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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안동 맹개마을은 메밀꽃 장관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5-09-11 02:01 게재일 2015-09-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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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꽃 만개… 걷기 체험 등 농가숙박 가능
▲ 최근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맹개마을에 메밀꽃이 만개하면서 주위 경관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고 있다. /권광순기자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烟巒簇簇水溶溶)

새벽여명 걷히고 해가 솟아오르네(曙色初分日欲紅)

강가에서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아(溪上待君君不至)

내 먼저 고삐잡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擧鞭先入畵圖中)

【안동】 1564년 퇴계 이황이 13명의 지인을 초대해 도산서당을 출발해 가송을 거쳐 청량산으로 향하던 중 맹개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친구인 이문량에게 썼던 시구다.

당시 퇴계 선생이 `그림 속으로….`라고 표현된 장소는 현재 거대한 메밀꽃밭이 조성돼 있다.

6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은 6만㎡에 이르는 면적에 이곳에 메밀을 심어 왔다. 올해부터는 예약을 통해 메밀꽃밭 걷기 체험과 다양한 메밀음식을 맛볼 수 있고 농가숙박도 가능해졌다.

일제 강점기의 작가이자 시인, 수필가였던 이효석이 `메밀꽃 필 무렵`에서 달밤에 소금을 뿌려놓은 것 같다고 표현했던 메밀꽃. 꽃송이가 수천, 수만 송이가 모여 조성된 이곳 메밀꽃밭 주위에 험난한 산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어도 답답함보다 오히려 마음을 툭 하고 놓아버리게 한다.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발길이 드문 곳이라서 걸어서 가야하는 점이 흠이지만, 그래도 도심을 벗어나 고요한 휴식과 힐링의 장소를 원하는 여행객들에게 의외의 선물일 수 있다.

눈처럼 만개된 메밀꽃을 볼 시기는 요즘이 제격이다. 메밀밭이 위치한 가송리는 안동에서 청량산으로 가는 35번 국도변의 안동과 봉화 경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가송 맹계마을`은 퇴계선생이 청량산을 왕래하던 중 강가에 늘어선 소나무를 보고 감탄한 나머지 마을 이름도 가송이라 했다는 유래가 있다.

지름길이라면 낙동강 수위가 줄었을 경우 도산면 가송리 농암종택 아래 강변에 차를 세운 후, 도보로 강을 건너면 된다. 도산면 가송리의 고산정과 도산면 단천리를 잇는 퇴계오솔길 산책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퇴계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이 길은 낙동강을 따라 걷는 힐링로드로, 고산정 주차장에서 도보로 45분, 단천리 주차장에서 30분 소요된다.

가송리에서 연계 방문이 가능한 곳은 농암 이현보 선생의 종가집인 농암종택과 퇴계가 평소 즐겨 찾던 고산정도 있다. 차량 5분 거리의 청량산과 청량사, 15분 거리의 도산서원과 이육사 문학관, 국학진흥원도 연계 방문하면 가을 문턱의 풍광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메밀꽃밭의 비경을 보고 싶다면 서울서 맹개마을에 8년째 귀농한 박성호(48)씨가 운영하는 메밀농장을 방문하면 친절하게 맞이해 준다. 연락처 = 010-5222-0090.

/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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