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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해 가는 존재들에게 작가가 보내는 새로운 시선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2-19 02:01 게재일 2016-02-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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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미터`         허연 시집. 문학과 지성사

올해로 등단 25주년을 맞은 허연(50) 시인이 4년 만에 네 번째 시집 `오십 미터`(문학과지성사)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2013년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북회귀선에서 온 소포` 외 6편과 시작작품상 수상작인 `장마의 나날`등이 수록됐다.

허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마모돼 소멸하는 존재들을 통해 세월 속에 감춰진 슬픔을 다룬다. 언뜻 보면 절절한 연시(戀詩)이지만 시들은 무언가를 상실한 이들의 슬픔과 낙오, 죽음을 다룬다. 그럼에도 삶과 사랑은 계속된다고 시인은 말한다.

이런 시인의 의식은 강으로 표상화한다. 강물은 인간사에 무심한 듯 불가항력으로 이동하지만 결국 소멸로 이어진다. 이는 우리의 삶과도 닮았다. 강은 시작과 끝도 없이 쓸려가 기록도 남기지 않지만 매일 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한다. 삶의 과정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잃은 자리에서 사랑은 다시 생의 일부로 시작된다. /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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