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뮤지컬 데뷔한 가수 소향

연합뉴스
등록일 2014-01-07 02:01 게재일 2014-01-07 14면
스크랩버튼
“첫 무대 희열과 쾌감,  그 자체였죠”
“`나가수` 첫 무대는 끔찍할 만큼 떨었어요. 4분 30초 동안 온 세상이 내려앉을 정도로 달달 떨고 또 떨었죠. 그런데 뮤지컬 첫 공연은 희열과 쾌감, 그 자체였어요. 관객들과 에너지를 주고받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죠.”

MBC 노래 경연 프로그램 `일밤-나는 가수다 2`에 출연해 폭발적인 고음과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가수 소향(36)은 새롭게 도전한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그는 첫 뮤지컬 데뷔작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을 골랐다. 퇴역 해군대령의 일곱 남매를 돌보는 가정교사이자 천방지축 청원 수녀인 `마리아` 역을 맡았다. 발랄하고 노래를 좋아하며 모든 것에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시선을 지닌 인물이다.

그의 실제 모습도 마리아와 닮은 부분이 많다. “절 화면 밖에서 보신 분들은 `나가수` 때 모습과 많이 다르다고 신기하세요. 전 마리아만큼이나 말괄량이에 푼수인데다가 긍정적이거든요. 음…, 사실 `4차원`에 가깝죠.(웃음)”

그래서일까. 지난 4일 서울 개막 공연에서 만난 그는 첫 연기 도전임에도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했다. 다소 부정확한 딕션(발음)은 아쉬웠지만, 대신 특유의 에너지와 밝은 기운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도레미`, `내가 좋아하는 것들`, `에델바이스` 등 명곡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극 배경인 알프스 산맥만큼이나 시원하고 청명했다.

`나가수` 출연 이후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지만, 그를 향한 뮤지컬계의 러브콜은 10년 전부터 계속돼왔다. `돌고래 창법`이라 불릴 정도로 아찔한 고음을 구사하는 그는 오래전부터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기독교 음악(CCM)계의 디바`였다. `뮤지컬이 나와 잘 맞는 옷일까`라는 고민으로 거듭 뮤지컬 제의를 거절해온 그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 섭외 요청에는 당장 `오케이`를 외쳤다고 한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백번도 넘게 영화를 봤을 만큼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열렬한 팬이다.

“역사상 이 영화만큼 모든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히트한 작품이 있을까요. 그만큼 모든 노래가 너무도 아름다워요. 또 코미디, 로맨스, 가족, 정치 영화 중 그 어느 하나로도 규정할 수 없죠. 그래서 누구에게나, 시대를 막론하고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로 보는 것과 직접 연기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그는 “첫 대본 리딩 때 너무 엉망이어서 연출 선생님을 `멘붕`(멘탈붕괴)에 빠뜨리기도 했다”며 웃었다.

결국 연습과 훈련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다른 배우들이 캐스팅되기 석 달 전부터 `특훈`에 들어갔다. 극단 연출가, 배우들과 함께 마리아의 손짓부터 걸음걸이, 말투까지 하나하나를 모두 배워나갔다. 체력과 안정적인 자세를 위해 복근 운동 등 기초 체력 훈련까지 함께 받았다. “그 과정이 너무 어려워서 이 작품을 끝으로 다신 뮤지컬을 안 한다고 다짐을 하고 또 했어요.(웃음)”

하지만 그는 지난달 6일 대구 개막 무대에 오른 뒤 어렵게만 느껴졌던 뮤지컬의 매력에 완전히 매료됐다. 무대를 마치고서 `아, 이래서 다들 뮤지컬을 하는가 보다` 생각했다.

“영화는 저 혼자 보며 즐기면 됐었죠. 가수로서의 무대는 제가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그 무엇이었고요. 그런데 뮤지컬 무대는 관객과 배우가 완전히 하나가 돼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아요. 재밌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함께 웃음을 터뜨려주고, 감동적인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함께 감동하는 게 전해져요. 그게 정말 짜릿하더라고요. 덕분에 첫 무대에서부터 하나 떨지도 않고 완전히 놀았어요.”

뮤지컬을 다신 안 하겠다던 다짐은 눈 녹듯 사라졌다. “이렇게 좋은 작품이 또 있다면 꼭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오늘 당장의 꿈은 관객과의 `교감`이라 덧붙였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분들이 `아, 오늘 참 행복하다`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소향 잘한다, 못한다`의 평가를 받는 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관객들과 사랑과 행복을 나누는 것, 제겐 그것이 전부 같아요.”

공연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다음 달 5일까지 계속된다.

/연합뉴스

방송ㆍ연예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