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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情), 미얀마에도 나눠야

등록일 2025-04-02 18:34 게재일 2025-04-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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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기획특집부장)
홍성식(기획특집부장)

경북 일대를 초토화시킨 산불의 상흔이 크고도 깊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국가적 재난의 복구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한다. 유사한 일이 다시 생기지 않게 단단한 채비도 갖춰야 마땅하다.

한국인 대부분은 정이 넘치는 사람들. 타인의 고통과 슬픔을 자신의 일처럼 느끼며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데 인색하지 않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화마에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한 국민성금이 불과 며칠 사이에 800억원 가까이 모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살고 있던 집과 정성껏 키우던 농작물을 사나운 불길에 빼앗긴 이재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어깨를 다독여줄 손길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을 터. ‘더불어 사는 공동체’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재해로 인한 수난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미얀마에서도 1948년 나라가 독립한 이후 가장 큰 지진이 발생해 3천명 가까운 사람들이 죽었다. 아직 무너진 건물에 깔려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의 구조가 진행 중이라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뉴스도 들려온다.

군사독재와 내전(內戰)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더해 지진으로 인한 생지옥까지 펼쳐지고 있으니 미얀마의 사정이 딱하고 측은하다.

연민과 동정은 인간의 보편적 감정이다. 이 땅 옛 어른들은 “멀리 있는 사람들의 수난과 아픔을 함께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가르쳤다.

다행히 땅이 흔들리고 집이 무너져 비탄에 빠져 있는 미얀마 국민들을 위한 구호의 움직임이 늦지 않게 시작됐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산불 이재민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정’을 미얀마에도 기꺼이 나눠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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