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 작업을 이끄는 ‘이정현호’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 초기부터 거센 암초를 만났다. 세대교체를 앞세운 ‘혁신 공천’의 하나로 현역 광역단체장 컷오프(공천 배제) 칼을 빼 들었으나 당사자·중진들의 강력한 반발, 당 지도부와의 엇박자까지 겹치며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1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역인 김영환 충북지사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단수 공천이 확정된 다른 충청권 현역 단체장들과 달리 김 지사를 컷오프하고 추가 공천 신청을 받겠다는 것이다. 장동혁 대표로부터 ‘전권’을 약속받고 당무에 복귀한 이정현 위원장의 첫 쇄신 신호탄이다.
하지만 당사자의 반발은 거셌다. 공관위 출범 후 현역 1호 컷오프 대상이 된 김 지사는 즉각 자신의 SNS를 통해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절차를 파괴한 공관위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공천 갈등은 영남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특히 부산시장 공천 방식을 둘러싸고 공관위원들 간의 충돌이 벌어지며 회의가 파행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시장에는 3선에 도전하는 현역 박형준 시장과 초선 주진우 의원이 맞붙은 상황이다. 이 위원장 측은 경선 대신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주 의원에게 단수 공천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사자인 두 후보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주 의원은 “경선을 원한다”고 요구했고, 박 시장 역시 “아무 기준 없는 현역 컷오프와 단수 공천은 혁신 공천이 아니라 당을 망하게 하는 망나니 칼춤”이라며 이 위원장을 직격했다.
공관위의 무차별적인 컷오프 기류에 당내 중진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에서 뛴 성과와 상관없이 줄 세우기·보여주기식 교체가 반복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께 돌아갈 것”이라며 “부산과 같은 주요 격전지는 유력 후보들의 경선을 통해 시너지 만들어내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하자 당 지도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진화에 나섰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원장 한 명의 결정으로 이뤄지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공관위원장이 밝힌 ‘전권’의 의미를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