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재미, 저희가 음악을 하는 원동력이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4-06-18 02:01 게재일 2014-06-18 14면
스크랩버튼
 3인조 밴드로 재편, 새 앨범 `뜨레스3` 발표한 불독맨션
“우리 밴드를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바로 호기심이에요. 우리 이거 한번 해볼까. 이거 재미있지 않을까. 멤버들과 이런 얘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되죠.”(이한철)

장난스러움과 음악적 완성도가 공존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보통의 내공으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신나게 놀면서도 음악적 깊이와 고유의 색채를 잃지 않는 밴드가 있다. 바로 `불독맨션` 이야기다.

새 미니앨범 `뜨레스3`(Tres3)를 발표한 불독맨션(이한철·서창석·이한주)을 최근 서울 종로에서 만났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일단 카르보나라 스파게티인데 먹다 보면 김치 맛이 느껴지는 음악을 하고 싶었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장르적 구분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융통성을 발휘했어요.”(이한철)

지난해 9년 만의 재결성 이후 연말 공연을 끝으로 3인조로 재편한 밴드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다짐을 담아 스페인어로 숫자 `3`을 뜻하는 `뜨레스`를 앨범 제목으로 정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인 발라드 `그대가 있어 좋아요`와 세련된 디스코 리듬의 `알듯말듯` 등 다섯 곡이 수록됐다.

`그대가 있어 좋아요`는 이한철의 가성이 돋보이는 달콤하면서도 열정적인 곡이다. 전체적으로 방방 뛰는 자유로움이 도드라졌던 전작보다는 세련된 팝의 느낌이 짙다.

“노래의 데모 버전을 집에서 만들 때 층간 소음 문제 때문에 소리지르며 부를 수가 없어 가성으로 불러봤어요. 그런데 나중에 키를 내려서 부르니까 재미가 없더라고요. 가성으로 부르는 것도 시도해보고 싶었던 차에 한번 제대로 해봤죠”

서창석은 “공연을 하다 보면 함께 뛰어놀 수 있는 곡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는 곡도 있어야 한다. `그대가 있어 좋아요`는 후자의 경우인 것 같다”면서 “공연 중간에 분위기를 낭만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더라”고 설명했다.

첫 미니앨범의 제목은 `데뷔`(2000), 정규 1집은 `펑크`(2002), 2집은 `살롱 드 뮤지카`(2004), 재결성하면서 내놓은 미니앨범은 `리-빌딩`(2013)이다. 멤버들은 “음반 제목을 참 생각 없이 짓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나 “우리가 리듬에는 무척 섬세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앨범의 `알듯말듯`은 템포를 빠르게 하면 속도감이 있고, 조금 느리게 하면 그루브(흥)가 생기더군요. BPM(분당 박자수)을 115부터 120까지 하나하나 연주해봤죠. 결국 녹음은 117로 했는데 공연에서는 분위기에 맞춰 120으로 하고 있어요.”(이한철)

밴드는 앨범 발매를 기념해 최근 서울과 부산에서 단독 공연을 열었다. 멤버들은 “단독 공연을 하면 에너지가 확 올라간다. 그 힘을 한 번 확인하면 이후의 작은 공연들에도 이어지는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중간에 긴 `잠정 해체기`가 있었지만 1999년 데뷔해 어느새 16년차 밴드다. 메이저와 인디 음악계 사이의 미묘한 지점에서 오랜 시간 고유한 궤적을 그린 밴드인 만큼 감회도 남다를 것 같다.

“작년에 재결성해서 얼굴을 맞대고 살갑게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예전 팬들이 아기를 업고 공연에 오기도 하고요. 소박한 느낌이 좋았어요. 이번 앨범도 이렇게 조금씩 걸어나가는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이한철)

4인조에서 3인조로 바뀐 이후의 차이를 묻자 멤버들은 “다들 연주 경력이 길어서인지 사운드를 커버하는 것이 많이 힘들지는 않았는데 공연이나 인터뷰에 넷이 다닌 기억이 선명해 아직 낯설고 서운하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불독맨션 음악의 재미에 대해 강조한 멤버들은 그 재미가 바로 음악을 해나가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에서 음악을 하는 게 굉장히 재미있고, 그래서 `음악을 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머릿속의 가정을 사라지게 해요.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 모르지만 더욱 재미있는 팀이 되리란 것은 분명합니다. 결코 멈춰서지 않을게요.”(이한주) /연합뉴스

방송ㆍ연예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