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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력 좀먹는 황당한 민원 골칫거리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5-03-20 02:01 게재일 2015-03-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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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40대 종교인 동일사항 하루 5, 6회 600건 제기<br>시청 홈피에 특정인 비방글 올려 경찰에 입건되기도
▲ 19일 화면 전체가 빼곡할 정도로 A씨가 올린 동일·반복 민원을 안동시청 감사부서 공무원이 검색하고 있다.

【안동】 지방자치단체가 하는 일에 모든 시민들이 공감할 수는 없다. 법과 제도의 미비, 담당 공무원의 무성의 등으로 불만에 대한 민원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일부 민원인들은 지자체를 떠나 중앙정부의 각 부처 외 심지어 청와대에까지 민원을 올린다. 중앙부처에 같은 민원을 2천 번 이상을 제기한 사람도 있고, 국민신문고에 무려 6천 번의 글을 올린 사례도 있다.

문제는 정당한 주장도 있지만 황당한 요구에다 동일·반복성 고질 민원인 때문에 행정력 낭비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안동시의 경우 40대 종교인 A씨가 이와 흡사한 케이스다. 시도 때도 없는 동일·반복 고질 민원 때문에 안동시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안동시에 따르면 전자민원 342건, 시청 자유게시판 158건 등 A씨가 최근 올린 민원은 약 600여 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5~6건으로 동일하거나 반복적인 민원 내용이 대부분이다.

여기에다 종합민원실, 공보전산실, 기획예산실을 비롯해 산림녹지과, 건축과, 시보건소 등 민원 대상 부서도 대중이 없는데다 수시로 항의 방문하거나 전화를 일삼아 담당 공무원들을 곤혹을 치루고 있다. 최근 중앙부처에서 이첩된 민원도 40여건에 달한다.

“1시간이 넘도록 통화한 적이 있어요. 행여나 말 실수라도 약점 잡을 여지는 없는지 녹음을 한다고 합니다. 영국이나 호주 등 외국의 경우 고질민원을 `비이성적 민원`이라 분류해 우편접수만 허용하고 이메일 계정을 차단하거나 횟수도 제한하지만 우리나라는 온정주의 탓에 전부 민원인 위주로 응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시도 때도 없는 A씨의 민원 전화를 받을 때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안동시청 한 공무원은 손사레를 쳤다.

당초 A씨의 개인적 습관성 민원은 보복성 민원으로 거듭났다. △근무 중에 TV를 시청한 공무원 감봉이상 징계 △모든 불법건축물 행정처분 및 미처분 공무원 전원 징계 △민원실무종합심의회 참석자 명단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더구나 최근 A씨는 안동시에 이어 안동경찰서와 지역 언론사까지 고질민원의 영역을 넓혔다.

안동경찰서는 지난달 24일 명예훼손 혐의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가 개편 작업 중이던 안동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특정인에 대한 비방글을 올린데 이어 공무원인 전산관리자 명의로 2차례나 수정했기 때문이다.

당시 담당 조사관도 민원 대상에 올랐고, 이와 관련해 보도한 일부 언론사에도 허위사실을 정정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안동시는 A씨의 고질적 민원 횡포가 지속될 경우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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