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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인류발전 기여 크나 인류멸망 위험성 상존

김남희기자
등록일 2012-03-23 21:55 게재일 2012-03-2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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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야누스의 얼굴 원자력, 안전 대책은<br> 우라늄 1㎏, 석유 9드럼·석탄 3t 에너지와 맞먹어<br>한국 21기로 세계 5위… 2030년까지 17~19기 증설<br> 화석연료 40~50년 바닥… 원자력이 유일 대체수단
▲ 울진원자력발전소 전경

야누스(Janus)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문(門)의 수호신이다. 특이하게도 야누스는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존재다. 머리는 하나지만 뒤통수는 없고 얼굴 두 개로 입구와 출구를 지키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문을 지키기 때문에 야누스의 얼굴 역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행동과 말이 다른 이중인격자를 뜻하는 말로도 `야누스`를 사용한다.

야누스와 원자력은 비슷하다. 원자력 역시 인류를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사용될 가능성과 함께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원자력은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가진 것과 다름없다.

◇화석연료의 유일한 대체수단, 원자력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 고갈에 대한 문제가 나타나면서 차세대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화석연료는 연소 중 각종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기도 하면서 앞으로 40~50년 후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화석연료의 유일한 대체수단으로 원자력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화석연료보다 환경오염요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친환경에너지라는 점이다.

원자력 에너지의 효율성은 이미 입증된 상태다. 원자력은 우라늄이 핵분열할때 나오는 열로 증기를 만들어 그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때 핵분열 과정을 거쳐 우라늄 1g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석유 9드럼, 석탄 3t을 태울 때 나오는 에너지와 맞먹는 양이다. 100만kW급 발전소를 1년간 가동시키려면 석유 150만t이 필요하지만, 우라늄은 20t이면 충분하다. 특히 우라늄을 한번 장전하면 12~18개월 동안 연료교체가 필요 없기 때문에 그만큼 연료 비축 효과도 있다.

원자력은 또 다른 발전 방식에 비해 건설비는 비싼 반면 연료비가 월등히 싸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인 에너지로도 손꼽힌다. 석유화력 등의 경우는 발전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의 비율(약 60%)이 높기 때문에 연료가격이 오르면 곧바로 발전원가도 비싸진다. 이에 반해 원자력발전은 발전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의 비율(약 20%)이 낮아 우라늄 가격이 오르더라도 발전원가는 큰 변동이 없다.

▲ 월성원자력발전소 전경
◇엄청난 공포의 존재, 원자력

원자력시설이나 원자력 이용 중 발생하는 사고를 원자력 사고라고 부른다. 원자력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인류가 원자력을 발견하고 이용하기 시작한 20세기 중반부터다.

사고는 단순히 폭발에 의한 피해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에 의한 피해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1986년 4월26일 구소련(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는 현재까지 발생한 원자력 사고 중 최악의 사고로 분류된다.

발전소에서 원자로 가동 중단을 대비한 실험 진행 중 증기 폭발이 일어나 원자로의 콘크리트 천장이 파괴돼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누출됐다. 56명이 사망하고 20만명 이상이 방사선에 피폭돼 2만5천여명 이상이 숨졌다. 또 누출된 방사성 물질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 인근지역으로 떨어져 심각한 방사능 오염도 일으켰다. 사고 지역은 아직도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위험한 방사성 원소가 충분히 감소하려면 90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79년 3월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미들타운의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미국 내 반핵여론을 불러일으킨 사고로 기록됐다. 원자력발전소의 급수시스템 문제로 노심용해가 발생한 것. 다행히 사고 발생 16시간 만에 사고원인이 파악돼 원자로가 파괴되거나 붕괴하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이로 인해 미국은 70여개의 원전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30년간 원전건설을 중단했다.

지난해 3월11일 발생한 일본 도호쿠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중국 등 아시아 전 지역에 공포를 준 사고로 기억되고 있다.

◇한국과 원자력

우리나라는 석탄을 제외하고는 매장되어 있는 부존 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상황이어서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2011년 현재 가동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미국 104기, 프랑스 58기, 일본 55기, 러시아 32기, 한국 21기로 세계에서 5번째로 원자력발전소가 많이 가동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밀도는 국가 면적 대비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인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17~19기를 더 늘릴 예정이다. 7기는 건설 중이며, 4기가 건설준비 중, 2기가 계획 완료 상태다. 그렇다면, 미래의 한국에는 원자로가 최소 38기가 있게 된다.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원전가동 중단 시 미치는 파급 효과 역시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원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만큼 위험 요소도 많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도 에너지원 분산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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