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癸巳年)새해가 밝은지 이십 여일이 지나간다. 세월이 빠르다는 속도감을 느낄 틈도 없이 한파에 시달려 어정쩡하는 사이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모두들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무언가 이룰 소망(所望)과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실천을 다짐하지만 얼마가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필자 역시 해마다 새로운 다짐을 해 보았지만 제대로 이룬 것이 별로 없었다. 정말 마음먹은 대로 실천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지난해 못다 이룬 것을 새해 들어 꼭 매듭을 지어야겠다고 결심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것 같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흔히 쓰는 단어의 의미를 절감하며 살아 온지가 오래된 듯하다. 하지만 올해 만큼은 이런 일이 되풀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세계경제가 몇 년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철강경기의 부진으로 철강 산업 도시인 우리 지역의 경제 한파 또한 예외는 아니다. 연초부터 얼어붙은 경기가 좀체 풀리지 않고 있고, 동절기 전력난, 각종 요금의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삶이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 그렇지만 어렵다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기업이 살아야 지역경제도 살아난다.
지난 2일 이른 아침 박승호 포항시장을 비롯한 전 공무원이 계사년 새해 시무식을 겸한 `기업사랑운동`의 일환으로 형산로타리에서 출근하는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기(氣)`를 북돋우는 행사를 가졌다는 소식은 신년벽두에 지역 사회에 날아온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난해 11월부터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나선 `범시민기업사랑운동`이 해를 넘기며 이어지고 있음은 정말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침체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철강기업들의 힘든 상황을 모든 시민이 이해하고,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철강공단 여러 업체들이 활발한 생산 활동을 이어가야만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을 모르는 지역민들은 없을 것이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기업들의 기를 살리는데 모두가 함께해야 할 이유는 분명히 있다. 차가운 칼바람을 맞으며 신년 초부터 `기업 기 살리기`에 여념이 없는 포항시장과 공직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자치단체장과 공직자들이 솔선해 나서는 기업사랑운동에 화답하듯 지역 기업들도 새로운 각오로 경영 혁신운동에 매진해 주었으면 한다. 세계 철강 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다행히 포스코 만은 세계4대 철강사 중 최고의 매출이익을 올렸다는 보도를 접하는 시민들 마음은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보는 것 같다. 올 한해도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으로 우뚝 서기를 학수고대한다. 연초에 밝힌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가치경영`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포스코가 우리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포항철강관리공단에서 열린 `철강기업위기극복다짐대회`에서 보여준 민, 관, 기업의 극복다짐이 또 한 번의 `기 살리기운동`으로 승화돼 기필코 역경을 헤쳐 나가길 시민 모두는 바란다. 새해 벽두부터 우렁차게 부르짖는 `다시 뛰는 철강인! 함께 달리자 포항! 국가경제 위기극복, 우리가 앞장서자` 라는 슬로건이 한갓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감사나눔도시`로 전국의 주목을 받는 포항시가 이처럼 기업 기 살리기를 위해 실천한 모든 노력들이 끝까지 지속돼 `행복도시 포항`으로 거듭 나기를 바란다. 새해에 무언가 이루고자 작심(作心)한 것이 삼일(三日)을 넘기지 못한다는 속설처럼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포항시와 기업들에게 위기 극복의 끈을 더욱 조여 줄 것을 당부 드린다. 붉게 떠오른 영일만의 태양과 끓어오르는 쇳물 같은 저력으로 혹한 속에도 아랑곳 않고 형산강을 넘나드는 철강전사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힘내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