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잰더(Benjamin Zander)는 1978년 보스톤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설립한 지휘자입니다. 지금도 현역으로 활약하며 그의 TED 영상은 인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수십 년 지휘자 경험을 바탕으로 통념을 깨는 발상을 합니다. “지휘자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아요. 아름다운 소리는 연주자들이 만드는 거죠. 지휘자의 뜻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연주자의 힘과 열정, 사랑을 끌어내야 합니다.”
단원들에게 종이를 나눠주고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그의 지휘에 대해 평가하고 대안을 요청합니다. 몇 번을 반복하자 비협조적이던 단원들이 조금씩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하고 이 중 좋은 아이디어를 뽑아 연주에 반영합니다. 점차 활발하게 의견이 올라오기 시작하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오케스트라의 분위기가 완전히 능동적으로 바뀝니다. 벤자민 잰더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정한 리더십을 실현은 ‘측정의 세계’에서 ‘가능성의 세계’로 이동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측정의 세계란 서로 경쟁시킨 후 승리자에게 자원을 제공하는 세계입니다. 가능성의 세계란 모든 것이 풍족하기 때문에 경쟁이 필요 없고 원하는 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모험으로 가득한 세계입니다. 리더는 구성원들을 측정의 세계로 몰아 부칠 것이 아니라 가능성의 세계로 인도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잰더는 대학에서 가르칠 때 ‘가능성의 세계’를 적용한 사례를 알려줍니다.
첫 수업 시간에 선포합니다. “학생 여러분 모두에게 한 명도 예외 없이 A학점을 줄 것입니다.” 학생들의 입이 쩍 벌어집니다. 측정의 세계 그 정점에 학교가 있지요. 아이들에게 지식을 나눠 주고 측정해 등급을 나눕니다. 벤자민 잰더는 학생들에게 생애 최초로 ‘가능성의 세계’를 체험하게 합니다. 학생들에게도 종이 한 장씩 나눠줍니다. “모두에게 A학점을 주는 데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편지 한 통을 쓰는 겁니다. 오롯이 내 노력으로 A학점을 받았다고 가정하고 저에게 A학점을 받은 이유를 써 보세요.” 이후 학생들은 학기 중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게 되자 협력하기 시작하고 창조성의 물꼬가 터지기 시작합니다. 평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니 대담하게 사고를 확장시킵니다. 벤자민 잰더의 파격적인 실험은 대 성공으로 결말을 맺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도전이지만,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 내야 할 우리 세대의 중대 과제입니다. 우리 모든 다음 세대들이 측정의 세계가 아닌 가능성의 커다란 우주에서 마음껏 비상하는 날을 꿈꿉니다.
/조신영 생각학교ASK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