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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의 잘못된 언행, 기업이미지 망친다

등록일 2013-04-24 00:16 게재일 2013-04-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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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이 항공기내에서 여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해당 기업인 포스코 에너지는 여론이 들끓자 해당 임원을 보직해임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까지 실었으나 비난의 목소리가 숙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포스코 에너지가 진상조사를 마무리한 뒤 정식으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임원의 해고 여부까지 결정하겠다는 엄정 대응 방침을 내놓았다.

사건이 알려진 초기에는 당사자의 말도 들어보고 판단해야 할 일이라는 일부 동정론도 있었다. 일방적인 여론 재판이 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게다. 그러나 알려진 내용만으로도 해당 임원이 질책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포스코에너지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 임원의 비상식적인 행위로 많은 분들을 실망시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임직원에 대한 윤리·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윤리·인성 교육이란 것이 공공 예절을 뜻하는 데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해당 임원의 돌출 행동에 대한 비난 여론은 단순히 몰상식한 행동에 대한 반감이 전부가 아니다. 서비스 종사자에게 저지른 어이없는 행동이 평상시 업무태도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수많은 하청업체를 상대하는 대기업 임원이 종속관계에 있다시피한 상대방에게 어떤 태도를 보였을지 뻔하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이와 관련, 트위터 타임라인에서는 기업경영 관련 용어 가운데 `웨이터룰`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미국에서 임원급 인사를 뽑을 때 적용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웨이터 룰`은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는 잘 대해주지만 웨이터에게는 거만하게 행동한다면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란 의미다. 즉 경비원 청소부 호텔웨이트리스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자신의 힘을 내세우는 사람일수록 주변에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 이런 행동을 보이는 사람은 스스로 형편없는 인간임을 입증할 뿐이라는 뜻이다. 한 파워블로거는 자신의 지인이었던 스튜디어스가 겪었던 유사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에는 조만간 `스튜어디스룰`이 나오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기내 승무원을 폭행한 대기업 임원을 질타하는 여론도 바로 이런 의구심이 반영돼 있는 듯 하다.

우리 사회에도 소위 갑과 을의 관계라는 말이 있다. 우월적인 지위를 가진 갑이 상대방인 을의 모든 것을 좌우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자조 섞인 풍자다. 이런 경우에라도 한 사람의 잘못된 처신이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경영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다는 진실이 이 사회에 통용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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