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 내 양대 계파인 친이계와 친박계는 경주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선거가 끝나도 상당기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와 친박 성향 무소속 정수성 후보는 계파 대리전이라는 선거의 성격을 대변하듯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어 막판까지도 승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때문에 여의도 일각에서는 경주 재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한나라당 내부 권력 구도에 변화가 올것이라는 예측이 강하다.
물론 친박계보다는 친이계의 고심이 더욱 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수성 후보는 무소속 후보여서 패배하더라도 친박계로서는 큰 타격이 없지만, 한나라당 ‘공식’ 후보인 정종복 후보의 승패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당내 사정과 직접 연결되기 마련이기 때문.
따라서 정종복 후보가 질 경우 당내 주류계인 친이계는 물론, 지도부까지 타격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경주 재보선의 승패는 이재오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선거 패배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침체기’를 겪는다면 이재오 전 의원이 친이계의 구심점으로 등장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는 셈이다. 하지만 친박계와 불편한 사이인 이 전 의원이 당내 핵심부로 복귀한다면 친박계와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정종복 후보가 이긴다 해도 친박계로서는 큰 타격은 없겠지만 ‘TK 맹주’라는 절대적 위상에는 흠집이 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경주 선거의 승패 결과는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 5월 원내대표 경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당내 역학구도는 물론 향후 대선 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한 채 ‘묵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는 선거 초반 이미 이번 선거에 일체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박 전 대표는 언론의 관심 속에 25일 경주와 인접 지역인 대구를 찾았지만 선거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전 부의장도 박 전 대표가 대구를 찾았던 날 포항에 내려가 지역구 행사에 참석했지만 지척인 경주에 들르지 않고 바로 상경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