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 현금교환기 비치안해<BR>새벽시간 물품보관함 이용객<BR>사용료 낼 잔돈 못구해 `분통`
#사례= 지난 17일 서울로 출장을 떠나게 된 김모(45·남구 해도동)씨는 이달 초 개통한 KTX를 타려고 포항역에 도착해 불필요한 짐을 물품보관함에 넣은 후 열차에 몸을 실었다.
18일 마지막 열차를 타고 19일 오전 1시께 돌아온 김씨는 당황했다. 물품보관함에 넣어둔 짐을 되찾으려면 3천원이 필요했지만 지폐교환기는 비치돼 있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역 안의 매점과 모든 창구가 문을 닫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김씨는 결국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포항에 도착했는데, 맡긴 물건을 찾으려고 한참 동안 고생하다 결국 다음날 물건을 찾았다”면서 “새롭게 문을 연 지도 보름이 지났는데 이용객을 위한 시설이 너무 부실한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2일 정식으로 문을 연 KTX 포항신역사의 불편이 잇따라 지적되는 가운데, 이용객 편의를 위해 설치된 물품보관함 등 시설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흔히 볼 수 있는 마트나 지하철의 물품보관함은 무료로 이용하거나 선지급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항이나 역 등은 선금을 내고 물건을 찾을 때도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포항역의 보관함도 먼저 1천500원의 요금을 내고 물품을 보관한 후 경과 시간에 따라 돈을 추가 지급해야 되찾을 수 있다. 하지만 역사 안 어디에도 금전교환기가 없어 김씨처럼 물건을 찾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포항역의 안일한 관리도 불편을 부추기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물품보관함의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고, 아직까지 불편사항이 접수된 적이 없다”며 “고액권 교환은 매표창구나 역사 내 상점을 이용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역사 내 상점은 오전 6시 30분에 문을 열어 오후 10시 30분이면 문을닫기 때문에 마지막 열차가 도착하는 밤 12시 40분 이후에는 이용객이 역사 직원을 찾아가 환전을 요구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는 실정이다.
포항시민 정모(39)씨는 “포항역이 이용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하나하나 귀 기울여 듣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