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곡에 현대적 옷 입힌 신보 `엑스케이프` 발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사후 5년 만에 `현대`의 옷을 입고 돌아왔다.
소니뮤직은 13일 잭슨의 새 앨범 `엑스케이프`(XSCAPE)를 발매했다. 앨범에는 앨범 명과 같은 제목의 `엑스케이프`와 선공개된 `러브 네버 펠트 소 굿`을 비롯해 여덟 신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은 에픽 레코드 대표 엘 에이 리드가 기획했다. 잭슨이 1983년부터 1999년 사이 녹음한 미공개 작업물을 토대로 팀바랜드, 로드니 저킨스, 스타게이트 등 여러 쟁쟁한 스타 프로듀서가 현대적인 사운드를 더했다.
첫 트랙 `러브 네버…`는 80년대의 감성에 디스코 리듬을 더한 매끄러운 느낌의 곡이다. 세 번째 트랙 `러빙 유`도 부드러운 멜로디에 다소 힘을 뺀듯한 잭슨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반대로 `시카고`와 `슬레이브 투 더 리듬`, `엑스케이프`에서는 잭슨 특유의 가성과 쏘는 듯한 록 창법이 돋보인다. 반복적인 신스 사운드의 `두 유 노우 웨어 유어 칠드런 아`와 드럼 소리가 두텁게 깔리는 `블루 갱스타`는 로맨틱하게 시작한 음반의 말미에 짙은 그늘을 드리운다.
수록곡은 전체적으로 록, 알앤비(R&B), 재즈, 솔 등 생전 다양한 창법을 섬세하게 구사한 잭슨의 매력을 풍부한 사운드로 잘 살리고 있다. 길게는 30여년 전에 녹음된 작업물이 현대적인 편곡으로 세련되게 재탄생했다.
하지만 잭슨의 목소리 그대로 듣고 싶어한 오랜 팬들이라면 화려한 장식들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원본 작업물이 장기간에 걸쳐 녹음된 것이어선지 곡마다 목소리 녹음 상태가 다르게 느껴지는 점도 아쉽다.
잭슨은 전 세계 약 10억 장의 판매량을 기록한 1980~90년대 최고의 팝 뮤지션이다. 그는 지난 2009년 6월 주치의 콘래드 머리 박사로부터 치사량의 프로포폴을 투여받고 사망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