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답을 찾던 작가가 있습니다. 취재 중 8년째 복역 중인 여 죄수 한 사람을 만나지요. “사람들이 왜 가난하다고 생각합니까?” 그녀는 뜻밖의 대답을 합니다. “아이들에게 시내 중심가 사람들의 정신적 삶을 가르쳐 주지 않아서 그래요” 작가는 되묻습니다. “정신적 삶이란 뭘까요?” 대답이 거칠게 날아옵니다. “극장, 연주회, 박물관, 강연회 참가하기, 미술작품 감상하기 이런 거요” 깜짝 놀란 작가는 말합니다. “아! 그러니까 인문학을 말하는 거군요!” 죄수는 작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합니다. “그래요. 인문학!” 얼 쇼리스는 회상합니다. “그 여인 눈빛을 저는 결코 있을 수 없었습니다.”얼 쇼리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웁니다. 빈민들, 마약 중독자들, 거리의 노숙자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겠다는 프로젝트. 공익 재단에 수십, 수백통의 지원 요청 편지를 써 보내지만 답변은 한결 같습니다. “지원 불가! 빈민들에게 인문학이라니, 말도 안됩니다. 직업 교육이라면 몰라도” 얼 쇼리스는 주머니를 직접 털어 일을 시작합니다. 무언가 홀린 사람처럼, 문학, 역사, 미술사 등을 가르칠 교수진을 꾸립니다. 재능기부를 원치 않습니다. 정규 대학 강사 수준의 급여를 보장하며 제대로 가르칠 것을 요청합니다.진짜 문제는 학생을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갖은 고생 끝에 마약 중독자, 매춘부, 노숙자 등 첫 수강생 31명을 모으는 데 성공합니다. 차비가 없는 경우도 많아서 버스 토큰을 제공하기도 하지요. 안타깝게 14명이 첫 해 탈락하지만 나머지 17명은 코스를 거뜬히 이수합니다. “겨우 글만 읽을 줄 알던 학생들과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함께 읽었어요. 소포클레스 비극 ‘안티고네’를 읽을 때는 학생들이 가족과 전통 법도와 국가 법이 충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보다 더 잘 이해하더군요. 교수들이 훨씬 많이 배웠습니다.”14명은 뉴욕 하버드대 정식 대학생이 되었고 2명은 치과의사가 됩니다. 한 여성은 약물중독자 재활센터 상담실장이 되죠. 얼 쇼리스의 목표는 단 하나였습니다. 인문학을 통해 삶을 성찰하는 방법 가르치기. 취업에 성공한 다혈질의 한 남자는 말합니다. “회사 여직원과 말다툼을 했어요. 평소처럼 여자를 벽에다 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그 순간 잠시 멈춰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소크라테스라면 어떻게 했을까?” 어느 작가의 꿈으로 시작한 클레멘트 코스는 이제 민들레 홀씨처럼 아름답게 전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조신영 생각학교ASK 대표
2019-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