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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은 누구인가

이창형기자
등록일 2014-11-10 02:01 게재일 2014-11-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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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출신, 한국 섬유산업 개척자<BR>1957년 부친과 한국나일론 설립<BR>내실추구·외연확대 `마라톤`경영
▲ 8일 별세한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9일 오전 코오롱 관계자들이 문상객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별세한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은 포항시 북구 신광면 우각리 출신이다. 아버지인 고 이원만 창업주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섬유회사를 설립하는 등 외연을 넓혔다면 이 명예회장은 그 내실을 다졌다.

1922년 신광면에서 이원만 창업주의 외아들로 태어난 이 명예회장은 어린 나이에 포항에 있는 일본인 상점의 점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다. 일본으로 건너오라는 부친의 편지를 받고 열다섯에 아사히공예사 경리를 맡아 아버지를 도왔다. 낮에는 일터에 있다가 밤에 흥국상업학교 야간부를 다녔고 조선인 교수의 권유로 시험을 준비해 와세다대학 정경학부에 합격한 뒤 배움의 길을 이을 수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였던 당시 나일론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자 1957년 아버지를 도와 대구에 한국나일론을 설립했다. 오늘날 코오롱그룹의 모태가 출범한 셈이다.

아버지의 정계 진출(6,7대 국회의원)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실상 선친의 사업을 도맡아왔으며, 1977년 삼촌이었던 고 이원천 코오롱TNS 전 회장에 이어 코오롱그룹의 대표에 취임했다. `마라톤 경영`으로 표현되는 이 명예회장은 꾸준한 내실경영을 추구하며 섬유와 무역에 치우쳤던 코오롱그룹의 사업구조를 건설과 화학으로 확대했다. 1980년대에는 전자소재와 합성섬유 분야에도 진출했다. 20년 동안 코오롱그룹을 맡아왔던 이 명예회장은 1996년 장남인 이웅열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이상은 높게, 눈은 아래로`를 늘 강조한 그는 목표를 향하는 등산식 경영과 아래를 살피는 공동체 책임을 경영 철학의 중심에 뒀다.

1947년부터 신은 가죽 슬리퍼를 50년간 신었다. 비서실에서 슬리퍼를 새것으로 바꿨다가 된통 야단을 맞고 쓰레기통에서 찾아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는 고향 선후배 사이로 이 전 의원에게 고문료 지급 등의 문제로 사정의 중심에 있기도 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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