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골프장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일 정도로 문턱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골프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골퍼들의 선택 폭이 크게 넓어졌다. 게다가 경기침체가 오래 지속돼 일부 골프장은 부도에 직면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골프장 마다 구조조정을 하거나 각종 경비절감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다보니 골프장을 찾은 고객들은 서비스질이 갈수록 떨어진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꺼번에 늘어난 골프장으로 인한 캐디의 공급부족 현상이 생기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캐디들이 현장에 조기 투입되거나, 경비절감의 이유로 골프장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서비스 부족이 악순환되고 있다.
넘쳐나는 골프장으로 골퍼들이 마음에 드는 골프장을 선택할 정도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일부 골프장도 있다.
지난해 8월 오펠골프장에서 카트로 이동 중 추락해 중상을 입은 한 골퍼가 골프장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크게 분노한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8월에 당한 사고로 갈비뼈가 부러지고 이빨이 손상을 입었으며, 추락으로 인해 얼굴에 찰과상을 입었다는 하소연과 함께 보기에도 끔찍한 사진을 보여주며 골프장의 고객서비스가 이 정도로 형편없을 줄은 정말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사고 당시에는 골프장 측에서 전액보상을 해주겠다고 안심을 시킨 뒤 보험회사를 통해 과실부분 70%만 보상하고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태도를 보인데다 고객이 사고로 인한 상처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안부전화 한 통 없었던 것은 오펠골프장의 고객 서비스 정신이 빵점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분노했다.
그가 골프장측에 대해 서운한 것은 단순히 보상금 문제만은 아닌듯 했다. 골프장측이 사고를 당한 고객에게 행정적인 처리만 하고 고객의 고통을 위로하거나 아픔을 같이 나누려는 마음이 없었던 게 더욱 그를 화나게 했던 것으로 보였다. 어떤 골프장이 명문 골프장일까. 분명한 것은 고객을 위한 진심이 없이 눈 앞의 이익만 쫓는 골프장은 고객들에게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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