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정치 모두 경험 정책토론 달인 닮음꼴<BR>여당 텃밭에 55년만에 야당시장 탄생 `관심`
권영진 전 서울시 정부무시장이 6·4지방선거의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두 후보 간 맞대결은 이미 새누리당 경선을 통해 예견된 바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 2~3일 전부터 새누리당 당원들을 중심으로 야당인 김부겸 후보와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당내 후보가 누구냐에 대한 평가가 시작됐기 때문. 결국, 경선투표장에 나온 당원들은 친박 최측근이면서 당내 주류인 서상기 후보와 조원진 후보 등 2명의 현직 국회의원과 대구의 변화를 주창하며 패기와 뚝심으로 밀어붙인 이재만 후보보다 조직하나 없이 뛰어든 권영진 후보를 선택했다.
새정치민주연합측은 새누리당 경선이 과열되기 시작했을 때 부터 맞대결 후보로 누가 등장하는 게 유리할 것이냐는 분석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상기 후보나 이재만 후보의 당선을 기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68세인 서상기 후보와 맞대결을 할 경우 나이에 대한 강점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고, 이재만 후보는 스펙에서 일단 김부겸 후보가 상당히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권영진 후보에 대해서만은 말을 아끼고 있었다. 그 이유는 권 후보는 김부겸 후보와 정치적 행보가 비슷한 것은 물론이고 정치 성향도 혁신 또는 진보로 같고, 두 후보가 과거 두터운 인연으로 맺어져있어 조심스러운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는 청구고와 고려대를 졸업했고,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는 경북고와 서울대를 졸업해 고교 졸업이후 대부분의 정치 이력을 서울에서 쌓아 올렸고, 행정과 정치를 모두 경험하면서 정책토론 달인이라는 것도 거의 닮음꼴이다. 두 후보는 지난 2000년대 초반 한나라당 소장 개혁파 모임인`미래연대`멤버로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닮은 꼴 두 후보가 6·4지방선거에서 맞서게 되면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가 앞설 것이라는 것이 새누리당측의 전망이다. 새누리당 당원들의 혁신과 변화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는 권영진 후보가 당을 하나로 뭉쳐 대구시민들에게 어필할 경우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것이다. 대구시민들 중 개혁 욕구를 지닌 야권 성향의 유권자 입맛에도 대구혁신을 외친 권 후보가 강력하게 어필될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는 대화와 소통하는 능력이 탁월해 대중성과 서민성을 지닌데다 경선 기간 수차례 치러졌던 신문 및 TV토론에서 원고없이 정확한 논리와 주관을 밝히는 언변으로 시민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측은 비슷한 혁신 성향을 가진 후보가 대결을 펼치는 만큼 55년 만에 야당 대구시장 탄생을 고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당원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는 결국 대구시민들의 소망이기 때문에 그동안 여당 후보들에게 맡긴 대구시의 행정이 파행을 겪은 것이 기존 정치인과 여당에 대한 반발과 야당 후보 지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현재 대구의 민심이 지난 1959년 대구 최초의 민선시장으로 야당시장이 당선됐을 때와 같은 분위기여서 55년만의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그동안 투표 외곽지로 통했던 20~30대를 중심으로 김 후보에 대한 격려와 지지가 어느 때보다 확산되고 있는데다 대구 출마를 선언한 지 두달만에 치러진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한나라당 텃밭에서 무려 40.4%라는 득표력을 보인 것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대선주자급인 김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하게 되고, 새누리당 중앙당도 텃밭이라고 여겨 찬밥 취급했던 대구의 발전을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야 지역 현안인 K2 공군기지 이전은 물론이고 남부권 신공항건설 등 대구지역 최대 현안들도 무난하게 풀수 있다는 주장이다.
어떻든 6·4 대구시장선거전의 결과는 권영진 후보의 대구혁신론과 김부겸 후보의 20년간 여당의 무능 심판론 가운데 어느 쪽이 대구시민들에게 먹혀들것이냐에 따라 최종 판결이 날 것으로 보인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