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포항본부 1·2분기 경기상황 분석<BR>철강·자동차부품 등 제조업 생산 감소 확대
최근 경북동해안지역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16일 한국은행 포항본부(본부장 은호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북동해안지역의 경기 상황은 전분기에 이어 2/4분기 들어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내 관광 등 서비스업 생산이 소폭 증가했으나 지역경제의 주력산업인 철강, 자동차부품 등 제조업 생산이 수출부진 심화 등으로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포항 철강산단 생산액은 1조 2천25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1.5% 감소하는 등 5개월 연속 감소폭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과잉, 중국의 저가수출공세, 저유가의 부정적 영향, 조선 등 전방수요산업의 회복 지연, 기업들의 생산물량 조정 등의 영향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지역 업체들도 생산물량 조정과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추세다.
현대제철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철근사업 부문을 축소(연간 13만t 감소)하는 등 수익성 증진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월 포항공장의 철근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오는 7월말까지 특수강 전용 전기로와 가열로 등을 설치해 특수강 전용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동국제강도 비주력 사업을 축소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사업재편을 추진 중이다. 포항 2후판공장을 폐쇄하고 당진공장으로 후판 생산을 일원화하는 등 생산 비중이 줄고 있는 후판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경북동해안지역 소비는 지난해 2/4분기 중 세월호 참사 여파로 크게 위축됐던 것에 대한 반사 효과 등으로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부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대형 철강업체의 경우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설비의 신·증설 보다 기존 설비의 합리화 및 유지보수를 위한 투자 위주로 진행하고 있으며, 중소형 철강업체는 판매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신규투자 여력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추측된다.
이와 함께 지난달 발생한 메르스 여파가 이달 들어 가시화되면서 관광, 운수, 외식업 등 지역의 서비스업 생산 감소가 최근 급격히 진행되며, 소비도 빠르게 위축되는 등 메르스의 전국적인 확산 시 소비경제심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여 지역 경제에도 비상등이 커졌다.
한은 포항본부 관계자는 “다만 하반기 이후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면 지역 주력 수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일부 철강업체의 경우 노후설비의 교체 등 구조조정 등으로 생산성 향상도 기대되는 측면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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