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멍구(內蒙古) 마오우쑤 사막 징베이탕은 과거 비옥한 초원이었지만, 무분별한 벌목 때문에 사막으로 변했습니다. 새도 날지 않고, 풀 한 포기 없는 황폐한 죽음의 땅입니다. 여기에 20세 꽃다운 처녀가 시집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죽은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친구 아들이 사는 장베이탕 사막 토굴 앞에 노새에 싣고 온 딸과 짐 한 꾸러미를 내려놓습니다. “이제부터는 여기가 네 집이다”
눈물로 한 달을 지냅니다. 어느 날 멀리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미친 듯 달려갑니다. 왠 여자가 자기를 쫓아오자 겁에 질린 사막 행인은 뛰어 달아나죠.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쏟다가 세숫대야를 가져와 발자국을 덮습니다. 사람이 그리울 때마다 한 번씩 열어보며 마음을 달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생각합니다. 사람을 마냥 그리워할 것이 아니라 이곳을 사람들이 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 사람들이 오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꽃이 피고 나무가 있으면 사람들이 올 것 아닌가?
그날 왕복 19㎞ 사막길을 걸어 묘목 한 그루를 사와서 심습니다. 사막에 물이 있을 리 없습니다. 우물까지 또 걷습니다. 양 어깨에 물통을 지고 하루에 40번씩 우물을 오가면서 물을 길어 옵니다. 정수리에 불을 붙일 것처럼 이글대는 태양 아래 물기 하나 없는 곳, 모래바람이 아무런 징조도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와 금이야 옥이야 업어 심은 나무들을 무차별 습격합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매일 19㎞를 왕복하고 40번씩 물을 길어 나릅니다.
그녀는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우물을 오가는 일을 30년 넘도록 포기하지 않고 반복합니다. 묘목을 사서 심고, 죽은 나무를 뽑는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눈물과 피와 땀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30년의 시간이 흐릅니다. 그녀는 여의도 면적 10배의 크기 땅(1천400만평)을 울창한 숲으로 일궈냅니다. 첫 아이를 사막에 묻었지만, 지금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습니다. 사막의 토굴이었던 신혼 방은 이제 어엿한 숲 속 저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인위쩐(殷玉珍), 제 평생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입니다. 그녀는 책 한 줄 읽을 줄 모르는 문맹입니다. 그러나 이 위대한 사막 여인은 모든 식자들 앞에서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보란 듯이 외칩니다. 멈출 것이냐, 한 걸음 더 내 딛을 것이냐, 갈등하는 우리에게 인위쩐은 빙그레 웃으며 도전합니다. 멈추지 말고 가던 길을 계속 가라 말합니다.
/조신영 생각학교ASK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