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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현장을 찾아서 - 배고팠던 2시간 30분

김명득기자
등록일 2007-12-26 16:17 게재일 200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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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행사를 진행해도 무난할텐데…, 음식을 옆에 두고 2시간 넘게 참으라는 것은 고통입니다. 고통….”

24일 밤 포항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 포항시 최고체육상 시상식 및 체육인 우정의 밤’ 행사에 참석했던 한 일선학교 체육지도자는 참다 못해 불만을 토해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포항지역 초중고 체육종목 선수 300여명은 오후 5시부터 포항실내육관에 도착, 행사가 끝날 때인 7시30분까지 2시간 30여분 동안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고통을 참았다. 더욱이 음식을 옆에 두고 2시간 넘게 대기시켜 놓자 일부 먹성좋은 선수들은 배고픔을 참지못해 운동장 매점까지 가서 간식 등을 사먹고 오기도 했다.

행사가 2시간 넘게 이어지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유도선수 L모(2년)군과 역도선수 S모(2년)군은 “짜증나요. 음식을 옆에 두고 먹지도 못하고, 배고파 죽겠어요. 음식부터 먹고 진행하면 안돼요”라며 “음식냄새 때문에 배가 더 고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내빈소개에 이어 13개 부문별 시상식, 시장·시의장, 교육장의 축사가 끝날때까지 2시간 넘게 지루하게 이어졌고, 배고픔에 지친 일부 선수들은 엎드러 잠자는가 하면 꼬박꼬박 졸기도 해 함께 온 학부모들을 안타깝게 했다. 마지막 초청가수 노래가 시작되자 배고픔을 참지못한 선수들이 진행자의 말도 나오기 전에 한꺼번에 음식앞으로 몰리면서 행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매년 되풀이되는 이같은 행사를 매끄럽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식사 시간을 맨 뒤로 하지말고 행사 중간에 자연스럽게 하도록 유도하면서 시상식을 진행해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체육인들이 우정을 나누는 축제의 밤이 어린 선수들에게는 배고픔에 지친 ‘고통의 밤’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년부터 진행방식을 한번 바꿔보는 것이 어떨런지….

??/김명득기자 kimmd271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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