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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모델이란 꽃피우는 나무 되고파”

연합뉴스
등록일 2014-08-08 02:01 게재일 2014-08-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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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현 `별그대` 전지현 동생으로 주목… 최근 다방면서 맹활약
안재현(27)에게는 `모델 출신 배우`보다 `모델이자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더 적당할 듯했다.

요즘 브라운관에서 새롭게 뜨는 얼굴이지만, 모델의 마음가짐과 꿈을 단단히 간직한 그의 삶에서 배우와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초 대중에게 이른바 `별그대 전지현 동생`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안재현은 이미 유명한 정상급 모델이었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안재현은 천생 모델 느낌을 풍겼다.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전지현 분) 동생인 천윤재 역을 맡으리라고는, 아니 그보다 자신이 정극 연기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안재현에게 인생의전환점은 우연히 찾아왔다.

“작년 10월 홍콩으로 사진집 촬영을 갔는데 회사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장태유 PD가 절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인사드리러 SBS로 찾아갔더니 `별그대` 오디션 현장이었죠.”, “인사드리러 왔지, 오디션 보러 온 것 아닙니다”라고 말한 안재현에게 장 PD는 “다른 곳에서 인터뷰한 걸 보고 안재현 씨를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연기에 뜻이 없다”는 안재현에게 다시 장 PD는 “그럼 친한 형·동생으로 지내자”고 다시 말을 붙였다.

장 PD는 다음날 조연출과 함께 안재현을 또 찾아왔고, 안재현이 미처 알지 못했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방송의 세계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작품을 같이하면 좋겠다”는 게 장 PD가 하려는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장 PD는 윤재 역을 맡길 다른 배우를 찾는 일이 어렵지 않았을 텐데 왜 이렇게 안재현에게 공을 들였을까. 안재현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아마 윤재랑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그랬다고 생각해요. 연예계 데뷔 제의를 많이 받았지만 관심도 없고 시크하면서 `쿨`한 면 같은 거요. 제가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 분야에서는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하는 그런 부분이 윤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 것 같아요.”

한사코 연기를 마다했던 안재현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연기자로 변신한 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모델들을 보면서 그도 브라운관이나 스크린 진출에 욕심이 났을 법하지 않은가.

안재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친구들 덕분에 모델이 대중에게 잘 알려져서 좋았지만 그 친구들처럼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라고 그는 차분하지만,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재현은 “모델은 제가 가진 첫 번째 직업이고 이 직업이 정말 좋다. 이 직업을통해 알게 된 사람들도 많다”면서 애착을 보였다.

연기는 자신이 갈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안재현은 “우리 하나하나 만들어 가자”는 장 PD의 계속되는 설득에 생각을 고쳐먹었다.

2009년에 데뷔해 모델로 활동한 지 5년 가까이 지나면서 변화의 욕구를 느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어느 순간 제가 모델로서 찍었던 화보들의 콘셉트가 점점 겹치기 시작하는 때가 왔어요. 모델 안재현으로 오롯이 자리 매김하고 싶었는데 조금은 다양한 모습도 보여주는 게 맞겠다, 영상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것도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죠.”

`별그대`는 작년 10월부터 전체 대본 연습을 한 다음 11월 말부터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했다. 김수현과 전지현 등 톱스타들이 출연했고 올해 최고 흥행작이었던 만큼 지난 이야기라도 다시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수현이(김수현은 안재현보다 한 살 어리다)는 정말 대단한 친구예요. 눈빛으로많은 걸 이야기하더라고요. 제가 도민준에 반했다고 할 만큼 수현이는 정말 그 캐릭터에 빠져서 연기한 것 같아요. 수현이가 형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그러면 전지현은 어떠했을까. “전지현 선배는 정말 아름다웠어요.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것처럼 어찌나 똑같이 아름다운지 신기할 정도였죠. 전지현 선배의 망가진 모습을 보고 저도 극 중 남매이니 그런 모습에 빠지자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별에서 돌아온 안재현은 잠깐 숨돌릴 새도 없이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너포위)에서 경찰서 신입 형사 박태일로 출연, 시청자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안재현은 그 사이 영화 `패션왕`까지 촬영을 마쳤다. 짧은 기간이지만 영화와 브라운관 모두를 경험한 안재현에게 배우와 모델로 산다는 것의 차이를 물었다.

“모델은 순간순간 바로 피드백이 와요. 가령 이 화보를 통해서 내 이미지를 잘 뽑아냈다는 것을 현장에서 바로 알 수 있죠. 그런데 드라마는 4개월, 6개월 찍고 끝날 때쯤 피드백이 와요. 모델은 결과물이 바로 나오지만 연기는 모든 과정이 결과에녹아나는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바람직한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

“안재현이라는 한 그루의 나무 아래 연기라는 열매도 열리고 모델이라는 꽃도 피우고 그렇게 다양한 모습이 공존했으면 좋겠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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