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산업, 포항시의회 1년여 끈 결정 되레 부담<br>철강경기 식고 오천산단 땅값 비싸 실익도 없어
1년여 끌어온 동일산업㈜에 대한 포항시의 인센티브 지원 결정이 지난 14일 포항시의회에서 막상 확정되자 당사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확정된 지원 인센티브는 20억원(시비 12억, 도비 8억원). 조그마한 회사 하나 설립할 수도 있는 적잖은 예산이어서 흡족해야 할 것 같지만 당사자가 불편해 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지원 결정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동일산업은 앞서 1여년 전부터 포항시에 조기 결정을 요청했지만 의회의 벽에 가로막혀 지금까지 왔다. 문제는 그 사이에 철강경기가 식어버렸다는 것이다. 이 회사 이희성 상무는 “다소 경기가 살아있던 1년 전 착공이면 몰라도 지금은 경기침체로 투자 여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같다”고 했다.
3.3㎡당 부지 가격이 73만~75만원선이나 되는 오천 광명일반산단의 땅값도 고민중 하나다. 인근 경주 강동일반산단의 3.3㎡당 62만~64만원선인 것에 비하면 11만~13만원 정도 비싼 것. 동일산업이 추진중인 페로망간(Fe-Mn)공장부지 10만5천여㎡(약 3만2천평)에 적용시킬 경우 차액은 대략 40억~50억원에 달한다. 경주로 옮기면 포항시로부터 받을 부지매입비 인센티브 20억원을 빼더라도 대략 30억원 정도를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회사로선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이유는 오천 광명일반산단의 기반시설 공사가 더디다는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포스코의 페로실리콘(Fe-Si)공장만 입주해 있는 상태고, 경북도로부터 공업용수 예산(국비)도 8억원을 지원받는데 그쳐 당장 입주한다고 해도 공업용수 확보가 관건이고 또 논란을 빚은 산업용 전기공급 문제도 아직 완전히 매듭지어진 상황이 아니다.
반면 내년말 준공예정인 경주 강동일반산단의 경우 기반시설 진척이 예상외로 빠르다. 이미 40%대의 분양률과 공업용수 공급예산 30억원을 받아 수자원공사로부터 용수까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현재 동일산업이 소재한 철강관리공단 내 호동 합금철공장과의 거리도 경주 강동일반산단이 포항에 있는 광명일반산단보다 되레 가깝다. 동일산업이 20억원을 받으면서도 내키지 않아 하는 배경이다.
동일산업 이희성 상무는 “포항시의회가 착공시기를 다 놓친 뒤 이제와서 부지매입비 인센티브 지원 결정을 한 그 자체가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20억원의 지원금이 지금 당장 나오는 것도 아니고 공장 완공 후 모든 인센티브 요건이 충족돼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동일산업의 인센티브 결정을 지켜본 기업인들 사이에선 포항시의회의 의사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식이라면 어느 누가 포항에 투자하러 오겠느냐는 것이다. 어차피 기업유치시 이미 내부 지원기준이 마련돼 있다면 신속하게 가부를 결정해 주어야지 무려 1년을 끈다면 이번처럼 지원하면서도 고맙게 여기지 않는 상황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명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