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인터넷서 베낀 관광지 소개가 선진지 견학 성과물?

권기웅기자
등록일 2013-08-28 00:21 게재일 2013-08-28 10면
스크랩버튼
안동시의회, 함량 미달 해외연수 보고서 구설수<br>정책제안 찾기 힘들어… “혈세낭비 외유” 비난

【안동】 안동시의회가 해외연수 후 작성하는 보고서 내용을 공무국외여행규칙에서 벗어난 인터넷 정보로 짜깁기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안동시의회는 지난 7월, 4박6일 일정으로 의원 14명, 사무직원 5명 등 총 19명이 태국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해외연수보고서를 인터넷에 떠다니는 흔한 정보들과 방문국가와 방문지 일반현황만 소개하는 알맹이 없는 내용들로 채워 말썽이다.

안동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에는 해외출장 후 20일 이내 보고서 형식을 분량 20쪽 이상 논문형식이라고 명시했고, 주요 업무수행사항, 관련정보 분석내용, 건의사항을 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보고서 작성요령과 기준이 명시돼 있지만 현재 안동시의회 홈페이지 해외교류활동란에 게시된 보고서는 규칙과 판이하게 다르다. 문제의 보고서는 총 14쪽으로 이중 6쪽이 참가의원 명단과 연수일정, 연수개요이고, 나머지 8쪽은 국가와 왕궁, 사원 등을 소개하는 내용뿐이다. 특히 나라와 왕궁, 사원을 소개하는 분량 중 상당수는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아 사실상 베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보고서라기보다 기행문에 가까워 정책제안이나 벤치마킹한 의견 등은 아예 찾을 수 없을 정도다. 그나마 `풍부한 지하자원과 무한한 개발여력은 국제적인 발전과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는 내용이 고작인데다 보고서 어디에도 연수국의 특징을 안동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앞서 지난 6월초 안동시공무국외연수심의위원회는 해외연수 계획서 및 타당성 심의를 통해 관광선진지 견학에 따른 연수목적과 계획을 세우고 안동에 접목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보강해야 한다고 평가한 뒤 연수를 허락했지만 결과적으로 엉터리 보고서로 혈세만 탕진하고 시민들을 우롱한 것이다.

안동시의회 한 관계자는 “사실상 적당한 시기마다 무리를 지어 해외여행을 떠난 것이지 선진지 견학을 배우러 간 것이 아니다” 면서 “의원들의 자질이 드러나는 부실 보고서를 막기 위해서라도 의회가 연수 전에 무엇을 보고 배워 정책에 반영할 것인지 개별적으로 계획서를 받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기웅기자 presskw@kbmaeil.com

북부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