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획취재 <BR> 포항 음식물 처리 이대로 좋은가
폐기물로 바이오가스 생산
월폴·코드포드 자원화시설
하루 100t 넘는 물량 처리
전기 생산하고 비료 공급
글 싣는 순서① 포항시 음폐수 처리 현주소② 국내 음식물류 바이오가스화 사업실태
③해외사례로 본 개발 대안-영국
④ 해외 사례로 본 개발 대안-영국⑤ 해외 기술 이전 10여년⑥ 포항시 음식물류 처리 정책방향 제언
□영국, 하수병합처리 기술 뛰어나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 체결의 배경은 1960년대 후반 북유럽 발트해에서 1급 발암물질 비소가 고농도로 검출되면서부터다. 인접 국가들이 폐기물을 바다에 버렸던 것이 원인이었다. 유럽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런던협약(1972년) 체결 이후 폐기물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법안을 수립, 육상폐기물의 해양투기를 법으로 금지했다. 미국 1992년, 영국 1999년, 일본 2007년 하수슬러지의 해양투기를 전면 중단하는 등 유기성 폐기물에 대한 해양 투기를 엄격히 했다. 영국의 경우 런던협약 체결과 동시에 당시 해양배출이 가장 많았던 하수슬러지에 대한 육상 처리 시설을 연구했고,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시작했던 것이다. 영국 혐기성 소화 바이오가스협회(ADBA)에 따르면 영국에는 258개의 하수처리병합시설이 있으며, 이들 시설은 하·오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인 유기성 폐기물을 혐기성 소화 처리를 통해 200Mwe에 달하는 전기를 수용할 수 있는 바이오메탄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바이오가스 생산 기업들은 하수슬러지 바이오가스 사업을 통한 기술 축적을 통해 최근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하수처리 시설의 포화와 함께 영국 정부의 바이오가스 생산을 장려하는 RHI(Renewable Heat Incentives) 제도 시행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영국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3시간 떨어진 잉글랜드 서머싯(somerset) 카운티의 월폴 매립지(walpole landfill site)내에 위치한 월폴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 Viridor Waste Management에 의해 MONSAL사가 지난 2012년 설계 및 공사했으며, 시설용량은 연간 3만t이다. 이 시설은 인근 도시의 30만 명이 배출하는 하루 100t의 쓰레기 음식물을 혐기성 처리하고 있다. MONSAL 사는 영국을 기반으로 약 30년간 하수처리병합시설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환경분야 사업을 진행했으며, 월폴 자원화시설은 MONSAL사가 5번째로 지은 음식물쓰레기 혐기성 처리시설이다. 최근 GE Power&Water사가 MONSAL사를 인수했다. 이날 견학에는 GE 사의 헤닝 고트겐(Henning Keutgen) 고급혐기성소화 기술 리더(Domain Leader advance digestion technology)와 사이먼 크리스티안(Simon Christian) 혐기성소화 기술 리더(AD Systems Domain Leader)가 안내를 도왔다. 현장 도착과 함께 안전모와 안전화, 안전조끼를 받은 뒤에야 시설내부를 견할 수 있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그들의 철저한 준비의식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들의 안내로 공정순서대로 시설을 견학했다. 먼저 향한 곳은 음식물쓰레기가 잔뜩 쌓인 집하장. 심한 악취를 우려했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악취 제거를 위한 음압시설이 설치돼 악취가 거의 나지 않았던 것. 집하장에서 올라온 쓰레기들은 파쇄 과정을 거친 뒤 터보 용해기로 옮겨졌다. 터보 용해기는 몬살 사의 핵심 기술로 시간당 20t의 음식물쓰레기를 액상상태로 변형시켜 준다고 했다. 용해기를 거쳐 드럼스크린 공정으로 이동한다. 이 공정은 혐기성소화 효율을 크게 떨어뜨리는 플라스틱(비닐)을 분리함과 동시에 폐수를 분리시킨다. 드럼스크린 아래로 떨어진 액상형태의 폐수는 살균처리 과정을 거쳐 혐기성 소화조로 옮겨진다. 혐기성 소화조에서 약 20일간 머물면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여기서 발생한 바이오가스는 자체 발전기를 통해 약 2MWe 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이 중 7% 전력은 시설을 운영하는데 재사용된다. 특히 소화조 내부에서 생성된 상부의 바이오가스 일부는 하부로 연결된 관을 통해서 상부로 순환시키는데 이를 가스 믹싱 시스템이라고 하며, 소화조 내부의 생물반응을 잘 일으키게 하는 혐기성 소화의 핵심 기술이라고 사이먼씨는 귀띔했다.
혐기성소화조에서 처리된 소화액은 탈수처리를 통해 최종적으로 비료를 만든다. 특히, 현장에서 생산된 비료는 수분함량이 거의 없어 인근 농장에서 곧바로 퇴비로 활용되고 있었다. 실제 최종처리물을 손으로 만져본 결과 수분함량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재활용 가치가 높아 보였다. 소화액의 탈수 처리에서 발생된 폐수는 SBR(Sequencing Batch Reactor)공정을 통해 BOD, 질소 등을 제거하고 인근 하천으로 곧바로 방류했다.
영국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130km 정도 떨어진 윌트셔주(wiltshire) 솔즈베리 평원 내에 있는 코드포드 자원화시설. 이곳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독특한 선사 시대의 거석문화를 엿볼 수 있는 스톤헨지(Stonehenge)와는 30분 정도가 걸리는 꽤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코드포드 자원화시설은 음식점에서 배출하는 상업용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다. 여기다 유제품 생산 업체와 식용유 생산 업체에서 발생한 우유, 식용유 등 음식물류 폐수를 처리하는 시설을 가동하고 있었다. 하루 약 180t의 음식물 및 음폐수류 쓰레기를 처리, 연간 5만5천t을 혐기성 소화로 처리한다. 이 시설은 Monsal 사가 지난 2014년 지었고, Geneco 사가 운영을 맡고 있다. 이 시설 역시 월폴자원화시설과 같은 공정을 통해 혐기성 처리한다.
여기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는 자체 설치한 3기의 발전기를 통해 3MWe 용량의 열병합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중 7%의 전력은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재사용되며, 잔여분은 공공기관에서 매입해 인근 지역 약 4천 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솔즈베리 평원에 위치, 주거공간과는 상당히 떨어진 곳이지만 이 시설 역시 악취를 막는 음압시설을 갖추는 등 악취 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었다.
월폴자원화시설과는 달리 혐기성소화조에서 22일간 머문 소화액을 인근에 마련한 넓은 저수조에 모아두었다가 인근 농장에 액체비료로 공급하고 있었다. 저수조에서는 진한 악취가 풍겼지만 광활한 평원에 위치하고, 숲으로 둘러싸인 자연 방풍림으로 인해 민원에서 자유로웠다. 또한 인근 농가들이 이 비료를 곧바로 사용해 잔존 폐기물에 대한 우려도 없었다.
※본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