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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다시 돌아온 ‘뮤지컬의 계절’

국내 최대 뮤지컬 축제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DIMF)’이 오는 21일 개막한다.이번 축제는 7월8일까지 18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 수성아트피아 등 대구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영국·러시아·스페인·프랑스·태국 등 8개국에서 참여한 23편의 뮤지컬과 다채로운 부대행사로 꾸며진다.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21일부터 30일까지 선보일 개막작은 1985년의 복고 감성에 세련된 연출을 더한 ‘웨딩 싱어’다. 동명의 원작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작품은 영국 오리지널팀 내한공연으로 함께해 쟁쟁한 출연진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록스타를 꿈꾸는 결혼식 축가 전문 가수 ‘로비’ 역은 뮤지컬 ‘고스트’ ‘락 오브 에이지’ 영국 투어에서 활약한 샘 페리데이가,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줄리아’ 역은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에포닌, ‘더티 댄싱’의 엘리자벳 등을 소화한 캐시 컴프턴이 맡았다. 지난해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X-Factor’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조반니 스패노는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줄리아의 약혼자 글렌으로 분한다.한·중 합작으로 완성된 초대형 중국 뮤지컬 ‘청춘’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었을 법한 청춘의 이야기를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풀어낸 작품이다. 중국의 실력있는 창작진과 함께 국내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정재진 영상디자이너, 김미경 기술감독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21~23일 아양아트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다.지난 제12회 딤프 어워즈에서 ‘창작뮤지컬상’과 ‘남우조연상’ 2관왕을 달성한 뮤지컬 ‘블루레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식초청작으로서 딤프 무대에 다시 선다. 21~22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이창희·박유덕·김주호·김려원·한유란·조환지 등이 출연해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딤프의 지원으로 탄생하는 4개의 신작뮤지컬 중 2개의 작품이 개막 첫주에 초연 무대를 올린다. 이웃인 ‘톰’이 쓰러지자 그의 소설을 훔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캐빈’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 ‘톰 아저씨’는 21일부터 23일까지 어울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죽은 아내를 그리워해 그녀와 똑같이 닮은 AI로봇 ‘미나’를 만들어내게 된 주인공 ‘규진’의 스토리를 짜임새 있는 2인극으로 탄생시킨 ‘유앤잇’(YOUIT)은 ‘톰 아저씨’와 같은 기간 문화예술전용극장CT에서 볼 수 있다.제주시 최초의 창작 대형뮤지컬로 제주를 울린 ‘만덕’은 특별공연으로 22~23일 수성아트피아 무대에 오른다. 김덕남 연출·한아름 작가·장소영 작곡가 등의 창작진과 배우 남경주·오소연·허도영 등이 참여해 신분과 성별의 한계를 뛰어넘어 운명에 맞선 개척자 ‘만덕’의 삶을 그려낸다. 이 작품은 현대인에게 고달픈 오늘을 이겨낼 용기와 위로를 전한다.폐막작은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토니상 9개 부문에서 상을 거머쥔 ‘지붕 위의 바이올린’을 러시아어로 공연하는 ‘테비예와 딸들’이다. 7월 5~7일 수성아트피아에 오른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 유대인 마을을 배경으로 전통을 중시하는 아버지와 그 전통에 맞서는 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러시아혁명으로 불안정했던 시대적 상황과 겹쳐진다. 개막작과 달리 고전적이다.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러시아 뮤지컬 특유의 매력을 전해줄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부대행사로는 뮤지컬 ‘웨딩 싱어’의 화려한 무대 뒤를 체험할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가 22~23일 진행된다. 일반인을 위한 ‘열린뮤지컬 특강’은 17일 대구공연예술연습공간에서 ‘세계 4대뮤지컬과 세계 뮤지컬 산업 속 DIMF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이 진행했다.개막일인 21일 오후 8시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는 야외 뮤지컬영화 상영회 ‘뮤지컬이 빛나는 밤에’을 열어 ‘웨딩 싱어’를 상영한다.이날 개막작 ‘웨딩 싱어’ 공연 직후 대구오페라하우스 야외 광장에서는 개막 선언과 축하 리셉션이 펼쳐진다.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주요 인사와 각계각층의 내빈이 참석할 예정이다.야외 뮤지컬 갈라 콘서트인 ‘개막 축하공연’은 22일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개최된다. 딤프가 발굴한 차세대 뮤지컬스타 공연에 이어 박칼린·최재림·마이클 리·김보경·해나 등이 축하무대를 꾸민다. 아울러 ‘번더플로어’ 팀과 ‘투란도트’ 팀 등도 출연한다.배성혁 집행위원장은 “아시아 뮤지컬의 중심 DIMF가 국내·외 많은 뮤지컬 관계자와 팬들의 높은 기대 속에 열세 번째 축제를 시작한다”며 “알차게 준비했으니 축제기간 대구에 오셔서 이 모든 프로그램을 즐겨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제13회 DIMF의 유료공연 티켓은 ‘인터파크티켓’ 온라인 홈페이지와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야외무대 앞에 위치한 DIMF 이벤트티켓 ‘만원의행복’ 특설부스에서 구매 가능하며, ‘대뮤페’를 비롯해 전액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부대행사는 DIMF 공식홈페이지(www.dimf.or.kr )에서 사전 신청을 받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7

영상으로 만나는 낭만주의 발레 ‘지젤’

‘영상으로 만나는 지젤’포스터. /포항문화재단 제공“낭만주의 발레의 명작 ‘지젤’을 영상으로 만나보세요”(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오는 26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오후 2시와 7시 두 차례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영상으로 만나는 예술의전당 우수공연 - 발레 지젤’공연영상을 무료로 상영한다.이번 상영작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30주년을 맞아 지난 2014년 서울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 ‘지젤(Giselle)’을 영상화한 것으로, 현장의 감동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은 1841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도 세계 발레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으로, ‘백조의 호수’와 더불어 탄탄한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낭만 발레임에도 드라마틱 발레라고 불릴 만큼 1막과 2막이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작품으로, 1막에서는 사랑에 빠진 순박하고 발랄한 시골소녀에서 사랑의 배신에 몸부림치며 광란의 여인이 되는 지젤의 모습을, 2막에서는 죽은 영혼이 되어 숭고한 사랑을 지키는 여인의 모습을 아름답고도 비극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여주인공 지젤의 운명적 사랑과 깊은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푸른 달빛 아래 정교하면서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24명 윌리들의 명품 군무는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하다.무용수들의 생생한 표정과 몸짓을 4k 화질의 카메라 등 총 13대의 카메라로 완벽히 담아 영상으로 제작한 이번 영상화사업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온 국민이 함께 보고 즐기며,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까지 보급해 문화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마련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7

부동연 “부산시 양성평등 조례 개정 절대 안돼”

부산동성애대책시민연합(이하 부동연)은 17일 오전 11시30분 부산시청 뒤 주차장에서 동성애 옹호하는 젠더자문관을 신설하려는 ‘부산시 양성평등 기본조례 개정안’ 반대 집회 개최한다.또 다음날인 18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부산시 양성평등 기본조례 개정안’ 반대 집회를 이어간다.부동연은 ‘부산시 양성평등 기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부산시의회에 제출했다.부동연은 이 의견서를 통해 “젠더는 생물학적 성(sex)과는 다르다. 생물학적 성은 사람이 태어나면서 신체에 나타나지만, 사회적 성(젠더)은 생물학적인 성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성을 의미한다.”고 밝혔다.부동연은 “생물학적인 성과 무관한 젠더를 보편화시키면, 결국 제3의 성을 인정하는 결과를 낳게 되며, 남녀 구별조차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젠더자문관 제도는 헌법과 법률의 근본적인 정신에 위배된다고도 했다.부동연은 “헌법 36조에 ‘양성의 평등’이라고 되어 있고, 이 조례의 근거 법률도 양성평등기본법이다. 양성평등기본법 제1조는 입법의 목적으로 ‘양성평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제2조는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참여와 대우를 받고… 실질적 양성평등 사회를 이루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다’고 명시해 두고 있다. 양성평등은 남녀평등을 의미하기에, 젠더와는 전혀 다른 의미”라고 설명했다.부동연은 “한국법제연구원의 영문법령에 따르면, 헌법 제36조의 ‘양성의 평등’을 ‘equality of the sexes’로 번역하고, 헌법재판소도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양성의 평등대우를 명하고 있으므로 남녀의 성을 근거로 하여 차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2001헌가9)라고 판결했다”고 소개했다.이어 “헌법의 양성은 생물학적인 성(sex)을 의미한다. 반면에 젠더는 생물적인 성이 아닌, 후천적으로 결정되는 사회적인 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젠더는 생물학적인 성별과 무관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성을 의미하기에, 남녀 구별을 무너뜨리는 성별 파괴로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젠더자문관은 헌법과 법률의 근본정신을 무너뜨린다고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젠더 개념의 확산은 결국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고도 했다.부동연은 “남녀 성별의 구분이 무너짐으로써, 다양한 성(性) 간의 성관계도 허용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또 “대법원(선고 2008도2222 판결)과 헌법재판소(2016. 7. 28. 선고, 2012헌바258결정)는 ‘동성애 성행위’를 분명하게 음란행위로 명시하고 있다. 국가기관은 ‘동성애 성행위’를 조장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개정안은 동성애 성행위를 인정하는 결과를 낳으므로, 대다수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여 부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부동연 관계자는 “해당 조례안 개정 목적이 성인지적 정책 시행을 지원하고, 성주류화를 지원할 젠더자문관 운영의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서(안 제19조의2)라고 밝히고 있다”며 “여기서 말하는 ‘젠더’는 남녀 이외의 제3의 성을 인정하는 용어로써, 결국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데 사용된다”고 주장했다.이어 “이 개정안은 헌법에 명시된 양성평등과 양성평등기본법의 정신에 어긋난다. 젠더자문관이 양성평등정책을 전담한다면서 실제로는 동성애를 옹호하려는 꼼수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길원평 동성혼 반대 국민연합(동반연) 운영위원장(부산대 교수)은 “부산시의회에서 젠더자문관을 신설하는 관련 조례안을 통과시킨다면 철회할 때까지 부산시민사회단체총연합과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등과 함께 부산시의회 규탄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길 운영위원장은 이어 “해당 의원 낙선운동과 주민소환에 나서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대구·경북 기독교 단체 및 기독 인사들도 “‘부산시 양성평등 기본조례 개정안’ 반대 집회에 동참, 힘을 보태겠다. 최근 구미서 열린 제13회 영호남한마음성시화대회에서 1천200여명의 영호남 성시화지도자들이 동성애법과 성지향법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과 함께 연대 투쟁하겠다. 부산이 뚫리면 전국도 뚫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양성평등 기본조례 개정안을 발의, 지난 14일까지 찬반의견을 접수받은데 이어 18일 오전 10시 위원회를 열어 양성평등 기본조례 개정안을 심사, 처리한다.한편 부산동성애대책시민연합은 부산시민사회단체총연합과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김규동기자kdkim@kbmaeil.com

2019-06-17

한국 대표 독립애니메이션 한자리서 봐요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21∼23일 한국독립애니메이션 기획전 ‘애니타임’을 마련한다. 이번 기획전은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독립애니메이션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이번 기획전에서는 영화상영과 더불어 애니메이션 제작감독을 초청한 관객과의 만남 행사와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제작 체험프로그램 ‘스튜디오 챌린지’, 영화 제작 소품을 공개하는 전시 ‘애니아뜰리에’도 진행한다.‘스튜디오 챌린지’ 체험프로그램은 촬영기를 사용하지 않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기법인 페나키스트스코프를 제작해보는 시간이 준비되며, ‘애니아뜰리에’ 전시는 전승배 감독의 ‘두 소년의 시간’, ‘토요일다세대주택’ 제작에 쓰인 실제 애니메이션 인형과 제작 감독들의 메이킹 스토리를 엿볼 수 있는 전시도 준비된다.상영 프로그램은 단편전 Ⅰ‘잇다’, 단편전 Ⅱ ‘배리어프리전’, 단편전 Ⅲ ‘리틀시네마’, 장편 ‘슈퍼문’ 등 4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으며 옴니버스 형식으로 3~4편씩 한 타임으로 상영된다.애니메이션 기획전 ‘애니타임’의 영화 관람료는 3천500원이며 연령 상관없이 전체관람이 가능하다.상세한 영화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를 참조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6

첼리스트 김호정, 호소력 짙은 독주회

강렬하면서 호소력 짙은 연주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 첼리스트 김호정사진 독주회가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열린다. 국내 최정상급 첼리스트로 인정받는 김호정은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거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짜르테움 국립음대, 독일 쾰른 국립음대를 졸업했다.동아음악콩쿠르, 한국일보 콩쿠르, 인천시향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고, 스위스제네바 국제콩쿠르, 독일 쾰른 호넨 콩쿠르 등 국제 콩쿠르에서도 입상했다.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독일 쾰른 체임버오케스트라 단원을 역임하고, 코리안심포니 수석,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 대행을 지냈고, 현재는 경북대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수성아트피아 2019 상주음악가로 선정돼 독주회와 앙상블, 오케스트라 협연 등 다양한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이번 독주회에서 김호정은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제3번 가장조 Op. 69’, 조지 크럼의 ‘독주 첼로를 위한 소나타’,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제1번 마단조 Op. 38’를 연주한다.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제3번은 불타는 정열과 화려한 악상, 힘차고 충실한 내용으로 베토벤이 작곡한 다섯 개의 첼로 소나타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미국의 현대작곡가인 조지 크럼의 독주 첼로를 위한 소나타는 거칠고도 세련된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드라마틱한 서정이 아름답게 수놓아져있다.쓸쓸한 북유럽의 정취를 담고 있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제1번’은 어둡고 중후한 정서가 감돈다. 서울대 음악대학 교수 주희성이 피아노를 맡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6

그윽한 묵향에 스며든 ‘자유와 생명’

정현식 서예가.독특한 한글 민체 서풍‘솔뫼민체’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중진 서예가 정현식(60)이 서울에서 13번째 개인전을 연다.‘서도예찬(書道禮饌)-예의를 다하여 서예작품 한상 차리다’라는 부제로 오는 20일부터 7월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열릴 전시에서는 ‘임제록(臨濟錄)’16폭 병풍 등 서예작품 40점을 선보인다.정 작가는 16일 “50여 년의 서예공부의 치열한 반성과 새로운 전환을 위해 전시회를 갖게 됐다. 서예 이론과 실기를 기본으로 ‘자유’와 ‘생명’을 화두로 한 수행정신에 입각한 서도작품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이번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전시회에서는 예로부터 참선서 중의 왕이라고 존중받았던 당나라의 선승(禪僧) 임제의현(臨濟義玄)의 어록(語錄) ‘임제록’16폭 병풍을 비롯해 조선시대 함허(涵虛)가 쓴 대승불교 정수를 담은 ‘금강경(金剛經)’의 주석을 모은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와 ‘화엄경’‘법화경’ ‘금강경’ 등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의 사구게(四句偈·경전의 사상을 집약해서 짧은 네 글귀로 읊은 게송),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이 담긴 반야심경 등을 담은 전통·현대 서예작품들을 내건다.출품작들은 한글과 한문 작품의 독특한 호환성과 조화미를 추구하고 있으며 한지 외에도 동판, 스테인레스 등 소재의 다양성도 보이고 있다.문보 김원태 선생으로부터 사사한 정 작가는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포항과 경주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서울, 일본, 포항, 경주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솔뫼민체’와 ‘솔뫼손편지’ ‘광개토대왕비서체’ 등 9가지 독특한 서체를 개발한 정 작가는 전통과 현대 서예작품의 경계를 넘어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그가 이제까지 개발한 서체는 총 2만9천340자(한글 6종 1만4천676자, 한자 3종 1천466자)로 현재 국내 서예가가 개발한 한글·한자 서체 중 최고의 자수를 보유하고 있다.대한민국서예대전 등 여러 서예대회에서 심사위원과 운영위원 등을 맡아왔으며 현재 경주에서 솔뫼정현식서예예술연구소와 갤러리 솔뫼를 운영하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서예작품으로 만나는 노자도덕경’ ‘솔뫼민체’ ‘사자소학’ 등 저서 6권을 발간하기도 했으며 올해의 서체상(2015년), 서예문화상, 삼일문화대상, 경상북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해인사와 선본사(갓바위), 직지사, 태안사, 현덕사, 아산정(고 정주영회장기념관), 포항지방법원, 안국미술관 등 전국 사찰 및 주요 기관의 현판과 주련 글씨를 맡았다.또한 포항 이육사 청포도 시비, 포스텍 박태준 회장 동상, 영주 8·15광복기념탑, 영덕 해파랑공원 등의 금석문 외에도 tvN 시사교양프로그램 ‘어쩌다 어른’, MBC 드라마 ‘여왕의 꽃’ 등 여러 TV 프로그램 제목과 자막의 글씨도 썼다.오는 11월4∼18일에는 경주예술의전당 대전시실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6

뮤지컬로 다시 만나는 가수 김광석

김광석의 명곡을 소재로 한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포스터이 오는 19일과 20일 양일간 효자아트홀에서 공연된다.이 뮤지컬은 포스코가 올해 ‘기업시민 POSCO 문화콘서트’를 기획해 마련한 고품격 문화 공연으로 포항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고(故) 김광석의 노래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2012년 그의 고향인 대구에서 초연한 후 8년째 누적 관객 11만 명이 넘게 관람했다.효자아트홀에선 19일 오후 7시30분, 20일 오후 3시·7시30분 총 3회에 걸쳐 선보인다. 공연은 김광석 노래를 바탕으로 음악을 사랑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사는 이야기를 담았다.공연 제목인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비롯해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사랑했지만’,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김광석의 노래가 라이브 밴드 연주로 함께 공연돼 더욱 깊은 감동을 전한다.한편, 포스크는 올해 ‘기업시민 POSCO 문화콘서트’를 기획해 클래식,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매달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가족의 달에는 어린이 뮤지컬‘무민, 소중한 보물’을 공연해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앞으로도 포스코는 다채로운 문화 공연을 꾸준히 선보여 포항시민들의 다양한 문화 욕구를 해소하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과 공연 활동을 더욱 활성화시키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윤희정기자

2019-06-16

“한국과 세계평화 위해 6월 17일 기도해 달라”

“6월 17일은 ‘국가 기도의 날’로 선포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해,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에 동참해 주십시오.”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준비위원회(대회장 김진표 장로·국회조찬기도회장)는 1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51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를 연다.설교는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하고, 축도는 장종현 목사(백석대학교 총장)가 한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도 참석한다.이후 10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한반도 복음적 평화통일 청년기도회’가 진행되고,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하루 전인 16일 오후 5시30분부터는 해외 귀빈 환영만찬 및 감사예배와 세계평화음악회가 신길동 신길교회에서 이어진다.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준비위원회는 최근 국가조찬기도회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공동기도문을 배포했다.공동기도문에는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한민족을 세우시고 평화를 사랑하고 자유를 지키게 하심과 이 민족의 수난의 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이 민족을 지켜주시고 오늘의 발전과 번영을 이루게 하심과 한국교회를 성장케 하셔서 세계선교 사명을 감당케 하심을 감사하는 내용을 담았다.또 “첫 사랑을 잃어가는 한국교회가 회개하여 주님 앞에, 민족 앞에, 역사 앞에, 세계 앞에 일어나 빛을 발하게 하소서, 민족통일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하나님의 정한 때에 온전하게 이뤄주소서, 국가와 교회의 지도자들이 늘 깨어있게 하시고 밝은 미래를 창조해갈 지혜와 명철을 주소서”라는 내용도 실었다.김진표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대회장(장로)은 “한국의 모든 크리스천들과 해외 172개 국가에서 살고 있는 한일 크리스천들은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원하며 6월 17일을 ‘대한민국 국가기도의 날’로 선포한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국가와 민족, 세계 선교와 평화를 위한 ‘공동기도문’을 보면서 함께 기도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두상달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준비위원장(장로)도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하지 않는 한 민족보도 강하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라가 되게 하실 것을 믿는다”고 했다.한편 해마다 3월에 개최해 온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는 장소 등의 문제로 올해는 6월 개최된다.또 한편 대한민국은 하나님을 믿는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1919년 4월 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특히 대한민국 임시헌장에는 ‘신(하나님)의 의사에 따라 건국했다’고 명시했고, 제헌국회는 1948년 5월 31일 이윤영 의원(목사)의 기도로 문을 열었다.다음은 공동기도문이다.제51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공동기도문천지의 창조주이시며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영광과 존귀와 찬양을 드립니다.아시아의 동북 이 한반도에 우리 한민족을 세우시고평화를 사랑하고 자유를 지키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이 민족의 수난의 역사 그 질곡 속에서도사랑과 은혜로 이 민족을 지켜주시고오늘의 발전과 번영을 이루게 하셨습니다.아름다운 미래를 보여주시고 무한한 가능성을 주셨습니다.우리 민족에게 복음을 주시고 한국교회를 성장케 하셔서세계선교 사명을 감당케 하심을 감사드립니다.처음 사랑을 잃어가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회개하여주님 앞에, 민족 앞에, 역사 앞에, 그리고 세계 앞에일어나 빛을 발하게 하소서.만유를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우리 민족이 소망하는 민족통일도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하나님의 정한 때에온전하게 이루어주시리라 믿습니다.오롯이 우리는 주님의 나라와 주님의 의를 먼저 사모하며서로가 신뢰하며 화해와 사랑으로 하나가 되게 하소서.국가와 교회의 지도자들이 늘 깨어있게 하시고밝은 미래를 창조해갈 지혜와 명철을 주소서.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선진화를 이루고가정들이 바른 가치관 위에서 행복을 나누게 하소서.오늘의 젊은이들에게 바른 꿈을 주시고서로가 한 마음 한 뜻을 안고더불어 나아갈 새 길을 열어 주소서.진리 앞에 겸허하게 하시고 진리로 거룩하게 하소서.오직 우리나라와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경륜 안에서정의가 물 같이 흐르게 하시고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하소서.하나님의 선하심과 신실하심이유일하고 영원함을 찬양합니다.평화의 왕이신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2019-06-15

오늘 당신에게 대한민국이란 무엇입니까?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가 있은 이후 수천 년에 걸쳐서 되풀이되어 온 질문. 그 탐험의 길을 나서야 하는 게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작가의 말’ 전문‘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선 굵은 대하소설로 현대사의 아픔을 짚어 온 소설가 조정래(76)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전3권)을 펴냈다.장편소설 ‘정글만리’(전3권)와 ‘풀꽃도 꽃이다’(전2권)를 3년 간격으로 발표한 작가가 어김없이 3년 만에 발표하는 이 작품은 지독한 영극화 현실 속에 국가의 역할을 묻는다.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수천 년에 거쳐 하나의 거대한 집단, 즉 국가에 소속돼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되물었을 법한 질문인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이고도 치열한 질문에 대한 뜨거운 응답을 던진다. 국가의 정체를 밝히고자 한 동서양의 연구서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국가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고자 했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직접 만나 심층적으로 취재함으로써 21세기 국가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다각도로 조명하고자 했다.소설은 21세기 현재 대한민국에서 자본과 권력에 휘말려 욕망을 키워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월급 통장에 매달 ‘0원’을 찍으며 사건 취재에 고군분투하는 기자의 노력,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동료들이 낙엽 떨어지듯 일자리를 잃자 자신이 낳은 두 아이의 눈빛까지 무서워졌다는 만년 시간강사의 고뇌가 술회되는 동시에, 비자금 장부의 행방을 추적하는 재벌 그룹 구성원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그려진다.‘개천에서 승천한 용’인 서울대 출신 수재는 재벌가 사위로 발탁된 후 온몸을 다 바쳐 신분 상승을 꿈꾸지만, 결국 죽어도 진골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비자금 장부를 훔쳐 잠적하고, 재벌의 유화정책으로 굳게 입 닫은 언론에 좌절한 기자와 그를 회유하기 위한 재벌 정보원의 전방위적 시도가 긴박하게 연출된다. 눈앞의 이익을 챙기기에 혈안인 국회의원과 사업가, 변호사 등의 아귀다툼은 치열하기만 하다.작가는 수십 명에 달하는 등장인물들에게 생생한 캐릭터를 부여해 정경유착의 실태와 비정규직 문제, 급격한 사회 양극화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드러낸다. “입법·사법·행정이라는 국가권력에 재벌·언론이라는 사회 권력이 야합해 온갖 비리를 조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작가는 불법 비자금, 전관예우 문제 등 관행처럼 벌어지고 있는 권력 범죄의 실태를 소설로 형상화함으로써 상위 10퍼센트가 전체 국민 소득의 절반을 독식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유지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한다.국권상실, 동족상잔, 군부독재의 뼈아픈 역사를 건너온 국민의 애환을 소설에 담아내며 그동안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반드시 피어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조정래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도 한 걸음 내디딜 변화의 길을 그려냈다.나와 내 이웃을 위한 작은 실천만이 거대 권력의 독재를 막을 수 있으며, 우리 모두 함께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머지않은 때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믿음은 작가가 오늘도 원고지 앞에서 당당할 수 있게 해주는 밑거름이다. 자본과 권력에 빼앗긴 국민으로서의 권한을 찾는 일이 의외로 간단하고 쉬운 일임을 일깨워주는‘천년의 질문’은, 무거운 현실에서도 국민 스스로 깨어나야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국민 깨우기의 자명종이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3

울진 응봉산에서 제주 한라산까지… 백대 명산 묵언 수행기

‘백폭 진경 산수화속 주인공되다(상·하·정음서원)’는 저자 장종표(패션캠프 대표이사)씨가 산림청 선정 백대명산을 묵언수행하면서 느낀 소회와 감동을 엮은 여행에세이다.장씨는 2016년 9월 20일부터 2018년 12월 1일까지 2년 2개월 간 주로 혼자 묵언수행하며 울진·삼척의 응봉산에서 제주도의 한라산까지 산림청 선정 백대명산을 모두 둘러 보고 그 발걸음 하나하나에 아로새긴 감동과 느낌을 기록하고 책으로 엮었다.저자는 체력이 좋은 사람은 아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체력을 보통 평균보다 한참 모자라게 평가한다. 체력의 약점뿐만 아니라 저자는 또한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업의 부진과 좌절, 가까운 친지의 죽음과 슬픔, 권력과 사회의 거대한 힘 앞에서 느끼는 분노와 소외감 등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한 인생살이의 애환을 저자는 산과 더불어 묵언수행하며 고독이 주는 성찰과 사유를 통해 자연적 사회적으로 지구와 사회에 매달려 살 수밖에 없는 개인의 운명에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유와 삶의 의욕을 발견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감상과 아울러 산에 대한 거리와 소요시간 등 다양한 산행정보와 산의 특성, 산의 매력, 관련된 이야기와 시문학, 꽃과 나무의 이름 등도 꾸밈없는 필체로 보여주고 있어 인간미가 물씬 담겨 다가온다.책은 저자가 백대명산을 묵언수행한 날짜를 기준으로 춘하추동 4계로 나누고 이를 다시 초춘, 만춘, 초하, 만하, 초추, 만추, 초동, 만동, 8계절로 세분해 아름답고 신비스런 ‘사시팔경도(四時八景圖)’를 연상할 수 있도록 편집했다.책에서는 저자가 산행에서 만나는 작은 경험, 사소한 사건 등을 담백하게 자신의 경험처럼 만날 수 있으며, 저자의 여유로운 태도와 함께 공감하게 된다.가령 소요산 산행 이야기에서는 저자가 안내판에서 인용한 김시습과 보우선사, 이성계의 시를 읽으면서 잠시 고된 산행을 멈추고 쉬게 된다. 천마산에서는 고려 말 이성계가 “매우 높아 푸른 하늘에 홀笏이 꽂힌 것 같아, 손이 석 자만 더 길었으면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고 했다는 인용을 보면서 독자들은 저절로 하늘에 손을 뻗게 된다.산행 중간 중간마다 마치 고속도로의 휴게소를 운영하듯이 수많은 시문을 소개한다. 운악산에서는 정상석 뒷면에 새겨진 이항복의‘현등사’를 소개하고, 축령산 남이바위에서는 남이장군의 호기 넘치는 “사나이 스무 살에 나라를 태평하게 못 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칭하겠는가.”를, 장성의 백암산에서는 조선 중기의 유학자 김인후의 시를 소개한다. 강천산 옥호봉에서는 소나무의 샛노란 송홧가루와 박목월의 ‘윤사월’을 연결해줘 색다른 감흥을 전해준다.칠갑산에서 “콩밭 매는 아낙네”를, 덕숭산(수덕산)에서‘수덕사의 여승’이라는 유행가를 언급하는 글에서는 저자의 소박함과 진실됨 앞에서 우리 자신의 자화상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이밖에도 꽃이 핀 적상산의 나무, 응봉산에서 역ㄱ자로 자라는 기이한 소나무, 도락산의 기이한 소나무가 담백하게 찍혀있고, 미세먼지가 끼어 제대로 보이지 않는 풍경, 정상석 가까이에 바글거리는 인간군상의 풍경, 이런 사진을 찍은 필자의 ‘투박한 모습’도 걸러지지 않고 솔직하게 담겨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홍성광 문학박사는 “이 책에는 좋은 경치가 함께 수록돼 있어 직접 산을 오르지 않고도 눈요기로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소위 와유(臥遊)라고 하던가. 집에서 자리에 누워 TV로 명승지를 구경하듯이 백대명산을 눈으로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책”이라고 평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3

150년 전 마르크스 논리로 국가 운영KTX 시대에 무궁화 타고 가고 있어

올해 백수(白壽·100세)를 맞이한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인 김형석사진 연세대 명예교수가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가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13일 김 명예교수는 포항제일교회와 포항CBS가 이날 포항제일교회에서 공동 개최한 ‘김형석 교수 초청 북콘서트’에서 “지금 정치를 맡고 있는 옛 운동권 학생들은 150년 전 마르크스의 경제사상과 이론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건 마치 KTX시대에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을 가고 있는 모습과 같다”면서 “우리 운동권 출신 학생들은 세상이 경제가 달라지고 다 국제적으로 변했는데 이렇게 과거로 돌아가려 하니 걱정”이라고 말했다.김 명예교수는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무대에서 경제가 움직이니, 우리가 대통령에게 원하는 것은 국내에서 보지 말고 세계 경제 속에서 보고, 우리 정부가 좀 바꿔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또 “3·1 운동 이전 우리 민족들은 나와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나라를 잃은 이후에는 나라와 국가, 민족을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이 큰 변화”라며 “우리 개인은 사회, 나라와 공존하고 내가 하는 일과 대한민국의 장래를 함께 생각하지 못해 우리가 후진국이 되는 것”이라며 국가관과 민족관을 가지며 살기를 당부했다.김 명예교수는 ‘백년을 살아보니’주제의 이날 강연에서 ‘100세 시대’를 맞는 현대인에게 삶의 가치와 행복·종교의 의미 등 삶의 지혜도 전해줬다. 김 교수는 중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느낀 일본 사람들의 부지런한 삶의 가르침을 전해줬다. 게으른 민족은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독립이 먼저가 아니라 교육이 먼저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공부하는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공부는 내가 정신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뭐든지 배우고 공부하고 독서해야 성숙된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고 문화를 이끌 수 있다”고 권했다.김 교수는 또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자신에게 그것을 물어볼 때 그때가 인생의 출발”이라며 “만일 우리 가운데 한 번도 이같은 문제를 생각하고 자문해 보지 못했다면 자기발견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나이와 상관없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3

“숨어있는 사찰 음식 고수를 찾습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경 스님)은 사찰음식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대중화할 수 있는 래시피를 발굴하고 보급하기 위한 ‘제3회 한국사찰음식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경연대회는 학인 스님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6 10일부터 7월12일까지 1달동안 참가신청서와 작품조리법, 작품사진 등을 첨부한 예선 참가신청을 받은 뒤 서류심사를 통해 본선진출자를 7월29일 발표한다. 본선은 학인 스님 부문이 8월22일, 일반 부문이 8월23일 서울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펼쳐진다.사미, 사미니 학인(2인 1조)을 대상으로 한 학인스님부는 ‘이야기가 있음 사찰음식’을 주제로 사찰 혹은 은사에게 전수받거나 전해들은 것으로, 보전 가치가 있는 사찰음식 메뉴 3개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선보이면 된다. 일반부는 고교생 이상 일반인(2인 1조)을 대상으로 하며‘다가가기 쉬운 맛있는 사찰음식’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이 쉽고 친근하게 여길 수 있는 사찰음식 3가지를 조리하면 된다. 어린이나 어르신,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사찰음식 등이 한 예다.이번 대회는 사찰음식의 조리 원칙에 따라 오신채(파·마늘·부추·달래·흥거-양파)와 동물성 식품,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학인스님부와 일반부 대상 수상자에게는 조계종 총무원장상과 상금 150만원이 수여된다. 또한 학인스님부 최우수상 4팀에는 교육원장상·포교원장상과 상금 100만원, 우수상 3팀에는 문화사업단장상과 상금 70만원이 주어진다. 일반부도 서울시장상·한식진흥원이사장상·문화사업단장상과 상금이 수여된다.시상식은 8월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9-06-12

포항 기독교계, 여름행사 다채롭고 풍성

포항지역 교회와 기독교단체들이 6월 들어 선교세미나와 심령부흥성회, 찬양집회, 북 콘서트, 교사사명대회, 탈북민 사랑 통일 일일찻집 등 다채롭고 풍성한 여름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박영호)는 13일 오전 10시 교회 본당에서‘포항시민과 함께하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초청 북 콘서트’를 진행한다.올해 100세가 된 김 교수는 특강을 통해 백년을 살아오면서 느낀 행복, 결혼과 가정, 우정과 종교, 돈과 성공, 명예, 그리고 노년의 삶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다.주요 저서는 ‘백년을 살아보니’, ‘영원과 사랑의 대화’, ‘행복예습’,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하여’ 등이 있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 철학계 1세대 교육자이자 수필가로 잘 알려져 있다.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포항남노회 중고등부연합회는 15일 오전 9시 30분 포항중앙교회 선교센터 3층에서 ‘2019 교사 사명대회’를 연다.강사는 고은식 목사(유스코스타 강사), 양범주 목사(리바이벌 센터 대표) 등 2명이 나선다.청소년 사역자 고은식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육학과 장로회신학대학원 목회학(M.Div)을 전공했으며, 대치동교회 교육목사를 역임한 뒤 현재 유스코스타 강사, 브리지임팩트 사역원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는 ‘교사트레이닝’이 있다.양범주 목사는 경북대학교 조경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행복카페교회 담임목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각 학교를 돌며 레크리에이션과 함께하는 비행예방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포항주찬양교회(담임목사 이사랑)는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포항장성교회 1층 비전센터 혜나루카페에서 ‘제2회 탈북민 사랑 통일 일일찻집’을 운영한다.탈북민 예술공연과 북한음식 등이 준비돼 있다.공연은 오전 11시, 오후 2시 30분, 5시 3회 진행되며, 메뉴는 콩짝떡, 쑥개떡, 두부밥, 통일약과, 커피, 레몬차, 오미자차, 오렌지쥬스 등이 마련돼 있다.수익금은 5쌍의 탈북민 결혼식 비용과 북한지하교회 교인들의 후원금으로 사용한다.포항동부교회(담임목사 김영걸)는 16일 오후 7시 교회 본당에서 전태식 목사(다윗과 요나단) 초청 찬양집회를 진행한다. 전 목사는 히트곡과 간증을 들려준다.대표곡은‘당신은 하나님의 사람’, ‘해같이 빛나리’, ‘주님이여 이 손을’, ‘주님 손잡고 일어서 세요’, ‘주를 찬양’, ‘내가 어둠 속에서’, ‘난 예수가 좋다오’ 등이 있다.이 교회는 지난 10일 오후 7시 교회 본당에서 ‘지금도 일하시는 하나님’을 주제로 심령부흥성회를 개최했다.심령부흥성회는 12일까지 오전 5시, 오후 7시 하루 2회씩 모두 5회 이어졌다.말씀은 주성민 목사(파주 세계로금란교회)가 전했다.주성민 목사는 신앙에 대한 도전과 결단을 위한 기도와 전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포항남노회(노회장 이석수) 남북한선교 통일위원회는 9일 오후 7시 30분 포항엘림교회에서 ‘정진호 교수 초청 남북한 선교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정 교수는 ‘3·1운동 100주년에 바라본 통일 코리아와 하나님의 경륜’을 주제로 특강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2

포항제일교회, 16일 양은순 총장 초청 특강

포항제일교회는 16일 오후 2시 교회 고등부실에서 양은순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히즈대학교 총장을 강사로 초청해 ‘균형 있는 삶과 행복으로 초대-관계회복과 건강한 가정 세우기’를 주제로 특강을 한다.양 총장은 특강을 통해 모두가 원하는 행복이지만 누구나 누릴 수 없는 비밀을 푸는 열쇠를 찾을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양 총장은 자녀의 인성교육과 부모와의 관계 등을 들려준다.그는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고 빨리 결혼하려는 사람일수록 결혼을 뒤로 미룰 것, 부모와의 관계를 해결하고 결혼해야 할 것, 부모의 삶에 대해 비판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난해선 안 될 것, 우리는 자녀일 뿐이며 효도하고 잘 섬겨야 할 것”을 강조한다.또 “부모는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과 하나님의 피조물로 바라보며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도 전한다.그는 “자녀에게 풍족한 삶을 제공하는 것만이 부모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며 “부모는 자녀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 자녀에게 사랑을 주는 기술 등을 배워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자녀와 함께하는 대화시간을 꼭 마련해야 한다는 것”도 들려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2

내달 24일 웰메이드 창작극 ‘궁전의 여인들’ 공연

(재)경주문화재단이 경주예술의전당 대표 레퍼토리사업인 ‘2시의 콘서트’의 올해 두 번째 시리즈로 웰메이드(well­made) 창작극 ‘궁전의 여인들’을 준비했다. 경주문화재단은 다음달 24일 오후 2시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공연하는 창작극 ‘궁전의 여인들’의 개최를 앞두고 오는 14일 오전 10시 경주예술의전당, 티켓링크, 네이버에서 티켓 예매를 진행한다고 알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연극‘궁전의 여인들’은 지난해 ‘제18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에서 3관왕(단체 금상, 여자연기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제6회 서울연극인대상’ 에서 2관왕(무대디자인상, 연기상)을 수상해 평단과 관객 모두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1999년 서울의 한 변두리 음악다방인‘궁전다방’을 배경으로 그 곳에서 일하는 여인들과 손님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다방’이라는 공간과 다방문화, 음악, 아날로그적 분위기는 약 20년 전 그 시절을 살아낸 세대에게는 진한 향수를. 이를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2시의 콘서트’는 경주예술의전당의 대표 레퍼토리 사업으로 다양한 장르의 고품격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시민들이 보다 편하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티켓 가격을 진입장벽이 낮은 5천원으로 책정, 저녁과 주말 공연 관람이 어려운 관객층 중심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1

제 19회 경북서예전람회 입상작 전시회 대상 ‘매천선생 시’·초대작가作 등 397점

(사)한국서가협회 경상북도지회(지회장 강희룡)가 주최하고 경상북도서예전람회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제19회 경상북도서예전람회 입상작·초대작가 작품 전시회’가 오는 15∼19일 포항문화예술회관 1,2층 전관에서 열린다.한국서가협회 경상북도지회는 지난 2001년부터 서예, 문인화, 캘리그라피의 참신한 인재발굴과 문화정신계승을 위해 매년 전국단위 서예공모전을 개최해 오고 있다.올해 대회는 한글, 한문, 문인화, 캘리그라피 등 서예 4개 부문에서 치러져 대상과 최우수상 각 1개 작품을 비롯해 입상작 306점이 선정됐다.대상은 서예 부문에 출품한 채현식(72·문경)씨의 해서작품 ‘매천선생 시’가 차지했다. 한국서가협회 이사장상에는 박태경(안동)씨가, 우수상에는 여은지, 김정기, 오용수씨가 뽑혔다. 또 특선에는 김미련씨를 포함해 43명이, 입선에는 김원희씨를 포함해 252명이 최종 확정돼 총 322명이 입상했다. 이밖에 최고령자 오상달(87)·윤백희(87)씨는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초대작가상은 류종면(안동), 정경수(포항)씨가 선정됐다.이번 전시회에는 경상북도서예전람회 한글, 한문, 문인화, 캘리그라피 각 분야 입상작과 경상북도서예전람회 초대작가 작품 외에도 경상북도서예전람회 초대작가 91명의 작품 91점 등 397점이 선보인다.특히 예서 ‘채근담 구’를 출품하는 강희룡 한국서가협회 경상북도지회장과 예서 ‘탄금장소’의 김호식, 문인화 ‘청풍명월’의 이홍화씨 등 역량 있는 서예가들의 고매한 정신을 만날 수 있다. 개막식은 15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1

‘베토벤 인 포항Ⅱ’ 베토벤에 빠지다

포항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임헌정악성(樂聖) 베토벤의 음악을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임헌정과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만나는 ‘베토벤 인 포항’ 두 번째 연주회가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서 펼쳐진다.포항시립교향악단 제168회 정기연주회이자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취임 후 세 번째 지휘봉을 잡는 무대로 한국 피아노계 미래로 주목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효주가 협연한다.이효주(34)는 미국 신시내티 국제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 아시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그랑프리 수상 등 주요 국제콩쿠르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2010년 가장 저명한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중 하나로 꼽히는 제네바 국제콩쿠르에서 준우승 및 청중상, 그리고 특별상을 받아 한국 차세대 피아니스트 면모를 세계에 입증했다.이번 공연은 베토벤 인 포항 시리즈 두번째 공연인만큼 베토벤 곡으로 채워진다.피아니스트 이효주첫 곡은 베토벤‘피아노 협주곡 제1번’으로 시작한다. 이 곡은 고전주의 시대의 협주곡에서는 보기 드문 큰 편성(클라리넷, 플루트, 오보에, 호른, 바순, 트럼펫 각 2)으로 교향곡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베토벤은 이 곡에 ‘대 협주곡’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러한 시도가 가능했던 이유는 관현악을 상대로 맞서야 할 피아노의 연주법에 대해 베토벤은 이미 연주자이자 작곡자로서 능숙했기 때문이다. 협주풍의 소나타 형식으로 엄격함이 느껴지는 제1악장과 부드럽고 따뜻한 피아노 선율을 자랑하는 제2악장, 그리고 긴장감이 느껴지는 제3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고전 협주곡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베토벤의 개성이 잘 살아있다. 베토벤 자신이 직접 연주하고자 작곡했으며, 특히 새로운 피아노 서법에 대한 그의 창의적인 시도가 돋보인다.휴식 시간 후에는 춤과 축제를 연상시키는 에너지와 다이내믹한 리듬이 돋보이는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이 펼쳐진다.총 4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베토벤이 구축해 온 ‘장대한 스타일’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작품으로 시종일관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리듬으로 가득 차 있다. 낭만적인 열정과 서정성을 겸비한 웅장한 교향곡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9-06-11

포항 시민연극단 첫 정기공연 ‘희망극장’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의 시민연극단체 시민연극단의 올해 첫 정기공연이 오는 15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 무대에 오른다. 시민연극단은 포항문화재단이 지난 3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시민 연극배우들이 4개월 여 동안 매주 연습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발표회로 연극 ‘희망극장’을 공연한다.‘희망극장’은 굿네이버스의 나눔 프로그램 ‘희망편지’의 콘텐츠 중 2018년 주인공인 ‘우간다 소년 사이먼’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한국에 사는 주인공과 우간다에 사는 사이먼의 닮은 듯 다른 두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뤄지며, 아버지를 여의고, 꿈이 같은 두 아이(주인공, 사이먼)는 삶의 환경은 다르지만 아픔을 딛고 꿈을 향해 노력하는 마음은 같다. 한국에 사는 주인공은 자신과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우간다의 사이먼에게 희망편지를 쓰게 되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결국 꿈을 이뤄 만나게 된다는 내용이다.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지정좌석제로 선착순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이다. 관람료 대신 음식물을 제외한 생필품을 기부 받아 공연 종료 후 사회복지시설 등 나눔 행사를 진행한다. 공연시작 전인 오후 6시부터 6시50분까지 포항시청 대잠홀 로비에서는 굿네이버스의 나눔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관람 신청은 14일까지 포항문화재단 공연전시팀 전화(289-7910)를 통해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1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그대로’ 박생광 회고전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진채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박생광(1904∼1985). 그는 한국 역사상 가장 한국적인 그림을 창조한 거장으로 그가 선보인 강렬한 색채의 그림은 박생광에게 새로운 한국화를 수립한 화가라는 명성을 안겼다. 그는 전통 채색화법인‘진채기법’을 이용해 토속적 주제인 무속과 불교, 명성황후 등 한국인의 심층적 세계관을 표현해 한국 채색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대구미술관이 한국 색채미술의 거장 고(故) 박생광 작가의 삶과 작업세계를 되돌아보는 ‘거장(巨匠) 박생광’전을 오는 10월 20일까지 2, 3전시실에서 연다.경남 진주 출생의 박생광은 21∼41세 일본유학, 71∼74세 2차 도일 등을 통해 일본과 한국이라는 두 나라 사이에서 문화의 이념적 갈등을 통해 ‘한국적 회화’를 정립시킨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박생광 회화의 초기는 일본 유학의 영향으로 일본 화풍의 영향을 받았지만, 해방 후 한국화단의 무조건적인 채색에 대한 배척과 왜색화가라는 비난을 계기로 우리 전통문화에서 자신의 미술세계를 이루고자 투철한 예술 의지와 실험 정신으로 작업을 추구했다. 특히 1980년대 초반, 민화, 불화, 무속화 등에서 발견한 전통적 이미지를 화폭에 담았다. 오방색을 사용한 강렬한 색채와 수묵, 채색을 혼합한 독창적 기법으로 한국 화단에 새로운 바람과 충격을 불러일으킨 박생광은 생애 말 걸작을 쏟아내며 한국 채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그의 작업세계는 크게 유학 시기, 모색 시기, 실험 시기, 독창적 화풍 정립 시기로 나눈다. 이번 전시는 독창적인 화풍을 찾기 위해 분투하며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시기에서부터 ‘그대로 화풍’ 전개시기까지 총 162점을 통해 작업 전개 과정을 한눈에 살펴본다.‘그대로’는 박생광의 순 한국식 호이며, 인생 그대로, 자연 그대로, 예술 그대로라는 본연의 삶을 체험하고자 하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그대로 화풍은 박생광만의 독자적인 채색화풍을 일컫는다.특히 평소 잘 공개되지 않았던 드로잉을 다수 전시해 작가의 탐구정신과 조형 감각을 엿볼 수 있도록 연출했다. 또한 생전 에피소드, 작품세계 등을 담은 미술계 인터뷰 영상도 상영해 박생광의 작업세계를 폭넓게 이해하도록 돕는다.전시구성은 작가가 집중해서 그렸던 소재와 주제별로 변화 과정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토속적인 한국성과 무속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작업을 재조명하고, 작가가 정립하고자했던 한국 정체성이 담긴 회화가 무엇인지 고찰한다.2전시장 1섹션 ‘민화에서 찾은 소재’에서는 자연 속 소재인 동물, 꽃, 식물을 그린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섹션 ‘꽃과 여인, 민족성’은 그가 주로 그렸던 모란(1981), 이브2(1977), 단군(1970년대) 을 포함해 꽃과 여인, 민속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민족성의 연구’ 주제를 담은 3섹션에서는 ‘청담대사(1980년대)’, ‘토함산 해돋이(1980년대)’ 등 불교, 민속적 소재인 탈, 한국 전통적 소재들을 주제로 한 작품과 피리 부는 노인이라는 뜻의 ‘노적도(1985)’ 를 전시한다.‘노적도’는 후두암 선고를 받고 생애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이다. 미완성으로 끝난 작품 속 노인은 박생광 자신이다. 투병 중에도 대작의 역사 인물화를 그린 작가는 삶의 모든 한을 내려놓겠다는 의미로 작품 속에 자신을 해학적으로 담아냈다.4섹션 ‘무속성에서 민족성 찾기’에서는 박생광의 1980년대 대표 작업인 무속 시리즈 중 13점을 소개한다. 작가는 기층민의 삶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무속신앙에 집중하여 굿, 무당, 부적 등의 요소를 화면에 담았다. 이 시리즈를 통해 ‘그랑 팔레 르 살롱-85’에 초대되는 등 ‘게르니카’를 완성한 피카소에 비견되며 국제적으로 큰 조명을 받았다.박생광 /대구미술관 제공‘풍경과 드로잉’을 주제로 한 3전시장에서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그린 풍경과 유물, 새, 동물, 풍경을 소재로 한 드로잉을 대거 전시하여 작가의 화풍 변화를 느껴볼 수 있다.전시를 기획한 김혜진 학예연구사는 “박생광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있어 의미 있게 재해석 되어야만 하는 작가”라며 “전시와 더불어 대구오페라하우스와의 렉처 콘서트(7월 6일 오후 3시 대구미술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의 삶과 작업세계를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관람료 성인 1천원, 어린이 청소년 700원./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10

조성진&BFO 클래식 선율, 달구벌 여름밤 수놓는다

동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udapest Festival Orchestra·이하 BFO)가 대구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창립자이자 음악감독인 지휘자 이반 피셔, ‘한국 대표 피아노 슈퍼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25)과 함께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로 여름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내한은 BFO만의 유연한 분위기와 날카로운 해석의 이반 피셔에 더해 노래하는 듯한 음색이 돋보이는 슈퍼스타 조성진이 만나 어떠한 음악을 만들어낼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그라모폰 선정 세계 오케스트라 9위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해온 BFO는 끊임없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도전적 행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3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반피셔의 지휘봉 아래서 호연을 보여왔으며, 탄탄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세계 일류 악단으로 성장해 왔다. 완벽한 합주력, 창의적인 무대, 그리고 뚜렷한 음색을 인정받아 두 차례의 그라모폰상 수상과 더불어 클래식 음악 부문 오스카상, 그리고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명예 지휘자이기도 한 이반 피셔는 10년 이상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하고 있으며, 암스테르담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는 매년 2주동안 호흡을 맞추고 있다. 또한, 뉴욕 필하모닉과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같은 미국 대표 오케스트라에서는 객원 지휘자로 자주 지휘대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 DC에 있는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로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음반들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을 휩쓸었다.이날 공연에서는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서곡과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을 연주해 BFO가 독보적으로 자랑하는 세련된 해석으로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다장조 Op.15’를 협연한다.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서곡은 멘델스존이 셰익스피어의 동명의 희극에서 영감을 얻어 17세에 완성한 곡으로 숲 속 요정의 실수로 얽혀버린 등장인물들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다. 요정의 날갯짓처럼 가벼운 음색의 바이올린 연주와 당나귀 울음소리를 흉내 낸 금관악기 울림 등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표현한다.이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클래식계의 젊은 거장’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한다. 조성진은 5년에 한 번 열려서 권위가 남다른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지난 2015년 한국인으로 처음 1위를 차지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신중하면서 시적이고, 확고하지만 부드러운 연주로 세계적인 연주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탁월한 음악적 균형감으로 리트 연주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6년 1월,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고 그해 11월, 자난드레아 노세다와 런던 심포니가 함께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4개의 발라드’로 이뤄진 첫 번째 앨범을 발매했다. 2017년 11월에는 드뷔시 독주곡으로 이뤄진 두 번째 음반을 발매했는데, 이 두 음반 모두 전세계의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와 야니크 네제 세갱과 함께 협연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라단조’와 소나타가 수록된 앨범을 발매했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마지막은 ‘독일 음악의 정수라 불리는 브람스의‘교향곡 제1번’이 장식한다. 특유의 두터운 화성적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교향곡 제1번은 완성하기까지 무려 21년의 세월이 걸린 공들인 명작이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결합이 이색적인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협주곡은 강한 힘과 우아한 필치가 인상적인 곡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09

가족이 함께 즐기는 그림자극 ‘더 쉐도우’

“환상의 그림자극 만나세요”(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오는 15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림자극‘더 쉐도우’사진를 개최한다. 흔히 그림자극은 누구나 어릴적 한번쯤 해봤을 그림자 놀이에 스토리를 접목킨 예술장르로 촛불이나 등잔불 가까이에서 손을 움직여 벽이나 창문에 여러 모양의 그림자가 나타나도록 하지만 이번 그림자극 ‘더 쉐도우’는 손 뿐아니라 몸도 움직여 이야기를 전하는 국내 최초의 공연이다. 신체의 아름다움과 빛이 접목된 환상적인 그림자 아트 뿐만 아니라 노래와 춤, 아크로바틱 등 신체를 활용한 다양한 장르의 퍼포먼스, 섬세하고 탄탄한 스토리가 융합돼 온 가족이 함께 보고 공감할 수 있는 풍성한 볼거리가 특징이다. 기존의 캐릭터 공연과는 달리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들과 다양한 그림자 모양을 함께 배우고 만드는 과정은 참여 어린이들의 사고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핸드폰 오락에 빠져 엄마의 걱정은 뒤로 한 채 세상은 재미없는 것 투성이라며 불만이 가득한 재혁은 어느 날 엄마와 그림자놀이를 하던 중 그림자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재혁은 프라나 왕국의 공주인 아리나를 만나게 되고, 파오스에게 빼앗긴 생명의 구슬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용기가 없다고 거절을 하던 재혁은 아리나에게서 용기를 얻어 생명의 구슬을 찾아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데…. 처음엔 두렵고, 어렵게 느껴졌지만 구슬을 찾아 이곳저곳을 누비고 새로운 체험을 하는 동안 점차 자신감과 가능성을 키워가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과 마음이 쑥쑥 성장한다. 재혁은 드디어 그동안 얻은 용기와 도전의 정신으로 파오스와의 결투에서 승리를 해 구슬을 되찾아 아리나에게 돌려준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낀 재혁은 지난 과거와는 달라진 성장한 모습으로 건강한 내일을 노래하는데….한편, ‘더 쉐도우’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선정작으로 사업비의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받아 진행된다. 이번 사업의 취지인 문화향유 신장에 기여하고자 관내 문화소외계층을 무료 초청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09

피아니스트 이미연·최훈락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2·13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구 수성아트피아 기획공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 세번째 연주회인 피아니스트 이미연·최훈락 연주회가 오는 12일과 13일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열린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는 매월 국내외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통해 베토벤의 위대한 작품세계를 탐구하는 프로젝트다.12일 무대에 오르는 피아니스트 이미연(영남대 음악대학 피아노과 교수)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3·8·13·27번을 연주한다. 이미연은 서울 실내악콩쿠르 1위 및 한국일보콩쿠르와 틴에이저콩쿠르, 세계일보콩쿠르에서 모두 대상을 수상했고 서울예고 2학년 재학 중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로 입학해 중앙음악콩쿠르 최초의 만장일치 1위, KBS서울신인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독일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UDK)에서 파스칼 드봐이용을 사사하며 디플롬(KE)과 최고연주자과정(Konzertexamen)을 만장일치로 졸업했고 세계 3대 콩쿠르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Laureate prize 수상을 비롯하여 그리스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 1위 없는 3위, 독일 아르투르 슈나벨 콩쿠르 우승, 포르투갈 포르토 국제피아노콩쿠르 4위, 호주 시드니 국제피아노콩쿠르 특별상, 프랑스 일레드 국제콩쿠르 1위 및 청중상, 이탈리아 에우테르페 국제콩쿠르 1위, 스페인 호세로카 국제콩쿠르 1위, 스페인 하엔 국제콩쿠르 2위 등 수많은 국제콩쿠르에 입상하며 유럽에서의 입지를 굳혔다.다음날은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전문연주자 피아니스트 최훈락이 베토벤의‘피아노 소나타’ 제9·22·25번을 들려준다. 감성을 자극하는 따듯한 음색과 정통한 테크닉으로 카리스마와 내면의 섬세함을 함께 선사하는 피아니스트 최훈락은 7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이미 13세 때 대구광역시교육청 주최 콩쿠르에서 전체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찍이 뛰어난 재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계명대 음대를 졸업하고 도독해 슈투트가르트 국립음악대학 전문연주자과정 졸업, 트로싱엔 국립음악대학 최고연주자과정을 수료했다. 독주, 협연, 실내악 등 피아노를 위한 전 분야의 연주활동과 솔로 및 앙상블 앨범발매를 통해 뛰어난 작품해석능력과 흡입력 있는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앙상블 인(IN) 리더, 앙상블 미스터 블랙(Mr. Black) 멤버, 앙상블 M.S.G 예술감독, (주)스타엔즈엔터테인먼트 소속 피아니스트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다수 문화예술기관에서의 특강과 라디오를 통해 정통한 음악분석과 통찰력으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입장료 2만원. 청소년(14~26세)과 전공학생(예고, 음대, 음악대학원 재학생)들에게는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053)668-1800.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09

왕벚나무에서 생명의 숲을 찾다

‘에밀 타케의 선물’(도서출판 다빈치)은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인 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가 120여 년 전 이 땅에 왔던 프랑스인 선교사 에밀 타케 신부의 자취를 탐사하며 자연과 창조, 생태와 영성, 환경과 인간에 대해 고민한 기록이다.에밀 타케 신부는 24세 때인 1898년 조선에 와서 55년간 선교활동을 한 후 1952년, 79세의 나이로 대구에서 선종했다. 그는 부산본당(현 범일성당), 진주본당, 마산본당(현 완월동성당), 제주의 하논성당과 홍로성당(현 서귀포성당), 목포 산정동성당 등의 주임신부를 거치며 선교활동을 했다. 그중 제주에 머물렀던 13년의 기간 동안 1만점 이상의 식물 표본을 채집해 유럽과 미국, 일본의 식물학자에게 보냈다. 그 가운데에는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의 표본도 있고 구상나무 표본도 있다. 식물학에 대한 타케 신부의 공적을 기려 학명에 타케티(taquetii)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갯취, 한라부추, 겨이삭여뀌, 섬잔대 등 125종이나 된다.타케 신부는 같은 임무를 띠고 일본에 파견된 선교사 포리 신부에게 제주 왕벚나무를 보냈고 그 답례로 온주 밀감 14그루를 받았다. 이 온주 밀감 14그루는 지금의 서귀포 감귤산업이 자리 잡는 밑바탕이 됐다.저자 정홍규 신부는 타케 신부의 자취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발견을 했다. 타케 신부의 자취마다 굵디굵은 왕벚나무들이 아름드리 자라고 있는 것이었다. 제주도의 왕벚나무 자생지야 타케 신부가 처음 발견해 세계 식물학계에 그 존재를 알린 곳이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타케 신부의 사목지였던 마산 완월동의 성요셉성당 앞, 나주의 노안성당과 나주성당, 생의 후반을 보냈던 대구의 남산교구청 안에도 해마다 4월이면 아름다운 왕벚꽃을 활짝 피우는 오래된 왕벚나무들이 있었다. 이것은 필시 타케 신부가 심은 나무가 틀림없으리라. 타케 신부는 제주의 자생 왕벚나무를 세계 식물학계에 최초로 보고했던 기록을 통해 우리에게, 아름답게 피는 벚꽃 아래 더 이상은 ‘일본의 그늘’을 만들지 말라고 위로할 뿐만 아니라 다녀갔던 자리마다 남긴 왕벚나무를 통해 자신의 손길을 아직까지 느끼게 한다.정홍규 신부는 에밀 타케 신부의 삶에서 생태와 영성, 식물과 신학의 만남을 보았다. 비슷한 말처럼 쓰이는 환경과 생태를 필자는 이렇게 구분한다. “환경이 바깥으로 향하는 것이라면 생태는 안으로 움직인다. 환경은 지식과 정보, 데이터 중심으로 접근하지만, 상호 연결성, 관계성, 그리고 더 큰 진화의 맥락으로 이해하도록 배우는 것은 생태 리터러시다. 한라산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을 환경이라고 한다면 한라산에서 행성 지구와 인간이 상호 관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생태 리터러시다.” 리터러시란 문맹 상태를 벗어나는 것, 인지하고 이해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통합적 과정을 말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생태 리터러시는 곧 생태에 대한 문맹을 퇴치하자는 제언이다.생태학의 기본 법칙은 ‘모든 것은 모든 것과의 관계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창조물을 통해 신성을 감지한다. 신은 저곳에 있지 않다. ‘신은 만물 속에, 만물은 신 안에’ 있다. 그러므로 ‘생태영성’은 내적으로는 나 자신과 관계의 차원에서는 우리의 이웃들과, 생태의 차원에서는 인간과 비인간 모든 살아 있는 것들과, 영성적으로는 이 모든 차원들과 평온한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온전한 조화는 우리를 탐욕이나 소비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좀 더 단순한 녹색 삶’을 지향하는 선을 세상에 퍼뜨리게 한다.이 책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요소는 한국 초기 천주교의 역사에 대한 성찰이다. 흔히 이재수의 난, 혹은 제주민란이라고도 부르는 1901년(신축년)의 민중 봉기를 필자는 종교 문제로 인한 사건이라는 뜻에서 ‘신축교안’이라고 부르고, 왜 그러한 사건이 일어났는지 여러모로 고찰한다. ‘오로지 초월만을 추구했던 파리외방전교회’에 대한 비판과,‘향촌민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호교적 선교’이자 ‘지역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선교가 아니라 급속한 교세 확장에만 힘쓴 탓’에 지역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자기 반성적 사고를, 다른 이도 아닌 신부의 입장에서 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모든 근대 학문과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싹을 틔울 수밖에 없던 한국의 식물학과 그 주도자들의 친일 실상 발견에 대한 고백도 뼈아프다.이런 성찰들은 다시 ‘가톨릭은 호교적인 선교를 넘어 자연의 영성으로, 식물학계는 지속 가능한 미래 세대를 위한 생태 교육과 체험으로’ 나아가서, 우리의 삶에 생태영성과 문화를 육화시켜 통합생태론을 구축하자는 제안으로 이어진다. 백여 년 전 타케 신부가 남긴 선물을 건네받아 일본의 그늘에서 벗어나 찬란한 벚꽃을 기꺼이 누리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는 ‘창조의 책’ 지구와 더불어 살아가는 일은 이제 우리의 몫으로 남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