁만 있었고 위협만 했을 뿐 때리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측은 공무원 폭행 사실을 시인했다.
김춘택 보존회장은 “A씨가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 모든 회원이 모인 장소에서 B씨에게 공개 사과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하회마을 상설공연장은 국·도·시비 등 총사업비 50억 원이 투입돼 지난 2014년 완공됐다. 올해는 추가 4억 원을 들여 보완공사를 한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지하 연회장의 경우 특정단체의 `도 넘은 탈선` 장소로 변질됐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회원은 “회원들이 수시로 술판을 벌이거나 일부 몰지각한 회원은 주말마다 도박장소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하회탈놀이전수관은 매년 7~8월 휴가철마다 1일 30~60여 명이 숙박을 하면서 체계적으로 탈춤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지난 2015년 10월에 발생한 탈춤전수생 성추행 사건의 경우 문제의 장소에서 술판을 벌인 후 만취한 회원이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L씨(48)는 “과거나 지금이나 하회마을 상설공연장 안팎에서 크고 작은 말썽이 이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면서 “더 이상 불미스러운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동/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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