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 설립 포항영흥초 방문… 의혹 정면대응 행보<BR>“어쩔수 없었던 민족의 비극 정쟁화 옳지 못한 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9일 자신의 선친인 해촌(海村) 김용주 선생의 친일행적 논란과 관련, “요새 좌파들에 의해 아버지가 친일로 매도되고 있다. 내가 정치를 안하면 이런 일이 없을 텐데 자식된 도리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3면> 김 대표는 이날 선친이 설립한 포항 영흥초등학교를 찾아 선친의 흉상에 묵념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왜 너희 아버지가 일제 때 안중근, 윤봉길 의사처럼 안했느냐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일제 때 사업을 크게 해서 많은 한국 사람들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배고팠던 사람들도 많이 도와줬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대표는 “어릴 때 아버지한테 들은 얘기는 사업이 불같이 일어나서 돈을 많이 받았는데, 그 돈으로 독립군 자금도 많이 대고 해서 (살림이) 많이 어렵다는 것이었다”면서 “(그런데) 지금 얘기하면 다 비판만 받고 그렇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일제 때 한반도 안에서 숨쉬고 살면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우리 민족의 비극인데, 지금 와서 민족의 비극을 정쟁으로, 과거를 들춰내 과장·왜곡·비판하는 것은 참 옳지 못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권에서 선친이 대동아전쟁에 조선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일제에 군용기를 헌납하라고 독려하는 광고를 `매일신보`에 실은 것을 근거로 `친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당시 매일신보는) 완전 일본 기관지이기 때문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기사와 광고가 많이 나왔다. 오히려 동아, 조선일보에 기사 실린 것들을 참고하시라”고 말했다.
그는 선친이 △식산은행 포항지점에서 재직 당시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한 야학을 하다 은행에서 쫓겨난 일 △3·1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회사 이름을 `삼일상회`로 지었다가 일제로부터 탄압을 받은 일 △조선인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영흥초등학교를 설립한 일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선친 흉상 밑에 헌화와 묵념시, 선친의 친일 의혹을 반박하는 자료와 선친에 대한 평전 `강을 건너는 산`을 놓아두기도 했다.
김 대표가 영흥초등학교를 전격 방문한 데는 최근 선친의 `친일 행적 논란`에 정면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이 직접 선친이 설립한 학교를 방문하고, 학교 설립 당시의 상황을 설명함으로써 이같은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으려는 의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대표를 수행한 포항 출신의 김창걸 부산영도구 수석부위원장은 “해촌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포항에서 사업을 하면서 야학도 지원하고 재산의 절반을 털어 당시 영흥국민학교를 짓는 등 민족계몽 활동에도 힘을 쏟았다”면서 “야당 등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친일 논란`은 당시 포항의 상황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며 반박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경주시 충효동 숭무전에서 열린 김해 김씨 추계향사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신라 왕경(王京) 복원사업의 핵심 유적인 경주 인왕동의 월성지구 발굴조사 현장 및 김유신 장군 생가인 재매정 복원현장을 둘러봤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