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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애드리브로 받아칠 때 희열 느꼈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4-04-16 02:01 게재일 2014-04-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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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합작 `메이크 유어 무브`로 첫 영화 주연 데뷔한 보아

“어제 SBS `K팝 스타` 무대에 섰을 때 너무 긴장했어요. 밤 촬영(영화 `빅매치`)을 끝내고 갔거든요. 뭐 하나 쉬운 게 없어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에 노래할 때도 어렵고, 배우는 이제 막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어렵고….”

가수에서 배우로 변신하며 “멀티 엔터테이너를 꿈꾸는” 보아(28)의 말이다. 듀언 애들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의 개봉을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다.

`메이크 유어 무브`는 한미합작영화다. SM 엔터테인먼트·CJ E&M과 미국의 로버트 코트 프로덕션이 공동제작했다. 이미 54개국에 팔려 63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순제작비만 120억원이 든 이 영화는 오는 17일 국내서, 18일(현지시간) 미국서 개봉한다.

보아는 KBS 2TV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2013)에서 주인공 주연애 역을 맡아 그해 `KBS 연기대상`에서 단막극상을 수상했다. 그런 행운의 디딤돌을 놓아준 작품이 `메이크 유어 무브`다. 지난 2011년 찍은 이 영화는 그의 첫 영화 출연작이자 연기 데뷔작이다.

이 모든 건 애들러 감독의 “열정적인” 제안에서 시작됐다. 보아가 가수활동에 한창 바쁠 때 감독이 일본까지 찾아와 대본을 건넸다.

“대본을 받아보니 다 영어였어요.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감독님이 일본까지 직접 캐스팅하러 온 열정을 보고 승낙했어요. 연기보다는 댄스가 중심인 작품이어서 부담이 조금 덜 됐어요.”

보아가 맡은 `아야`는 일본에서 살다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이다. 그룹 `코브`의 리더인 그녀는 우연히 부랑아 같은 삶을 살던 백인 도니(데릭 허프)와 사랑에 빠진다. 도니의 형이 아야의 오빠와 대척점에 있다는 데서 갈등이 촉발한다. 영화는 댄스를 무기로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를 조명한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순으로 말이 편하다”는 보아의 영어 실력은 영화에서 기대 이상이다. “가장 어려웠던 게 영어 연기”라고 엄살을 피웠지만, 영어로 애드리브 할 정도로 그의 말은 영화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영어 지문에는 `걸어간다. 도착했다. 키스한다`가 끝이었어요. 촬영하다가 데릭과 친해져서 저도 모르게 `셧 업`(Shut up)이라고 말했죠. 미국에서 원래 13세 이상 관람가는 `퍽`(Fuck)을 한 번 밖에 쓸 수 없거든요. 그것도 제가 사용했어요. 지문에 `정말 화난 것처럼`이라고 씌어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아 유 퍽킹 크레이지?`(Are you fucking crazy?)라고 말한 적도 있죠. 춤추는 것보다 대사하는 게 어려웠는데 애드리브로 받아쳤을 때는 희열을 맛봤어요. 기본 대사보다 애드리브 들어간 부분이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영화를 찍으면서 영어뿐 아니라 북 연주나 탭댄스를 새롭게 배워야 했다. 이처럼 새롭게 해야 할 게 많았지만 그의 강력한 무기인 `가창력`은 감독에게 요청해 사용하지 않았다. “가수 이미지가 강해서 아야라는 캐릭터에 악영향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살았던 한국인이라는 설정도 그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애초 시나리오에서 아야는 일본인으로 설정돼 있었다. 애들러 감독은 실존 그룹 `코브`를 모델로 해서 각본을 썼다. 일본의 타악기 타이코 드럼을 사용하는 그룹이다.

“아야를 한국인으로 바꾸면 타이코를 못 쓰잖아요. 난타로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가수인데 일본인으로 나가는 건 좀 그렇다며 수정을 부탁했어요. 그래서 좀 복잡하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설정된 거죠.”

`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연기의 맛을 알게 된 보아는 드라마에도 출연했고, 현재는 배우 이정재와 호흡을 맞춘 `빅매치`를 찍고 있다.

“가수를 하다 보면 백댄서와 호흡을 맞추는 일도 있지만 혼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반면 영화는 많은 배우와 스태프가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요. 그처럼 많은 사람과 만나서 일하는 건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이런 작업을 더 많이 해보고 싶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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