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구 논설위원
1년 24절기 중 봄의 절기로 보는 시기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곡우까지다.
입춘(5일)과 우수(18일)가 지났지만 여전히 겨울 추위가 우리 주변을 차갑게 맴돌고 있다.
지난 주말은 중국 북부지방에 발달한 찬 대륙성 기압으로 경북 북부와 경기, 강원, 충청 일부 지방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졌다. 울릉도와 독도, 서해안 일대는 눈까지 내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나라 속담에 “꽃샘추위는 꾸어다 해도 한다”라는 말이 있다. 꽃이 필 초봄 무렵이 되면 추위가 한두 차례 반드시 찾아온다는 뜻이다. 기상청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꽃샘추위도 2014년을 기점으로 한풀 꺾인 듯하다는 설명이다. 지구 온난화 탓으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꽃샘추위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꽃샘추위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에서도 나타나는 기후 현상이다. 겨울철 내내 냉기를 불어넣던 시베리아 기단이 봄이 되어 서서히 물러나면서 한번씩 심술을 부려 나타나는데, 이를 우리는 꽃샘추위라 한다. 북한에서는 꽃 질투추위, 일본에서는 꽃추위를 뜻하는 하나비에, 중국에서는 춘한(春寒)이라고 부른다.
꽃샘추위가 오랫동안 머물며 기승을 부리는 해에는 농작물이 냉해를 입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감기 등으로 고생을 할 때도 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는 것은 곧 봄이다라는 뜻이다. “새벽이 오기 전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긴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봄의 문턱에 들어서는 시기다.
이번 봄에는 국가나 개인 모두에게 나쁜 기운이 싹 걷히고 좋은 소식만 들렸으면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