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소, 물탱크 철거<BR>주민들에 생수 공급
구미의 한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서 중국인의 시신이 발견돼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지난 9일 오후 1시 30분께 구미시 한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서 중국인 왕모(38)씨가 숨져 있는 것을 관리사무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직원은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물탱크를 확인하던 중 시신을 발견했다.
아파트 물탱크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접한 주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한 주민은 “며칠전부터 수돗물에서 비릿하고 역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악취 원인이 시신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면서 “열흘 가까이 시신에 오염된 물을 사용해 왔다고 생각하니 정말 몸서리 쳐진다. 앞으로 이 아파트에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또 다른 주민은 “아파트 옥상에 아무나 올라갈 수 있도록 방치한 것 만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아파트 관리 소홀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최근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일부 주민들은 이사를 갔고, 현재 18세대만이 거주하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날 물탱크를 철거하고, 주민들에게 생수를 공급하고 있다.
경찰은 물탱크 옆에 왕씨의 패딩 옷과 메모지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타살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11일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다.
한편, 왕씨 옷에서 발견된 메모지에는 “나는 노동자다. 3만 위안(한화 540만 원)을 받지 못했다. 석달치 월급”이란 내용이 중국어로 적혀 있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