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너무 큰 성공으로 힘든날도 있었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3-11-07 02:01 게재일 2013-11-07 14면
스크랩버튼
 유오성, 영화 `친구2` 주인공 준석 역으로 돌아와
“`친구`는 내게 독이 든 성배였어요. 아주 달콤한 줄 알았는데 실은 쓴 당의정 같은 거였죠. 너무 큰 성공으로 내가 생각한 상식이 깨졌고 이후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 시길 지나 이젠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영화 `친구`의 주역 유오성(47·사진)이 속편인 영화 `친구2`로 돌아왔다. 2001년 `친구`로 820만 관객을 모은 이후 12년 만이다. 그는 이후 많은 영화와 TV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친구`의 주인공 `준석`이었던 때만큼 대중에게 사랑받지는 못했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너무나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친구`는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친구2` 개봉을 앞두고 5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친구`가 남긴 영광과 상처를 털어놨다.

“그냥 한 편의 영화였을 뿐인데, 결과가 너무 좋다 보니 과포장이 된 거죠. 한 발 한 발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상식이 깨진 거예요. 많은 분이 이후에도 저를 그 영화를 기준으로 평가를 들이대니까 부담스러웠어요. `너는 이런 영화를 했던 배우니까 이래야 된다`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강했거든요. 그래서 나름 배우의 본질을 찾겠다고 연극도 하고 그랬는데, 힘든 시기를 거쳤죠. 그 시기에 가족이 정말 큰 힘이 됐던 거고요.”

`친구`가 그렇게 쓴맛을 남겼다면, 왜 다시 `친구2`로 돌아왔을까.

“시나리오 받기 전인 작년 말부터 `친구2`를 만든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나는 가만히 있는데, 다들 작업들을 하고 있던 거죠(웃음). 올초 2월 27일에 처음 부산에 내려가서 곽경택 감독을 만났어요. 소주 한잔하면서 이걸 왜 만들려고 하느냐 그랬죠.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니까 괜찮더라고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대신에 시나리오가 약간 수정됐어요. 첫 시나리오에선 `친구`가 많이 언급됐는데, 제가 그랬죠. `친구2`는 다른 영화다, 지금 다시 만들어진다고 하면 많이들 `친구`를 기준으로 볼 텐데, 그게 많이 언급되면 기만일 수도 있다고. `친구`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잖아요. `친구2`답게 갔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그는 곽 감독에게 “이거 잘못 만들어지면 당신이나 나나 바보 되는 거다. 12년 만에 만들어지는 건 운명적인 게 있는 것 같은데, 잘 만들어서 바보 되진 말자”고 했다고.

그는 이 영화에 배우 유오성과 인간 유오성의 변화하고 성장한 모습을 투영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만큼의 시간이 지나 이렇게 왔으면 인생의 궤적이 보여야 하는데, `준석`이와 내가 같이 와 있다고 느꼈어요. 준석이가 17년 만에 교도소에서 나와서 시작되는 얘기인데, 나도 12년이 지났으니 달라지고 성장해 있고 격이 쌓인 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묻어나야 하는데, 연기로 그런 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꾸미지 않고 편하게 하려고 더 애썼죠. 옛날엔 작품을 끝내면 `뭘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마무리 짓고 나서 `해냈구나,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첫 촬영부터 힘들었던 데 비하면 결과는 만족스러운 편이라고 했다.

“처음 이틀간 교도소 장면을 찍는데, 그냥 걸어나오는 장면이라 분량도 많지 않고 힘들지 않은 장면인데, 끝나고 집에 갈 때 `왜 이렇게 힘들지?` 싶더라고요. 영화 근육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옛날 것을 편리하게 써먹는 게 싫어서 긴장을 했나봐요. 그런데 나중에 들으니 곽 감독이 내가 교도소에서 걸어나오는 걸 보고 `됐다`고 했대요. `준석이가 17년 만에 걸어나오고 있다`고. 그 얘길 듣고 마음이 좀 놓였어요.”

/연합뉴스

방송ㆍ연예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