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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과피해 둘러싼 사과농가·농약사 공방 현장 가보니…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1-10-28 21:26 게재일 2011-10-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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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엔 듬성듬성 바닥엔 데굴데굴

【안동】 “30여년 동안 사과농사를 지어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이것들 좀 보세요. 사과가 대부분 떨어졌잖습니까”

26일 안동시 남선면 원림리 `구석마을`에서 7천여㎡(2천여평) 규모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권순용(72)씨. 권씨는 본격적인 수확철이 됐지만 과수원 바닥에 널부러진 사과를 보며 망연자실해 있다.

권씨는 얼마전 농약방 처방에 따라 여러 종류의 농약을 살포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3일쯤 지나고서부터 사과가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70% 가까이 낙과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400여 그루의 사과나무에는 육안으로도 셀 수 있을 만큼 듬성듬성 사과들이 달려 있었지만 그나마 달려 있는 사과도 인근 과수원 사과보다 씨알이 유별하게 작거나 상품으로 가치를 잃은 상태였다.

권씨 인근 지척의 과수원에는 붉게 물든 어른 주먹만한 사과가 주렁주렁 달렸지만 권씨 과수원만은 바닥에 떨어진 사과가 발에 밟힐 정도로 크게 대조를 보였다.

인근 1천여평 100여 그루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권순극(78) 어르신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앞서 권씨와 같은 농약방을 이용했다는 이 어르신은 아예 수확 자체를 포기했다.

이 두 농부는 수차례에 걸쳐 농약방·농약사를 상대로 농약으로 인한 낙과피해를 주장해 왔지만 돌아온 대답은 `농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뿐이란다.

권순극씨는 “아무리 힘없고 늙은 농삿꾼이지만 한 해 농사를 망쳐 앞이 캄캄할 지경인데 회사측으로부터 태풍이 어떻고, 농약 양이 어떻고, 등 알쏭달쏭한 답변만 들었다”고 허탈해 했다.

이에 대해 해당 농약 판매상 관계자는 “농약을 너무 적게 살포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 문제의 농약은 올해 많은 농가에서 처방해 사용한 농약으로 낙과피해 주장 농가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며 “다만 내년에 문제의 과수원에서 똑같은 조건에서 같은 농약을 살포해 피해가 발생한다면 다른 원인 등을 충분히 고려할 사항”이라고 했다.

/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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