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장 선거의 한 유력 후보인 김용창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의 최근 독선적이고 폭력적인 기자회견이 지역 여론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일의 발단은 지난 17일 오후 3시 구미시청 열린 나래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비롯됐다.
이 자리는 지난 1월 그의 북 콘서트 개최 후 2번째 행사로 기자 20명, 지지자와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회견에서 김 회장은 10여분에 걸쳐 6쪽 분량의 출마 선언문을 낭독하며 연봉 1만원만 받는 시장이 되겠다는 등의 출마 동기와 공약사항만 밝히고 회견을 끝내고 난 뒤 황급히 회견장을 빠져 나가려 했다.
이에 기자들이 질문 기회를 줄 것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하자 일부 기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순식간에 간담회장은 험악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이 “어떤 이유로 뒤가 개운치 않아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질문을 피하느냐”며 강력하게 항의하자 참석한 지지자들과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몸싸움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다행히 폭력 행위 등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살벌한 기자회견장이 돼버린 것이다.
이번 기자들의 집단 항의는 지난번 북 콘서트에 이어 이번 출마 회견도 일방적인 출마 선언만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당초 김 회장은 지난 콘서트에서 “오늘은 질문을 받지 않아도 다음 기자회견 때는 받겠다”고 했던 만큼 기자들은 당연히 질의 응답이 있을 줄 믿었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시민들은 “저런 사람이 어떻게 구미시장 후보로 출마할 수 있느냐”며 “후보 신분으로도 저 정도인데 만약 당선돼 시장이라도 되면 언로가 단절돼 소통이 막혔던 5공화국 시대로 회귀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 기자는 “질문을 안 받으려면 왜 기자들을 불렀느냐. 오늘 기자간담회의 요지가 뭐냐”며 언성을 높였다.
시민 한 사람도 “구미시장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가 공약 관련 시정 방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무시한 처사인 만큼 시장후보로서의 자질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결국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구미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김용창 회장에게 `구미시장 출마와 상의회장직 등에 양다리를 걸치지 말고 조속한 시일 내에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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