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산업용 요금 4.4% 인상<br>총 1천700억 추가부담 생길 전망
철강업계가 정부의 기습적인 전기료 인상으로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로 최악의 시련기를 맞고 있는 철강업계는 이번 정부의 전기료 인상조치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이번까지 모두 4차례나 전기료를 올려 철강업체들에게 무려 9천300억원의 추가 부담을 안겼다.
한국전력은 14일부터 산업용 전기료를 4.4% 인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따라 업계 전체적으로 1천700억원대의 추가요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전기사용량이 가장 많은 업체 가운데 현대제철(2위), 포스코(3위), 고려아연(7위), 동국제강(8위) 등 4개의 철강업체가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
특히 전기로를 사용하는 제강사 사정은 고로사보다 더욱 심각하다. 2011년 기준 매출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타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세아베스틸(5.7%)과 현대제철(4.9%)은 이번 인상으로 인해 각각 350여억원, 66억원 정도를 더 납부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전기료는 약 8천억원 정도로 2011년 12월, 2012년 8월 인상분으로 인해 2011년(7천억원)보다 약 1천억원 가량을 더 냈다. 세아베스틸의 경우 2011년에는 1천270억, 2012년에는 약 1천330억원을 납부했다.
포스코는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약 300억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포스코의 매출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2011년 기준)로, 다른 철강업체에 비해 전기료 인상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전력 사용량의 80%가량을 철강제조공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이용해 자가발전으로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 일할 맛이 안 난다”며 “전기료 상승을 이유로 판매가를 올릴 수도 없어 이래저래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