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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벚꽃축제장 화장실 대란

권기웅기자
등록일 2015-04-07 02:01 게재일 2015-04-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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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엔 문 잠가 상춘객 노상방뇨 비일비재, 악취 진동<br>여성 성범죄 우려도… 市 “임시화장실 설치 방안 검토”
▲ 화장실 없는 안동 벚꽃 축제장이 상춘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오는 8일부터 5일간 벚꽃축제가 개최될 낙동강변에 노점상 등 풍물시장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안동】 지난 5일 오후 해질 무렵 회사원 권영미(가명·39·여)씨는 모처럼 주말을 맞아 동료들과 함께 안동 낙동강변 벚꽃 축제장을 찾았다. 만개된 벚꽃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겸 평소 쌓인 스트레스를 확 날리기 위해서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밤 11시를 훌쩍 넘겼다. 적당하게 술도 마셨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서인지 권씨는 노점식당 주인에게 화장실 위치를 물어보니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냥 참으세요. 우리도 꾹 참고 있어요. 이번 주말 벚꽃 만개가 절정이 될 시기 화장실 대란으로 난리 날겁니다” “무슨 축제장에 화장실 하나 없다니”

주변에 청소년수련관, 예술의 전당 등을 둘러봤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배를 움켜쥐고 이리저리 헤매던 권씨는 결국 어두운 건물 뒤를 택했다. 볼일을 보는 내내 불안했고 벌써 자신과 같은 처지였던 이들이 자주 다녀간 흔적 때문인지 곳곳에 악취가 진동했다.

동료들에게 돌아오던 중에 권씨는 기가 막힌 광경도 목격했다. 40~50대 남성들이 무리를 지어 대형 트럭 뒤나 고목을 향해 내키는 대로 볼 일을 보는 것이다.

안동시는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낙동강변 벚꽃축제를 열 계획이지만 지난 2일부터 식당과 야시장(노점상) 등 풍물시장이 들어서면서 매일 수천여명의 상춘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노점상에 따르면 지난 주말 4~5일 사이 1만여명 이상이 다녀갔다.

안동시가 상춘객들의 편의를 위해 축제장 인근에 위치한 청소년수련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등 공공화장실을 확보하고 평소 오후 6시까지이던 운영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했지만 문제는 그 이후의 시간대다. 온화한 날씨 때문에 늦은 밤까지 벚꽃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홍보부족으로 화장실 위치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데다 밤 10시 이후에는 사용할 화장실조차 없어 인근 건물이나 차량 뒤, 아예 훤히 보이는 곳에서 노상방뇨를 일삼는 실정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범죄에 노출될 우려까지 낳고 있어 임시화장실 마련이 시급하다는 상춘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인근 건물 화장실로 운영해 왔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면서 “확인 절차를 거쳐 기존 화장실 위치를 홍보하는 한편 추가로 임시화장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권기웅기자 pressk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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