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FA컵 16강전 연장접전<BR>2대2 비긴 후 승부차기서 패배<BR>사상 첫 대회 3연패도 물건너가
포항스틸러스가 대한축구협회(FA)컵 16강 고비를 넘지못했다.
포항은 16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FA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서울과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포항은 이로써 FA컵 3연패와 올 시즌 트레블 달성의 꿈을 접었다.
지난 K-리그 울산전 승리로 전반기 상승기세를 되찾은 포항은 이날 김승대와 이광혁을 공격 최전방에 세우고 지난 울산전 승리의 주역인 강수일, 박선주를 양쪽에 포진시켰다.
캡틴 황지수와 손준호가 중원을 맡아 공격진의 뒤를 받쳤다. 골문은 신화용이 지켰고 김광석과 김원일, 신광훈과 김대호가 철벽수비라인을 구축했다.
포항은 4-4-2 공격전형의 전술로 나섰고 서울은 수비 중심의 스리백으로 맞섰다. 서울의 밀집 수비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기회를 잡지 못하던 포항은 전반 15분 첫 코너킥을 얻으며 서서히 경기력을 찾아갔다. 코너킥에 이어 강수일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특유의 짧고 빠른 패스로 서울 문전을 위협했다. 포항은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으나 서울의 서울의 스리백은 견고했다.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포항은 올 시즌 든든한 포백 수비의 축인 김원일이 발목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만났다. 김형일이 김원일의 자리를 커버했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포항은 후반들어 공세를 수위를 높이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공격을 주도하든 포항은 후반 10분 마침내 굳게 닫혔던 서울의 골문을 열는데 성공했다. 서울 골문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은 김승대가 낮게 깔리는 빠른 절묘한 패스를 골문안쪽으로 찔러넣었다. 이광혁이 패인팅으로 공을 뒤쪽으로 흘려졌고 골문앞에 대기하던 김형일이 다이빙 헤딩슛으로 서울의 골망을 갈랐다. 김형일은 군입대로 오랫동안 팀을 떠나있다 돌아왔지만 주전자리를 뺏기고 벤치멤버로 대기하는 시간이 많았다. 김원일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오랜만에 출전기회를 잡았고 팀 첫 골까지 성공시켰다. 김형일은 골세레머니를 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포항은 후반 25분 두 번째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공격 최선봉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수비수들을 힘들게 했던 이광혁을 빼고 발이 빠른 문창진을 투입, 공격의 속도감을 더욱 높였다.
포항은 동점골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선 서울의 헐거워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서울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포항은 서울의 공격이 거세지자 후반 34분 왼쪽 측면 공격수 박선주를 빼고 노련한 김재성을 투입했다. 김재성은 후배들을 다독이며 서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홈팀 서울의 뒷심은 강했다. 후반 44분 서울의 윤주태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연장 후반 9분 서울의 고광민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다. 포항은 또 한번 기적을 만들어냈다. 연장 후반 종료직전 왼쪽을 돌파한 강수일이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승부차기로 몰고 갔다.
포항의 힘은 그기까지였다.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8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정철화기자 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