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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구 출신 여류작가 남홍 ‘솟는 해, 알 품은 나무’전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내년 1월5일까지 대구 출신 여류작가 남홍(63)의 ‘솟는 해, 알 품은 나무’전을 4, 5전시실에서 개최한다.대구미술의 세계화를 위해 지역작가를 조명·연구하는 전시의 일환으로 마련했다.이번 전시에는 30여 년간 프랑스에서 활동한 남홍 작가의 200호 이상의 대작을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 근작까지 모두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작품의 크기에서 나오는 웅장한 기세와 화려한 붓놀림이 평면부조회화와 어울려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무한 발산하고 있다.남홍 작가는 한국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1982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8대학 조형미술과에 진학해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 오프닝 퍼포먼스를 펼친 작가는 80년대 앵포르멜 경향의 추상회화로 살롱전에 출품해 여러 차례 입상했으며, 프랑스 문화협회 황금 캔버스상, 플로랑스 비엔날레 대통령 특별상을 수상해 이름을 알렸다.또한 프랑스 국유의 오베르성 초대전, 한·불 수교 120주년과 130주년 파리 16구청 초대전, 이탈리아 루카 미술관 초대전, 모나코 초대전 등 해외 유수 전시에 참가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고 최근 대구에 귀향해 활발하게 작업 중이다.작가는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산, 나무, 꽃, 하늘, 구름 등 자연을 소재 삼아 생명과 희망을 염원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유학 초기 종이 모서리를 태워 화면에 부착하는 콜라주 작업도 시도했는데 이러한 작업은 정월 대보름 소원 적은 종이를 촛불에 태우며 자손들의 이름을 정성스레 부르던 할머니와의 추억과 연결돼 있다.대구미술관 전시도 이러한 작가 작업 세계와 연장선에 있다.전시 제목 ‘솟는 해, 알 품은 나무’는 많은 사람이 밝은 희망과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하는 작가의 예술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 ‘나무’, ‘산’, ‘나비’, ‘봄’을 주제로 했다. 입장료 성인 1천원, 어린이·청소년 700원./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2

한국화가 최우식 초대전… 27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

한국화가 최우식 초대전이 오는 27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열린다.우리 전통의 수묵화법에서 탈피해 현대적이며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새로운 한국화의 조형세계를 정립해 나가고 있는 최우식 작가의 3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국내 문화유산 답사 스케치 기행에서 영감을 얻은 추상적 이미지와 절터, 불상 등을 섬세하고 거친 필력에 담았다. 자연의 심오한 이치를 묘사한 그의 작품은 오성(悟性)의 감동을 지극히 순간적인 방식으로 표출한다. 최근에 천착하고 있는 동양적 사유를 담은 완연한 추상의 경지를 일필휘지로 작업하고 있는‘상’연작도 전시한다.장미진 미술평론가는 “‘천지 만물이 지니는 생생한 느낌을 표현한다’는 개념의 ‘기운생동’은 최우식의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을 순간적 필력으로 표현한 근작들은 기존 작품과는 차별화된 화면 구성을 보여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최우식 작가는 울산 출생으로 영남대 미대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개인전 27회, 단체전 200여 회를 열었다. 대구미술대전·경북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신라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대한민국 새하얀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대구미술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대구미술대전 최우수상, 경북미술대전 최고상, 미술의 해 기념 대한민국 솔거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2

“사랑합니다, 고객님”… 콜센터 상담원과 한국사회 이야기

포항시립연극단은 제181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이연주 작·이은준 연출)를 오는 24∼26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선보인다.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는 콜센터 상담원의 일상을 통해 현대의 생존과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하루에도 수백번, 수만번씩 전화를 받는 감정노동자의 고충을 통해 생존을 위해 살아가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층·계급·관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한다.콜센터 상담원인 수진이 전화 상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악몽에 시달리고 감정 조절에 실패하던 중, 고시원 옆방에 사는 연극배우 민규에게 연기를 배우며 가면 쓰는 법에 익숙해져간다. 이때 회사에서 뜻밖의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수진은 요즘 들어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다. 매일같이 반복된 감정 노동에 시달리며, 수화기 너머 지어보이는 ‘가짜 웃음’ 때문에 ‘진짜 웃음’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급기야 자신의 정체성과 삶에 대해 스스로 던지는 실존적인 질문에 혼란스러워한다. 매일밤 화염이 급습한 화재 현장에 혼자 갇힌 채 “아무도 없어요? 저 좀 도와주세요!”를 외치다 벌떡 일어나는 수진은 고시원 옆방 남자의 웅얼거리는 소음 때문에 잠을 설친 탓에 지각의 연속이다. 가뜩이나 늦어서 눈치가 보이는 아침, 팀장이 수진을 불러 모니터링한 고객과의 대화녹음을 들려준다.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인사말이 무색하게 대뜸 전화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윽박지르고 다그치는 고객을 향해 수진은 그만 ‘음소거’ 버튼을 누르지 않은 상태에서 “아, ×새끼…. 아침부터 왜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며 욕을 내뱉고 만다. 전화상담 수년 차임에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팀장의 꾸짖음에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데….연극 ‘전화벨이 울린다’는 2016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사업인 ‘뉴스테이지’에 선정돼 2017년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였던 초연에서는 많은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3월엔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재공연되기도 했다.이번 공연은 서울 대학로에서 연출가로써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은준 연출자가 연출을 맡아 섬세하고 밀도 있는 짜임새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이은준 연출자는 “콜센터 직원들의 일상이야기지만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라며 “어쩌면 우리 모두는 밝은 목소리 뒤에서 입술을 깨무는 콜센터 직원일지도 모른다, 공연을 통해 느낀 마음 속 파문이 극장 밖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증폭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하지희, 김용운, 김나윤, 이원욱, 김용화, 윤주미, 김순남, 권수정, 최현아, 김민철, 정구익, 장희랑 등 15명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24, 25일 오후 7시30분, 26일 오후 4시. 입장료는 5천원이며, 단체 20인 이상과 복지할인은 3천원으로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2

“바다에서 즐기는 인문학축제에 초대합니다”

오는 26일부터 11월3일까지 8일간은 ‘2019 인문주간’이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중심이 돼 전국에서 인문학 대중화의 축제가 벌어진다.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2019 인문주간’을 맞이해 기간 동안 경북대 인문학술원과 함께 포항시 곳곳에서 다채로운 인문학 행사를 개최한다.인문주간 행사는 교육부가 인문학 대중화를 위해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매년 10월 마지막 주를 인문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2019 인문주간 행사는 전국 인문도시로 선정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올해 포항시에서 개최되는 ‘인문주간’은 바다도시 포항의 인문자원에 주목해 ‘인문학과 바다’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인문학과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풍성한 행사를 마련했다.포항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임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나루터문화놀이창고(구 수협냉동창고)에서 오는 26일 오후 3시 ‘인문주간’ 개막식이 개최된다.입체 낭독극 퍼포먼스 공연과 윤재석 경북대 인문학술원장의 주제 강연‘바다 옆에서 철학하기’와 ‘바다의 눈으로 바다를 보다’라는 주제로 이윤길 국제 옵서버(International Scientific Fisheries Observer)의 토크 콘서트가 이어진다.29일은 ‘조선의 마지막 군마!’를 주제로 장기읍성,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호미곶, 난바 등대장 위령비 등 일제강점기 장기, 구룡포 일대를 지배했던 도가와 야사부로를 비롯한 일본인들의 행태를 재인식해 보고 역사적 장소를 찾아 떠나는 스토리텔링 테마기행이 진행된다.이어 31일에는 ‘푸른 바다 물빛 닮은 사람들’을 주제로 바다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인물의 작업 현장을 찾아 그들의 삶과 애환을 통해 바다와 함께 하는 삶의 의미를 읽는 현장토크가 진행된다.이외에도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바다와 어구’를 주제로 한 주제전시가 (구)수협냉동창고 일대에서 열리며, 11월2일 (구)수협냉동창고에서는 여러 예술극단의 입체 낭독극 공연이 예정돼 있다.11월 3일 꿈틀로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 입체낭독극 및 폐막식 특별 공연으로 2019년 인문주간 행사는 막을 내린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포항 바다를 통해 바다의 인문학적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작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보다 가까이 인문학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인문도시 지원사업은 ‘영일만 친구, 인문학에 철들다 : 미래를 여는 환동해 역사문화도시 포항’이라는 주제로 포항시가 경북대 인문학술원과 공동으로 기획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3년간 교육부로부터 약 4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진행되는 사업으로 포항의 인문학적 자산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1

변진섭의 ‘7080 낭만콘서트’ 25일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는 오는 25일 오후 7시30분 청룡홀에서 80~90년대 ‘최고의 감성 발라드 황제’ 변진섭사진이 출연하는 ‘7080 낭만콘서트’를 마련했다. 가수 변진섭은 1980년대 후반에서부터 1990년대 가요계를 평정한 발라드의 황제로 불리는 영원한 청춘의 아이콘 가수다.MBC 신인가요제 ‘우리의 사랑 이야기’로 1987년 데뷔해 1집 앨범 ‘홀로 된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선보인 2집 ‘너에게로 또 다시’로 두 번째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차트 순위권을 석권하는 등 발표하는 앨범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발라드 가수로 사랑받고 있다.‘너에게로 또다시’, ‘희망사항’, ‘숙녀에게’, ‘홀로된다는 것’ 등 변진섭의 주요곡으로 90분간 진행될 이번 콘서트는 7080세대에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 여행을 선사할 예정이다.이성욱 웃는얼굴아트센터 관장은 “중장년 세대에게는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부모 세대가 즐겨 부르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로 세대간 문화공감이 가능한 공연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석 5만원(회원 4만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1

포항시립미술관 ‘제로를 찾아주세요’ 이벤트 진행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23일부터 11월17일까지 개관 10년 기념 특별전‘제로 ZERO’SNS 인증 이벤트‘제로를 찾아주세요’사진·포스터를 진행한다. 전시 인증샷 또는 포항시내·외 전역에 홍보되고 있는 전시 포스터, 가로등 배너, 현수막, 영상 광고 등을 찾아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이번 이벤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되며 20명을 선정해 제로 KIT를 증정한다.제로 KIT는 제로전시 포스터, 가방, 홀더, 마우스패드로 구성돼 있다.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포항시립미술관 측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미술관과 전시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시민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제로 ZERO’전은 포항시립미술관과 독일 제로파운데이션이 공동 기획했으며 제로의 미술사적 의의를 조명하는 아시아 미술관 첫 번째 대규모 전시다.‘영’(零)을 뜻하는 ‘제로’(ZERO)는 1950년대 후반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동한 ‘국제미술운동’으로 예술과 기술을 접목시키고 빛이나 움직임 등과 같은 비물질적 재료를 사용해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현대미술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전시 입장료는 무료이며 2020년 1월27일까지 진행된다. 시민들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전시해설 투어도 마련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1

스위스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 대구 공연

미샤 마이스키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관현악단인 스위스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가 오는 26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무대에 오른다. 2019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의 두번째 무대다.1629년 왕립연주단체로 창립된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는 슈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베베른 등 당대 최고 작곡가들의 작품을 받았을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실력을 자랑한다. 연간 30회의 월드투어를 비롯해 70회의 공연을 진행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이번 무대에서는 섬세한 디테일과 폭넓은 시각으로 수많은 연주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지휘자 토마스 체트마이어, 세계적인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가 함께 무대에 올라 베토벤, 슈만, 브루흐의 명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1629년 창단된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는 슈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베베른 등 당대 최고 작곡가들의 작품을 받았을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고전, 초기 낭만주의, 20세기 작품을 망라하는 레퍼토리를 소화하면서도 빈틈없는 연주와 관객의 눈높이를 맞춘 혁신적인 작품으로 스위스 대표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 했다.이번 공연 지휘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 세계적 찬사를 받는 토마스 체트마이어가 맡는다.미샤 마이스키는 냉전시대에 소련과 미국에서 활동한 로스트로포비치와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한 유일한 첼리스트이자 장한나의 스승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지난 30년간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 등과 35장 이상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독일 레코드 상, 올해의 디아파종 도르상 등을 수상했다.연주곡은 공포정치 속에서도 승리를 다짐하는 베토벤의 ‘에그먼트 서곡’, 흔히 ‘운명 교향곡’으로 불리며 청력을 잃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운명을 극복하는 인간의 의지를 그린 ‘교향곡 제5번’, 동양적인 비애와 종교적 정열이 넘치는 부르흐의‘콜 니드라이’등을 들려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0

작가와 시민들이 만드는 ‘예술마당’

포항 지역 예술인의 다양한 작품과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꿈틀로 예술산책 298놀장’이 오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일대에서 열린다.‘예술산책’은 꿈틀로 메인거리의 번지수가 298번길(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로, 한 달에 한번 정례적으로 꿈틀로 일대에서 입주작가와 지역주민, 시민이 펼치는 예술장터를 뜻한다.이날은 꿈틀로 입주작가 24개팀의 창작공간 개방과 지역 내 40여 팀의 셀러들이 참여하는 아트 플리마켓, 옛 아카데미 극장의 장소성을 살린 공연이 문화공판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지역주민의 협업도 눈에 띈다.문화품앗이 등 지난해 꿈틀로를 중심으로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을 거치며 생긴 지역주민과의 문화적 방식의 관계형성을 지속적으로 맺어가고 있다. 예술산책의 원활한 행사를 위해 열린 화장실, 차 없는 거리를 위한 주차에 적극 협조하는 등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축제로 완성해 나가고 있다. 예술산책과 더불어 ‘2019 문화-도시-재생 전문가강의공동연수회’도 동시에 열린다.24~25일 열리는 4차 공동연수회에서는 문화도시, 문화적 도시재생 및 문화-도시-재생 현장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집담회와 토론회가 준비되며, 25일은 각 사업지별 사업 현황과 경험을 함께 나누는 지혜공방을 꿈틀로 내 예술가 창작공간 9곳에서 개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0

애국·애민 석곡 발자취 따라…

포항 출신의 조선말 대학자 석곡 이규준 선생을 선양하기 위한 ‘2019 석곡 인문학 축제’가 26, 27일 양일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청룡회관과 석곡도서관 일원에서 펼쳐진다.이번 행사는 포항시가 근대 한의학과 문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긴 이규준 선생의 일생과 사상, 학문적 업적을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하고 선생의 업적을 이번 축제를 통해 시민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시민 모두가 함께 느끼고, 자긍심을 갖게하기 위해 마련했다.석곡 이규준석곡 이규준(石谷 李圭晙·1855∼1923)은 조선 철종 6년인 1855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에서 출생해 대부분 독학으로 유학은 물론, 한의학과 천문학 등 다방면에서 학문적 업적을 이뤘고, 특히 사상체질을 주창한 동무 이제마와 함께 근대 한의학의 양대산맥으로 평가하고 있다.‘황제소문대요’, ‘소문대요’, ‘의감중마’등 한의학 분야와 ‘석곡산고’, ‘석곡심서’등 문학분야, 천문학분야의 ‘포상기문’, ‘구장요결’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석곡 인문학 축제’는 26일 오후 3시 청룡회관에서 ‘석곡 이규준의 사상, 저술과 학문세계’주제의‘석곡 재조명 학술포럼’으로 문을 연다. 이번 학술포럼에서는 한의학으로만 알려진 석곡의 사상과 학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위한 학자들의 연구 발표와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이어 27일 오전 10시 동해면석곡도서관에서 펼쳐지는 ‘2019 석곡 인문학축제’본행사에는 행사시작을 알리는 취타대의 길놀이행사와 석곡 코스프레를 시작으로 석곡 선생의 발자취를 되새겨보는 ‘석곡 이규준 선생 홍보영상’과 석곡도서관 시낭송회의 석곡 선생 추모시 낭송이 마련된다. 또 석곡 선생의 시대정신을 통한 포항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의미의 ‘석곡! 포항의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의 오프닝 퍼포먼스, 이규준 선생의 일대기 마당극 ‘석곡 마당놀이 석곡뎐’공연 등이 진행된다.연계행사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석곡 일대기와 사상에 대한 특강인 ‘청소년 인문학 강연’과‘나의꿈 나의삶’을 주제로 하는 ‘석곡 인문학 청소년 글쓰기’, 참가자들이 자신의 미래, 포항의 미래를 그림과 메시지로 그리는 ‘다함께 미래를 드리다’등도 운영된다.이와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석곡 선생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청소년동아리팀들이 직접 참여해 활동하는 ‘또래 친구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마음약국’ 등 10여 개의 청소년 참여부스도 준비된다. 이밖에도 석곡 선생 후학인 소문학회가 운영하는 한방진료와 한방차, 석곡 선생의 천문학을 되짚어 보는 ‘포상기문’ 천문체험 등 다양한 체험들도 진행된다.김용직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근현대한의학의 독보적인 존재인 석곡 선생은 의료, 약리 뿐 아니라 문학, 천문, 수학, 건축 등 다양한 저술이 있을 뿐 아니라 석곡 서당을 열어 애국과 애민을 실천했고, 그 학문적 성취와 깨달음을 널리 전하기 위해 수백장의 목판으로 책을 만들어 남기고 전하려 애쓰셨던 분으로, 석곡 선생의 발자취를 길이 발전시키고 선양해 나아가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0

만성염증 방치하면 동맥경화·당뇨·암·치매로 발전

건강 검진을 받아도 이상은 없는데 알 수 없는 통증으로 자꾸만 아프다면? 만성염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성염증은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비만, 아토피, 류머티즘, 암, 치매, 우울증 등 현대인의 만성 질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정상적인 면역 과정이 ‘급성염증(Acute inflammation)’이라면,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지연되는 상태가 ‘만성염증(Chronic inflammation)’이다. 감염 부위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급성염증과 달리, 만성염증은 전신에 걸쳐서 오랜 기간 뚜렷하지 않은 반응으로 나타난다. 알 수 없는 통증, 지속적인 피로와 불면증, 우울, 불안과 같은 기분 변화, 변비, 설사, 속 쓰림과 같은 위장관 증상, 체중 증가, 회복이 잘 안 되고 자주 반복되는 감기 등 모호한 증상으로 나타나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도 불린다.만성염증의 원인으로는 세균과 바이러스, 미세먼지, 중금속, 환경호르몬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 진통제, 소염제, 항생제의 무분별한 남용, 지나친 운동과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다. 트랜스지방, 첨가물, 정제곡물, 설탕, 잔류 농약 등 먹거리에 포함된 강력한 ‘생체 이물’, 즉 내 몸에 원래 있지 않았던 것들이 지속적으로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 반응이 일어나 활성산소가 발생하고, 정상 세포까지 상처를 입는 만성염증으로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먹거리를 고를 때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식품과 줄이는 식품을 똑똑히 구분해야만 하는 이유다.만성염증은 약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 염증을 늦출 수는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없고, 더 큰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을 바꾸는 것이 답이다. ‘만성염증을 치유하는 한 접시 건강법’(판미동)은 염증을 줄이는 식품으로 어떻게 한 끼 식사를 구성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7

‘날개’ 이어쓰기 이상을 다시 주목하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이상 ‘날개’중내년은 천재 작가 이상(1910∼1937)이 태어난 지 110년째 되는 해다. ‘천재’와 ‘광인’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 모더니즘 문학사를 개척한 작가 이상은 근대 문인 가운데 그 누구보다도 문학적 자장이 넓고 크다. 그는 시, 소설을 비롯해 수필에서도 뛰어난 작품들을 남겼으며, 그의 문학은 당대뿐만 아니라 100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날개’는 명실공히 그의 대표작으로 이상 문학에 대한 관심을 널리 확장시키는 계기를 만들어냈다.식민지 지식인의 불우한 자의식을 그린 소설로, 흥미로운 경구의 삽입을 통해 모더니즘을 실험한 소설로, 자본주의 화폐경제를 재현한 소설로도‘날개’는 그간 다양하게 읽혀왔다.‘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문학과지성사)는 이상의 대표작 ‘날개’를 여섯 명의 소설가(이승우, 강영숙, 김태용, 최제훈, 박솔뫼, 임현)가 새롭게 이어쓰기를 시도한 작품이다.이승우의 ‘사이렌이 울릴 때’, 김태용의 ‘우리들은 마음대로’, 임현의 ‘진술에 따르면’은‘날개’와 동일한 시공간 및 인물을 공유하면서 비교적 적극적인 방식의 이어쓰기를 시도한다.이승우의 ‘사이렌이 울릴 때’는 ‘날개’의 마지막 장면에 주목한다. 미쓰코시 백화점 옥상에서 정오의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를 외치는 ‘날개’속 ‘나’를 대면하는 또 다른 ‘나’를 등장시키는 이 작품에서는, 정오의 사이렌 소리만 맹렬할 뿐 그 무엇도 분명한 것이 없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라는 사실만이 확실할 뿐이다.김태용의 ‘우리들은 마음대로’와 임현의 ‘진술에 따르면’은 공통적으로 ‘날개’ 속 ‘아내’를 초점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겹쳐지는 작품들이다. ‘날개’에서와 달리 김태용의 작품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얻게 된 그녀(‘나’)는 매우 솔직한 여성으로 등장하며,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가 등장하던 영화는 이제 끝났고 새로운 영화가 시작된 것이다”라고, 결국 자의식 과잉의 무능한 남편을 버리고 “나는, 우리들은 이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고 선언하는 소설로 읽힌다.임현의 ‘진술에 따르면’은 백화점 옥상에서 투신한 사내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투신 장면을 봤다는 목격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의 아내는 “아무래도 내가…. 그 사람을 죽인 것 같다”라고 자신의 죄를 자백한다. 임현의 작품은 ‘부끄러움’이라는 감정 교환과 관련해 ‘날개’의 화폐경제가 의미하는 바를 날카롭게 분석해보는 소설로서 흥미로우며, 현재적 관점에서 더 많은 논의를 가능케 한다.앞의 세 편의 소설이 ‘날개’의 한 장면 혹은 다른 등장인물들을 극대화함으로써 정전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다시 읽기’를 부추기고 있다면, 강영숙의 ‘마지막 페이지’, 최제훈의 ‘1교시 국어 영역’. 박솔뫼의 ‘대합실에서’는 이상의 ‘날개’를 후경으로 설정하면서 ‘다시 쓰기’의 행위에 더 몰두한다.강영숙의 ‘마지막 페이지’는 어떤 불행한 사건을 공유하고 있는 두 친구의 관계가 그려진다. 하나의 방을 비밀처럼 공유하고 있는 ‘나’와 ‘아내’ 사이의 감정 교환과 서로 간의 오해를 그리고 있는 ‘날개’의 구조는 강영숙의 작품 속에서도 어느 정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최제훈의 ‘1교시 국어 영역’은 대입 시험을 치르고 있는 재수생의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나열하고 있는데, 그 의도가 비교적 분명한 풍자소설에 가깝다. 우리가 배운 ‘날개’에 대한 설명들, 즉 ‘현대 문명과의 불화’나 ‘지식인의 내면세계’ 혹은 ‘무력한 지식인의 분열상’이 얼마나 공허한 이야기일 수 있는지를 유머러스하게 확인한다.박솔뫼의 ‘대합실에서’는 이상의 행로를 따라 서울 시내의 거리를, 그리고 동경의 거리를 하릴없이 걷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계속 실패하는 숫자 세기를 반복하면서, 서로 돈을 주고받는 무용한 행위를 반복하면서, 걷다가 멈추고 커피를 마시고 무언가를 기다리고 또 걷는다. 박솔뫼의 작품은 ‘무용한 시간’을 재현하는 소설처럼 읽힌다. 그리고 그 무용한 시간들은 이야기를 읽고 쓰는 시간들을 자연스럽게 환기한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9-10-17

포항CBS 창립 19주년 기념 뮤지컬 ‘루카스’

포항CBS는 창립 19주년을 기념해 오는 19일 오후 5시 포항 기쁨의교회 브니엘홀에서‘뮤지컬 루카스’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수준높은 문화공연을 통해 생명을 살리며 꿈과 희망을 지역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뮤지컬 ‘루카스’는 캐나다 토론토의 발달장애인 시설 라르쉬 데이브레이크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7살 지능의 지적장애인 부부가 선천적인 기형 ‘뇌류’로 태어나도 15분밖에 살 수 없는 아기‘루카스’를 임신하면서 겪었던 실제 이야기를 뮤지컬로 옮겼다.지난 2006년 초연 이후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세계 초청 공연을 비롯해 300회 이상 공연, 10만여 관객이 찾았다.창작 뮤지컬 ‘더 플레이’로 제8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을 수상한 김수경 작가의 탄탄한 필력으로 짜임새 있게 완성된 스토리는 올해 초 소극장 뮤지컬의 흥행신화를 썼던 ‘요한계시록’의 극단 광야와 만나면서 재미와 감동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무엇보다 15분밖에 만날 수 없는 아기를 기다리는 7살 지능의 부모 ‘앤디’와 ‘줄리’를 비롯해 한마음으로 아기 루카스를 기다리는 데이브레이크 공동체 식구들의 사랑스럽고도 유쾌한 모습이 관객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관객 리뷰에서는 ‘강추! 꼭 봐야할 공연’, ‘생명의 가장 귀한 가치를 느끼게 해준 작품’. ‘정말 따뜻한 작품’ 등 호평이 이어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6

‘영혼구원·교회부흥’ 대규모 집회 열어

지난 11·15 포항 촉발지진의 진앙지였던 흥해읍 기독교 교회 신자들이 영혼구원과 교회부흥을 기도하는 대규모 부흥회를 연다.포항 흥해기독교교회연합회(회장 김두천)는 28일 오후 7시30분 흥해중앙교회에서 ‘흥해기독교교회연합회 부흥사 경회 및 간증집회’의 막을 올린다. 행사는 30일까지 오전 5시, 오후 7시 하루 2회씩 모두 5회 이어진다.참석자들은 포항과 국가발전, 포항 지진피해 주민들의 회복. 한반도 복음통일과 민족복음화, 지역과 열방복음화, 동성애 법제화 저지 등을 위해 부르짖어 기도한다.예배인도는 김두천 목사(산성교회), 박두식 목사(성광교회)가 맡고, 기도는 신철수 장로(달전제일교회), 최형도 장로(흥해제일교회), 정기용 장로(흥해중앙교회) 등이 담당한다.성경봉독은 황태호 목사, 조광혁 목사(좋은교회), 김대한 목사(고현교회)가 하고, 찬양대 찬양은 흥해교회 찬양대, 흥해제일교회 찬양대, 흥해중앙교회 찬양대가 한다. 축도는 남의도 목사(새비전교회), 홍경표 목사(흥해제일교회), 고복남 목사(흥해중앙교회)가 맡고, 오프닝 찬양인도는 새비전교회, 칠포교회, 흥해중앙교회가 담당한다.말씀은 신소걸 목사(순복음우리교회)와 김문훈 목사(포도원교회)가 전한다.신 목사는 첫날 저녁집회와 다음날 새벽집회를 인도한다.신 목사는 코미디언 출신 목회자다.김문훈 목사(왼쪽), 신소걸 목사.장소팔쇼단과 군부대, TV 등에서 30여년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다. ‘웃으면 복이 와요’, ‘부부만세’ 등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아내 인도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고, 순복음신학교를 졸업했다. 일본 관동 지역에 4개의 교회를 개척했다.김 목사는 고신대 신학대학원과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벨헤이븐 대학에서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신의과대학 간호대학 교목, 크리스천가정치유상담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CTS TV, CBS TV, 극동방송 등의 특강강사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는 ‘쓰임 받는 사람의 축복’ , ‘한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 ‘주께서 붙드시는 성도’ 등 14권을 펴냈다.흥해기독교교회연합회 측은 “주와 함께 동행 했던 바울은 고난 가운데 기뻐하는 삶을 살았다”고 강조하며 “우리도 바울처럼 예수안에서 기쁨으로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함으로 참 행복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6

천년사찰 주왕산 대전사 산사음악회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내 천년사찰 대한불교조계종 대전사(주지 법일 스님)에서는 오는 18,19일 이틀간‘제6회 시와 국악의 만남’ 및 ‘주왕산 대전사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청송의 빛과 음악의 만남’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첫날 ‘시와 국악의 만남’으로 문을 연다. 국악인 오정해, 남상일이 출연해 우리 소리로 산사의 깊어가는 가을을 노래한다.인기가수 금잔디의 경쾌한 트롯트를 비롯해 디앙상블, 영남국악관현악단의 아름다운 하모니와 선율, 신금산의 시낭송도 준비된다.밤에는 주왕산 기암 비로봉을 배경으로 ‘청송의 빛’이란 주제로 화려한 레이저쇼도 펼쳐진다. ‘청송의 빛: 꽃을 품고 날다’는 태초의 청송·주왕과 연화의 수달래·소헌왕후·항일의병 이야기 등을 빛과 영상에 담은 퍼포먼스로 색다른 무대를 준비했다.둘째날에는 인기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주왕산 대전사 산사음악회’가 마련된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번 산사음악회는 대전사와 청송군이 공동주최하고 BBS대구불교방송과 청송군의회가 후원한다.인기가수 박상철, 미스트롯 김나희, 망부석의 김태곤, 혼성그룹 코요태, 팝페라 가수 배은희, 장구의 신 박서진 등이 출연해 산사의 가을 추억을 꾸민다.법일 BBS대구불교방송 사장(대전사 주지)은 “천년사찰 주왕산 대전사에서 시와 국악, 레이저 쇼 등이 함께 하는 산사음악회를 개최한다”며 “많은 분들이 참석해 고즈넉한 산사에서 아름다운 가을 추억을 쌓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6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위무와 그들을 기억할 의병기념관 건립돼야”

이상준 향토사학자20여 년간 조선시대 유배문화를 연구하며 이를 지역 정체성으로 확립해 지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온 이가 있다. 포항지역 향토사학자 이상준(59)씨다.그는 무려 20여 년간을 음지에 묻혀있던 포항 장기면으로 유배온 조선시대 학자들을 양지로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149회에 걸쳐 장기로 유배 온 220여 명의 조선시대 사람들이 세상과 마주했다.포항의 장기 지역은 조선 태조 1년 설장수를 시작으로 우암 송시열, 다산 정약용 등 211명이나 되는 선비가 이곳을 거쳐 갈 정도로 전남 강진과 더불어 조선시대 중요한 유배지였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고증을 거쳐 재현하는데 앞장서왔다. 그의 노력 끝에 지난 3월에는 장기면 서촌리에 장기유배문화체험촌이 들어섰으며 최근에 ‘제1회 장기유배문화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돼 큰 관심을 모았다.그가 포항지역에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한 인사를 격려하는 올해 ‘애린문화상’수상자로 선정돼 시선을 끌고 있다.지난 15일 ‘제9회 애린문화상 시상식’에서 그를 만났다.-여러 권의 저서를 펴내며 포항지역 향토문화와 역사를 올곧이 지켜왔다. 애린문화상을 수상한 소감은.△오래전부터 포항문화원에서 지역의 향토사에 대해 연구를 하고, 발표도 해 왔다. 그래서 재생 이명석이란 분이 포항문화원과 포항의 문화발전에 대해 어떻게 중대한 역할을 하셨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저가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덜컥 겁부터 났다. 저가 과연 이런 큰상을 받아야할 자격이 되는지, 너무 부끄러웠다.이번에 저에게 내려진 이 상이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봉사를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남은 시간들을 이 일에 더 매진하겠다.-장기 지역 유배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오랜 기간 연구해 오고 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조선조 포항 장기면에는 약 220여 명의 유배객들이 저마다 사연을 안고 왔다가 간 곳이다. 지금도 장기에 가면 유배문화의 흔적들이 있다. 영의정을 지낸 퇴우당 김수흥처럼 이곳에서 객사한 유배인도 있고, 이시애의 난에 연루된 사람들의 가족들처럼 끝까지 복권되지 않아 지역민으로 살다가 한과 애환을 품은 채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이들의 이야기들을 시대별로 엮으면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가 있다. 무슨 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그들은 유배지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지냈으며, 그들이 남긴 사상과 철학은 장기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 녹아있는지를 헤쳐 보는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2019년 6월12일부터 매주 1회씩 경북매일신문 기획 특집으로 ‘장기에 가면 조선왕조 500년이 있다’를 연재하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이제까지 연재한 글들을 정리하여 단행 권 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장기를 찾아 한번쯤은 유배인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고 싶다.-“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고 교훈을 되새겨야 국가가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민들이 향토역사를 바르게 알고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한 바람이 있다면.△저가 이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포항의 3·1운동사’와 ‘포항의 독립운동사’를 집필해서 일제강점기 포항사람들의 독립운동을 정리했다는 점이었다고 생각한다.‘포항의 독립운동사’를 쓰면서 마음이 아팠던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산남의진 2대 의병대장 정환직의 체포현장에 방치돼 있는 무명용사 3인 합장묘가 대표적인 사례다. 죽장면에서 있었던 실화다. 의병활동을 한 사람의 어머니는 일제의 고문에 못 이겨 죽고, 집이 불태워졌으며 젊은 처는 실성해 돌아다니다 불태워진 집 대들보에 목을 매 자결했다. 목 없는 의병 무덤에 대한 사연, 만주로 피신해 갖은 고생을 하다가 광복을 맞아 돌아왔지만 냉랭한 조국의 현실에 대한 배신감을 털어놓은 후손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들었다. 현장에서 순국했거나 옥중에서 사형을 당한 독립운동가의 재판기록이나 사형집행기록은 찾았지만 후손을 찾을 수 없어 막막할 때는 독립된 이 나라에서 편안히 생활하고 있는 우리들이 죄송스럽기만 했다. 하루 빨리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고, 독립운동 한 의사들의 후손들에 대한 위무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시민 여러분들도 위무 사업에 동참해 포항에 그럴듯한 의병기념관을 하나 건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1960년 포항 출생△포항문화원 이사 및 감사△2004년 제7회 공무원 문예대전 우수상, 2003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저서 ‘장기고을 장기사람 이야기’‘포항에 뿌리박힌 포은의 자취’‘영일유배문학 산책’‘포항의 3·1운동사’‘포항의 독립운동사’(공저 중 대표집필)‘해와 달의 빛으로 빚어진 땅’(공저 중 대표집필)등 10여 권 출판

2019-10-15

‘제9회 애린문화상’ 시상식 향토사학자 이상준씨 수상 ‘영예’

포항지역 복지재단인 애린복지재단(이사장 이대공)이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제정한 ‘제9회 애린문화상’시상식이 15일 포스코국제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시상식에는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 이강덕 포항시장, 서재원 포항시의회의장,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 최인석 포항제철소 부소장, 송강 포항지청장 등 지역 인사와 문화예술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애린문화상은 일제 강점기, 8·15 해방, 6·25 전쟁 등 어려웠던 시기에 포항지역에서 문화·예술의 씨를 뿌리고, 이웃사랑을 실천한 고(故) 재생 이명석(1904∼1979) 선생의 뜻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역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가꾸고, 정신적 토대를 다듬는 데 기여한 이들을 찾아 조명·격려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제정됐다.올해 수상자인 향토사학자 이상준씨는 포항 장기 지역을 조선시대 유배지에서 학문을 숭상하고 충절과 예의를 중시하는 유향의 고장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장기고을 장기사랑 이야기’등의 책을 펴내며 장기 문화유산 발굴에 힘써왔다. 특히 올해 초에는 지역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에 대한 사적(史蹟)을 찾아내 정리해 포항·영일지역의 항일 운동 사료집인‘포항의 3·1운동사’를 출간해 구한말 포항지역의 의병활동자료, 독립운동자료 등 지역의 역사와 전통의 격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고 역사 연구 재능기부와 봉사를 통해 향토문화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연오랑 세오녀 설화 연구’(영남대 한국학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이씨는 ‘해와 달의 빛으로 빚어진 땅’(공저 중 대표집필) 등 포항 근대 문화유산 활용방안 연구에 천착해 오면서 포항의 정체성 찾기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상준씨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저에게 이런 큰 상을 주신 것은 격려와 독려, 그리고 정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여 애린문화상에 걸 맞는 향토사가로 채워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애린복지재단은 보건복지부 인가 재단으로 1998년 6월 1일 설립돼 제9회 애린문화상 시상, 제20회 재생백일장을 가졌으며, 사회복지사업, 장학사업, 복지선교사업, 문화예술지원 사업 등 지역사회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매년 약 3억원을 지원해 현재까지 약 50억원을 집행하면서 기독교 정신인 애린·선린(愛隣·善隣)을 실천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5

국립 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경주 무대 오른다

발레계의 스테디셀러로 매년 겨울 전 세계에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대표 공연인 ‘호두까기인형’이 경주를 찾아온다.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발레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 이하 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프리미어콘서트-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이 오는 12월3, 4일 양일 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 오른다.‘호두까기인형’은 크리스마스이브에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은 마리에게 펼쳐지는 이야기로,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이 생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마리와 결혼식을 올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화려한 무대 구성과 차이콥스키의 음악, 다채로운 춤이 어우러져 눈과 귀 모두가 즐거운 공연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이번 공연은 30여 년간 볼쇼이 발레단의 수장이었던 살아있는 전설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안무 버전으로, 웅장하고 스펙터클한 구성이 돋보이는게 특징이다. 이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환상적인 동화 속 환상의 나라에 대해 동경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고난도 리프팅과 다이내믹한 회전동작이 선사하는 짜릿한 쾌감으로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끊임없이 움직이는 군무가 보여주는 균형과 대비로 황홀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1막 눈송이 장면은 무대 위에 떨어지는 눈송이와 24명의 발레리나가 어우러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각 나라 인형이 추는 ‘디베르티스망’은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고 피날레인 ‘마리와 왕자의 결혼식 그랑 파드되’는 고난도 리프트와 화려한 발레 테크닉으로 관객들에게 짜릿함과 감동을 함께 선사한다.(재)경주문화재단과 한국수력원자력(주)이 협약을 맺어 진행하는 ‘한수원프리미어콘서트’는 지역에선 쉽게 접하기 힘든 고품격 대형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신흥무관학교’를 성황리에 마쳤으며, 11월에는 ‘자이언티X헤이즈’ 콘서트를, 12월에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을 계획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경주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증진시키고 있다.이번 공연은 지난 7일부터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하고 있다. 티켓 정가는 VIP석 8만원,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이며, 경주 시민, 경주시 재학생 및 재직자는 해당 증빙자료를 제시하면 5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10월31일까지는 20%의 조기예매할인이 제공된다. 자세한 정보는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gjartcenter.kr)또는 문의전화(1588-492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4

포항구상회 30주년展 ‘포항과 함께 숨쉬다’

포항의 구상작가모임인 포항구상회(회장 김왕주)의‘포항구상회 창립 30주년 기념전’이 오는 17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열린다. 미술의 본류로 인식되고 있는 구상미술의 의미를 찾고 포항구상미술의 현재와 미래의 대안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회원들의 창작열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회원 18명이‘포항과 함께 숨쉬다’라는 주제로 1∼3점씩 추렴해서 모두 36점을 전시하고 있는 이번 회원전은 푸르름이 창연한 송도 숲, 싱그러움 물씬 풍기는 계곡 등 포항의 향토색 짙은 서정을 화폭에 담았다. 동해바다, 보경사 계곡 등 일관된 주제로 예술성에 치닫는 김두호 화백의 작품들, 일출을 통해 인간내면 세계를 표현한 배현철의 작품, 넉넉한 바다의 조약돌을 담은 최재영의 작품. 내재적인 감수성을 담아 단아하고 서정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박계현의 작품, 회화적 사유의 공간에서 원숙한 인간 생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권종민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1990년 구상회화의 정서와 율조를 찾는다는 기치 아래 창립된 포항구상회는 매해 회원전으로 포항 화단을 살찌워온 구상미술의 대표적인 단체다.구상미술의 텃밭답게 색채와 빛의 향연, 정감 있는 풍경 및 정물화의 세계, 구상회화의 따뜻함이 친근하다. 깊어가는 가을, 친근감이 매력인 구상미술의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듯하다.참여작가 명단은 다음과 같다.김두호 명동수 최재영 배현철 김현철 권종민 김옥연 김왕주 김원재 김은숙 김익선 박계현 배선애 백광자 백수현 양군익 이상락 장미화/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4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최영애씨 ‘붉은 녹’ 대상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수상작이 선정됐다.영예의 대상에는 “철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이 녹”이라는 전제 아래 ‘붉은 녹’이 함유하고 있는 예술과 인생의 의미를 성공적으로 그려낸 최영애(70·부산시·사진)씨의 ‘붉은 녹’이 선정됐다.금상에는 진해자(고양)씨의 ‘침녀’, 은상 김임순(경남 거제시)씨의 ‘연과 선을 잇다’, 동상 곽명옥(대구시)씨의 ‘팔을 끊어 버렸어요’·장수영(경산시)씨의 ‘지음’이 각각 뽑혔다.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현대문명의 상징이자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온 철강산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재도약을 기원하기 위해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올해 3회째 개최됐다.올해 공모전은 지난 8월1일부터 10월8일까지 국내외 거주자(기성문인 포함)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한 결과 일본을 비롯 서울, 경기, 울산 등 국내외에서 철에 관한 추억이 담긴 500여 편이 응모해 대상 1점, 금상 1점, 은상 1점, 동상 2점, 가작 5점 등 모두 10점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공모전 심사를 맡은 허상문(영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김은주 수필가는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들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사람살이의 힘겨움과 그 힘겨움의 극복과정을 탁월하게 드러내고 있었고 놓치기 쉬운 생활의 작은 편린들 속에서 삶의 진실을 발견해내고 있었다”며 읽는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정원에 벌거벗은 사내가 서 있다. 오가는 많은 사람과 무언의 소통을 하고 있다. 무심한 듯 보이기도 하고 상실감에 빠져있거나 무력감에 압도된 모습이기도 하다. 여름이면 따가운 햇살에 그을리고,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벌건 녹을 재촉했을 테고, 겨울에는 맨몸으로 모진 칼바람과 흰 눈을 견디며 거친 세상과 맞섰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견뎌내면 묵묵히 서 있는 무쇤들 온전할 리가 있겠는가. 거칠어진 전신이 붉다 못해 검붉어졌다.옷을 벗은 원시인 그대로다. 미술관 정원 한가운데 2미터 큰 키의 남자 조각상이 서 있다. 세계적인 영국 조각가 안토니 곰리의 남성나체조각상이다. 먼 곳으로 향한 눈길과 아래로 뻗어있는 손끝은 유난히 힘을 주고 있다. 언제라도 출발할 자세다. 현실을 살아가며 지쳐버린 누군가의 가장이나 아버지가 다시 일어서라는 말을 담은 듯하다. 명상과 수행하는 자세로 자연에 몸을 맡긴 구도자처럼, 때로는 외로우면서 의연한 인간의 모습으로 미술관 정원 앞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도시의 관찰자로 서있다.옷을 벗은 맨몸이 온통 불덩이처럼 탄다. 차마 그의 몸 가까이 다가설 수가 없다. 열정이 그의 몸에서 이글거린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려는 것뿐이건만 가까이 서 있는 내 얼굴이 화끈거린다. 정원에 설치된 조각들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이름을 달고 있다. 그중에 하필이면 벌거벗고 실물처럼 서 있는 남자 조각 작품을 요리조리 훑어보는 여자를 어떻게 보겠는가. 미술관 앞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에 예민해지면서 조금은 민망스럽다. 내가 곰리의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지만 세계에서 인정을 받는 예술세계를 알아보려는데 목적이 있다. 시선에서 당당해지기로 마음을 정한다.곰리는 웅크리거나 선 자신의 몸으로 독특하게 작품을 만들었다. 벌거벗은 몸에 석고를 바르고 굳을 때까지 틀 속에서 근육의 경직과 폐쇄 공포증 등 육체적 고통을 견뎌냈다. 육신을 비워낸 틀에 쇳물을 부어 주물을 뜬다. 굳어진 주물을 깎아 입체 형상을 만든다. 작가는 몸과 마음의 수련을 거친 후 예술작품을 완성시켰다. 영혼을 통해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존재에 대한 성찰까지 느껴진다. 그는 자신의 몸이 예술의 소재이자 완성이 되었다. 동양철학과 불교의 근본 교리인 인연의 이치를 작품에 그대로 담아냈다고 한다. 자신이 머물렀던 텅 빈 바디 케이스는 인체 조각이 되어 대자연과 도심 속에서 사람들의 영혼을 채워주고 있다.현대에 쇠는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또는 오래전부터 신뢰와 강인함의 상징으로 쓰였다. 강철 같은 의지, 강철 같은 심장이라 표현하고 건장한 남자의 근육진 팔다리를 무쇠팔 무쇠다리라 말을 한다. 첫 쇳물이 생산된 이후 반세기 동안 제철 산업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포스코 설립자 박태준 회장도 ‘철강 왕’이라는 호칭을 얻었다.하지만 금속도 산화되고 녹이 슬면 본래의 성질을 잃게 된다. 강도가 약해져 쉽게 부스러져 속절없이 무너진다. 철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이 녹이다. 녹슨 것은 의미도 좋지 않은 물체로서 이래저래 난감하다. 결국 현대를 살아내는 누군가에게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삶이기에 더 쓸쓸해진다.붉은 녹이 슨 조각상을 보니 생각이 난다. 몇 년 전에 내후강판을 사용하여 새로운 건축공법을 시도한 여자 건축사를 알게 되었다. 건물 외벽에 부착한 강판에 공기나 빗물이 접촉하면 산화작용으로 표면에 녹이 슬게 된다. 일정하게 슨 녹은 건축 강판의 보호막이 되어 철의 부식을 방지하면서 더 강하고 단단하게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녀가 내후강판으로 건축했다는 건물을 찾아가 보았다. 건물 외벽에 슬어있는 붉은 녹은 독특한 색감을 드러내었다. 어느 예술가도 어떤 페인트 색으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신비스러운 색채였다. 건축사가 내후강판에 붉은 녹을 피워 완성한 건물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건물은 거대하고 멋진 그녀만의 조형 예술작품으로 보였다.그날 새롭게 다가오는 녹의 의미에 감동했다. 부정적인 이미지로 여겨왔던 내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내가 지금 유독 녹슨 곰리의 인체 조각상을 낯설어하지 않고 유심히 살펴보며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내후강판에 슨 녹은 산화되어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철을 보호하고 더 단단하게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오랫동안 나의 삶과 같이했던 싱거미싱이 있다. 필요로 했던 시절에는 관심 어린 손길로 늘 반질하게 닦아 광택이 났다. 기름칠만 해도 부드럽게 달달 돌아가면 주인이 원하는 옷을 만들었다. 세월이 지나 미싱이 멈추는 시기가 왔다. 긴 시간이 지나도록 사용하지 않으니 윤기를 잃은 채 붉은 녹이 슬어 골동품이 되었다. 인생도 사물도 세월 앞에 끼어드는 녹을 어쩌지 못한다. 그런 미싱이 지금은 화실에서 아들의 그림 정물 소재가 되어 또 다른 가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자인과 가위질로 미싱을 돌려 멋진 옷을 만들었던 나 역시 일선에서 물러나니 한갓지다 못해 무기력해졌다. 쇠에 슨 녹과 인생의 녹이 뭐가 다르랴 싶다.사람에게 녹이란 삭아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음새 한 곳에도 녹이 슬면 헐거워지고 잘 돌지 않게 된다. 그렇듯이 일상에 낀 녹은 마음의 문을 닫을 수 있다. 가슴에 녹이 슬고, 영혼에 녹이 슬면 늙어가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부정적인 녹일지라도 내후강판에 슨 녹처럼 고통을 견뎌내고 살아내면 생의 의미가 더욱 단단해지리라 본다.미술관 정원에 녹슨 사내를 바라보고 섰다. 작가의 마음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 그의 성찰을 담은 조각이 대신 서 있다. 시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작가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냈을 때 예술작품의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글거렸던 수많은 기억들이 온몸에 붉은 녹으로 슬어 있다. 묵묵히 서 있는 저 사내도 언젠가 한번 큰소리로 울고 싶었을 게다. 잠깐의 여유로운 비상을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삶의 문턱에서 서성거리는 존재일지라도 한번은 다시 인내의 고통을 이겨내고 핏빛 같은 녹물을 머금으며 일어선다. 열정의 녹이 조각 작품 완성이었다.먼저 스틸 공모전을 주최하신 포항시와 주관하신 경북매일신문, 제 글을 대상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도 큰 감사인사 올립니다. 벌써 도로가 은행나무는 조금씩 노랗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저에게는 이 계절이 되면 큰 상실감이 있어 많이 아픕니다. 펑펑 소리 내어 울기도 합니다. 올가을은 슬프지도 울지도 말라고 저를 다독여주는 위로의 상이라 여겨집니다. 글쓰기란 늘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또 포기하지 못하고 쓰게 되는 것이 글쓰기입니다. 이런 저를 오래 동안 지도해주신 교수님과 부경문우님들, 늘 힘이 되어 주시는 선생님들께도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버팀목인 아들딸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지금은 제 글의 영감이 되어주시는 김윤택 화백님 먼 곳에서 제일 기뻐하시겠지요. 이 영광을 바치고 싶습니다.△1950년 거제 출생 △창신대 문예창작과 졸업 △2013년 ‘수필과 비평’신인상 수상 △문정 문학상(2019) 수상 △수필집 ‘11월의 노랑나비’(2018) △부산문인협회, 부산수필협회 회원, 부경수필협회 회원수필가가 쓴 수필이 신변잡기의 차원을 뛰어넘고자 한다면, 이 세상과 삶의 모든 대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루어 새로운 의미를 인식하고 전달해야 한다. 그것은 세상과 인생을 객관적으로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냉철한 인식의 경지를 뜻한다. 수필은 개인이 겪은 사실의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재생산되는 창의적 문학 장르이기 때문이다.이런 의미에서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들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예심을 거친 작품들 중에서 중점적으로 거론한 작품은 붉은 녹(최영애) 침녀(진해자) 연과 선을 잇다(김임순) 팔을 끊어버렸어요(곽명옥) 지음(장수영)이다. 최종적으로 논의된 이 작품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장점을 간직하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 간략하게나마 작품들의 장단점에 대한 지적을 하면 다음과 같다.침녀(진해자)는 바늘과 퀼트 공예를 통한 삶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나 작품의 에피소드 자체가 다소간에 진부하다는 사실이 단점으로 논의되었다.연과 선을 잇다(김임순)는 바늘과 바느질을 통한 여인들의 삶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으나 다소 서술적이고 설명적이라는 평이 있었다.팔을 끊어버렸어요(곽명옥)는 가위를 통하여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하고 있으나 서사의 주제의식이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지음(장수영)은 ‘소리’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지음(知音)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탐구 정신이 돋보였으나 전반적으로 관념적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대상으로 선정된 붉은 녹(최영애)은 “철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이 녹”이라는 전제 아래 ‘붉은 녹’이 함유하고 있는 예술과 인생의 의미를 성공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품 전체를 관류하는 작가의식과 세계인식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고, 이를 표현해 내는 글쓰기의 솜씨도 상당한 수준이어서 대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심사위원들은 쉽게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심사위원허상문(영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김은주(수필가)

2019-10-14

‘신바람 경북 여성일자리 포럼’ 성료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최미화) 경북광역새일센터는 지난 11일 오후 2시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2019 청포도(청년여성을 포용하는 경상북도) 일자리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여성일자리 확대를 통한 ‘일터 넘치는 부자 경북’실현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4차 산업혁명과 여성 일자리’ 를 주제로 청년여성, 여성일자리 전문기관, 여성친화기업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이번 일자리 포럼에는 이원재 요즈마그룹 아시아 총괄대표의‘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여성일자리 창출’이란 제목의 기조강연이 마련됐다. 요즈마그룹은 이스라엘의 경제발전을 이끈 세계적 벤처 캐피탈기업으로 젊은 여성인재 육성을 위해 사회적 지원 확대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했다.또한, 주제발표로 한국고용정보원 최영순 팀장의‘4차 산업혁명과 직업세계의 변화’와 대구가톨릭대학교 김태형 교수의 ‘Smart時代 따라잡기’가 이어져 경북형 여성일자리 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이날 포럼에서는 ‘경북여성 사회적경제 페스티벌’도 함께 열렸다. 나는 드론 사회적협동조합, 경북코딩메이커 사회적협동조합 등 창업에 성공한 여성 사회적경제기업 14개 업체가 체험부스를 운영해 창업에 관심있는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이번 청포도 일자리 포럼을 통해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직업 트렌드를 읽고 미래 여성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경상북도 청년여성들이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는 발판이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3

어머니처럼 따뜻하고 그리운…

“마치 어머니처럼 따뜻하고 그리운 사진 작품들로 가득채워져 있다”포스코갤러리가 오는 11월30일까지 ‘어머니’를 주제로 한 기획 사진전 ‘포항산책 2019-어디에도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다’를 개최한다.포항의 사진작가 모임인 포항산책은 그동안 다양한 사진 전시회를 통해 지역의 수준 높은 예술 사진을 알려왔다.이번 전시에 참여한 15명의 작가는 강철행, 오경숙, 나호권, 정태용, 정만석, 강순원, 안성용, 김주영, 박병로, 이다나, 최홍태, 박태희, 황정희, 정현숙, 송영숙 등으로 총 140여 점의 사진작품을 선보인다.전시회에선 ‘어머니’를 주제로 작가 개인 경험과 의식 속에 남아 있는 대상에 대한 ‘존재와 부재’를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다.‘어디에도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다’라는 부제처럼 사진의 대상인 어머니는 실제로 존재했다(實際性)는 것을 증명하기도 하고 그 실재(實在)가 마치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이미 사라져 과거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거나 미래에 사라질 것이란 사실도 알게 한다. 관람객들은 작품과 함께 실린 작가노트에서 어머니의 존재와 부재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오는 17일과 26일에는 각각 포항제철소 직원과 포항 시민을 대상으로 사진 강좌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전시를 기획한 오경숙 포항산책 참여작가 대표는 “개개인이 심상 속에 간직한 어머니를 자기 나름의 표현으로 펼쳐보았다.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과 공감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며, 나아가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3

시인 백석과 기생 자야, 그리고 그들의 사랑

시인 백석(1912~1996), 그의 알려지지 않았던 젊은 시절을 촘촘하게 복원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백석의 연인 김자야(金子夜·1916∼1999)의 산문 ‘내 사랑 백석’이 2019년 김자야 여사의 20주기를 앞두고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됐다. ‘내 사랑 백석’(문학동네)은 20대 청년 백석의 꾸밈없는 모습과 섬세한 마음, 문우들과의 교우관계, 그리고 그의 시가 발산하는 애틋한 정조의 이면 등을 그를 깊이 연모한 여성 김자야의 필치로 전하며, 그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온 산문이다.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1부 운명에서는 백석을 만나기 직전 김영한 여사의 성장기와 기생 김진향으로서의 삶이 펼쳐진다. 어린 시절 불우했던 집안 사정, 기생으로의 입문, 일본 유학과 귀국, 백석과의 운명적인 만남까지가 영화처럼 펼쳐진다. 1916년 서울 관철동에서 태어나 일찍 부친을 여의고 할머니와 홀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한 김영한은 친척에게 사기를 당해 집안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됐다. 그녀는 무너진 집안을 일으켜보고자 열여섯의 나이로 조선권번에 들어가 기생으로 입문해 조선 정악계의 대부였던 금하 하규일 선생 문하에서 여창가곡, 궁중무 등을 배우게 된다. 그런 가운데 그는‘삼천리’지에 수필을 발표해‘문학 기생’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다가 1935년, 조선어학회 회원이었던 해관 신윤국 선생의 후원으로 일본 유학길을 떠난다. 그야말로 주경야독으로 학업을 이어가던 중, 해관 선생이 투옥됐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귀국하지만 면회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함흥 땅에 주저앉는다. 1936년 가을, 그는 궁리 끝에 자신이 그렇게도 싫어했던 기생 복색을 입고 함흥권번으로 들어간다. 오로지 은인이던 해관 선생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기생이 되면 큰 연회 같은 곳에 나갈 수 있고, 그러면 함흥 법조계의 유력한 인사들을 만나서 해관 선생님의 특별면회를 신청할 수 있으리라는 절박한 믿음으로 다시 들어선 길이었다. 결국 해관 선생은 만나지 못했지만, 바로 그곳에서, 1936년 함흥 영생고보 영어교사로 와 있던 백석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오늘부터 당신은 나의 영원한 마누라야. 죽기 전엔 우리 사이에 이별은 없어요.”(47쪽, ‘마누라! 마누라!’)2부 당신의 ‘자야’는 백석과의 사랑 그리고 이별의 기록이다. 백석이 지어준 ‘자야’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 청진동 시절 자야를 두고 ‘세 번’이나 새로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냉엄한 신분제 시대의 사랑, 거리에서 지인이나 자야의 손님과 마주칠 때마다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었던 이 시인과 기생 커플의 고뇌와 갈등, 백석 집안의 극렬한 반대와 자야의 방황, 자야에게 만주 신경으로 도망가자고 제안하는 백석의 사랑이 영화처럼 펼쳐진다.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들의 연애사를 뛰어넘는다. 자야가 복원한 그들의 사랑과 고뇌, 갈등을 통해 백석과 백석 시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석의 시 ‘바다’‘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이렇게 외면하고’‘내가 생각하는 것은’‘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등에 흐르는 애틋한 정조의 실체는 그들의 애정전선을 반영하는 거울이기도 했다.3부 흐르는 세월 너머에는 백석의 시를 어루만지며 그들의 젊은 시절과 생사조차 알길 없는 백석을 그리워하는 자야의 애틋한 정이 고여 있다. 여든 살의 청년 백석을 꿈에서 만났는데, 백석이 자꾸만 허기가 지다고 호소하고 돈을 몇천 원만 꾸어오라고 재촉하더라는 대목은 애절하기 그지없다. 더불어 백석 시를 통해 백석을 그려보는 살뜰한 마음, 백석은 ‘월북 시인’이 아니라 ‘재북 시인’으로 보아야 마땅하다는 것, 제 손으로 백석의 시선집을 펴내겠다는 신념으로 동분서주하다가 뜻밖에도 한 후배 시인에 의해 발간된 ‘백석시전집’을 가슴에 안고 느꼈던 감격, 그리고 백석의 고희를 맞아 쓴 편지 등은 긴 세월이 흘러도 변색되기는커녕 더욱 짙고 단단해지는 자야의 순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책 말미에는 김자야 여사의 집필과 출간을 뒷바라지해 끝내 백석과 자야의 사랑을 세상에 알린 시인 이동순의 발문과 백석 연보를 덧붙였다. 멋쟁이였던 모던보이가 어떻게 토속적인 시를 쓸 수 있었는지, 그의 시에 나오는 ‘나타샤’ ‘고흔 당신’ ‘허준’ 같은 시어에 얽힌 실제 인물들은 누구인지, 그의 성격은 어떠했는지, 교사와 기자로 일하다가 다시 만주로 떠나고 만 이유는 무엇인지 등 젊은 날의 백석의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백석 연구의 서브텍스트로서도 그 의의가 각별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0

‘보리타작소리’ 등 포항 흥해지역 구전 민요 자료집 출간

1960년대까지 동해안 최대의 곡창지대인 흥해 들판에서 불렸던 민요를 채록해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민요자료집이 출간됐다.포항시 흥해읍 지역의 농요를 보존·전승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된 포항흥해농요보존회(회장 박현미)는 최근 흥해지역 구전민요을 채록해 정리한 ‘어절씨구 흥해야! 흥해의 민요’(박창원·박현미 편저)를 출간해 출판기념회를 갖는다.Ⅰ, Ⅱ부로 구성된 이 민요자료집의 Ⅰ부는 지역의 민속학자인 박창원씨(현 동해안민속문화연구소장)가 흥해읍 지역에서 채록한 ‘모찌는소리’,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보리타작소리’, ‘지게목발소리’, ‘어사용’, ‘그물당기는소리’, ‘베짜는소리’, ‘나물캐는소리’, ‘상여소리’, ‘월월이청청’등과 국악인 박현미씨(현 흥해농요보존회장)가 최근 흥해 출신 김선이 기능보유자로부터 채록한 ‘치이야칭칭나네’ 등 총 80여 편의 민요를 악보, 녹음CD와 함께 실었다. Ⅱ부는 박창원씨의 논문 ‘흥해지역 민요의 전승양상’이 실려 있다. 240×190cm, 243쪽. 경북도의 향토농업문화계승보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민요자료집 출간에 대해 박현미 포항흥해농요보존회장은 “이 책을 통해 흥해농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앞으로 흥해농요의 보존·전승을 위한 교재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 흥해에서도 민요가 잘 보존된 북송리, 죽천리 등에서 카세트 녹음기로 민요를 채록했던 박창원 동해안민속문화연구소장은 “흥해는 논농사가 발달한 지역이라 어느 지역보다 ‘모심는소리’가 잘 보존돼 왔다”고 말하고, 보존·전승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포항흥해농요보존회는 13일 오전 9시30분 흥해종합복지센터에서 이 책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오후에는 흥해농요경창대회를 개최한다. /윤희정기자

2019-10-10

2019충남당진국제성시화대회 “와이리 좋아유”

2019충남당진국제성시화대회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충남 당진동일교회(담임목사 이수훈)에서 열렸다.‘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과 사귐’을 주제로 열린 대회는 한국,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체코, 스위스, 영국, 우크라이나 등 북미, 아시아, 유럽 성시화 지도자 330명과 교인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김홍장 당진시장과 김기재 당진시의회 의장,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장로)도 자리를 함께 했다.대회는 김상복 세계성시화운동본부 공동대표회장(목사)과 전용태 〃공동대표회장(장로), 이수훈 〃공동상임대표회장, 이창호 〃공동상임대표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됐다.이어 예배, 특강, ‘골고다언덕 십자가’ 특별공연, 세계성시화지도자 총회, 선언문 발표, ‘위로!희망!미래!’ 찬양콘서트, 국내외 사역나눔, 성시화 전략발표, 당진 인근 기독교 성지 탐방 순으로 2박3일간 이어졌다.김상복 목사는 ‘네 빛을 사람 앞에 비추라’란 제목의 개회예배 설교를 통해 “세금과 투표는 반드시 해야 한다”며 “그래야 좋은 국회의원을 선출할 수 있다. 그들이 좋은 법을 만들어 우리나라에 희망을 준다.”고 강조했다.또 “당진에서 세계성시화운동과 세계변혁운동이 새롭게 폭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전용태 장로는 특강에서 “전 교회가 전 도시에 전 복음을 전하는 3전(全)운동을 통해 행복한 시민, 행복한 가정, 범죄 없고 깨끗한 도시를 만들자”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변화와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이수훈 목사는 환영사를 통해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의 열망을 갖고 각자 사는 도시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 주님의 지상명령을 성취하자”고 했다.그런 뒤 “성시화운동이 한국에서 시작됐지만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성시화대회를 개최할 만큼 크게 발전했다”고 전했다.황우여 장로(전 사회부총리)는 “지역을 맡고 있는 지도자들이 앞장설 때 성시화운동이 확장될 것”이라며 지도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정성구 목사(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전 총신대 학장, 전 대신대 총장)는 첫째 날 저녁집회에서 ‘도시로 간 예수님’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오늘날 도시는 무신론적, 인본주의적이며 세속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며 “교회가 그 한가운데서 깨끗한 도시,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는 도시로 만들 책임이 있다. 예수님도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사역하셨다”고 말했다.참가자들은 선언문을 발표하고 “전 교회가 전 도시에 전 복음을 전해 행복한 시민, 건강한 가정, 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일에 적극 동참할 것, 복음전파와 다음세대 회복, 신앙계승, 정책선거 구현에 앞장 설 것, 우리 민족의 화해와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통일 뒤 북한 성시화를 위해 헌신할 것, 750만 세계 디아스포라 한인들과 연합해 세계 복음화에 기여할 것”을 다짐했다.2019충남당진국제성시화대회는 세계성시화운동본부가 주최하고 2019충남당진국제성시화대회조직위원회와 충남성시화운동본부가 주관했다.국제성시화대회는 2004년 포항성시화운동본부가 주최한 ‘포항성시화세계대회’를 시작으로 2005 LA성시화대회, 2007 성시화운동 세계전략회의(라스베가스성시화대회), 2008 다민족성시화기도회, 2009 인천국제성시축전, 2010 과테말라국제성시화대회, 2011 충남서산국제성시화대회, 2012 유럽성시화순회대회, 2013 서울국제성시화대회, 2014 베를린성시화컨퍼런스, 2015 베를린국제성시화대회, 2016 유럽성시화대회, 2017 우크라이나국제성시화대회, 2019 충남당진국제성시화대회로 이어져 오고 있다.한편 성시화운동은 16세기 장 칼뱅의 제네바 성시(聖市) 모델에서 출발했다. 칼뱅은 제네바아카데미를 통한 교육개혁과 종교개혁 정신을 모토로 사회개혁을 실시했다.한국대학생선교회 설립자인 고(故) 김준곤 목사는 여기에 착안해 1972년 한 도시 전체를 복음화하는 모델을 만들자는 목표로 성시화운동 전도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성시화운동은 전 교회(The Whole Church)가 전 복음(The Whole Gospel)을 전 시민(The Whole City)에게 전하는 ‘3전 운동’으로 집약, 총체적 하나님 나라 복음운동으로 자리를 잡았다./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2019-10-09

세상 가장 아름다운 종소리 ‘잊지못할 추억’

통일신라시대 성덕대왕신종, 일명 에밀레종을 주제로 한국의 우수한 소리문화를 재조명하는 ‘제7회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이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린다.BBS대구불교방송이 주최하고 경북도, 경주시, 불국사 등이 후원하는 이번 축제는 12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첨성대 잔디광장에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7회째를 맞는‘에밀레전’은 현존하는 세계의 종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일명‘에밀레종’의 가치와 정신을 기리기 위해 신라 천년고도 경주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은 최고의 소리와 아름다운 문양을 간직한 성덕대왕 신종을 부각시켜 신라 정신을 표출하고, 경주를 찾은 내·외국 관람객들에게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매년 큰 인기를 끌었던 4t 규모의 에밀레 모형종 타종행사를 비롯한 30여 개의 신라문화 체험프로그램은 잊지 못할 추억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신라문화 체험 마당’은 성덕대왕신종 비천상 탁본 및 인경체험, 신라복입기, 에밀레종미니어처 및 종모양 풍선만들기, 신라 왕과 왕비 옷 체험 등 옛 것을 배우고 즐기며 체험하는 30여 개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에밀레’전의 백미로 꼽히는 ‘신라 간등회(看燈會)’는 한국 전통 등의 효시인 신라시대 간등(看燈)을 재연하는 행사로 대형 공작등과 용(龍)등, 신라토층 모형탑 등을 비롯한 대형 전통 등이 첨성대를 배경으로 은은한 야경을 연출할 에정이다.에밀레전의 전통적인 인기 코스인 4t 규모의 에밀레 모형종 타종에는 올해도 남녀노소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밀레전이 자랑하는 체험프로그램인 4t 규모의 ‘에밀레 모형종 타종’은 매년 가족단 위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범종소리는 오래도록 여운을 남길 것이다.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공연도 펼쳐진다. 이정필 수석지휘자 외 50여 명이 출연하는 경북도립국악관현악단의 식전공연에서는 무용단이 ‘천마의 비상’으로 포문을 열고 ‘큰애기 반봇짐’, ‘배치기’, ‘난 감하네’, ‘너영나영’등 국악가요가 꾸려진다. 이어 ‘바이올린과 국악의 만남’, ‘혼의 소리 아리랑’ 등으로 경주의 가을밤을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가수 홍경민, 박미경 등이 출연하는 식후공연도 가을밤 가족, 친구, 연인을 위한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다.‘2019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의 개막식은 12일 오후 6시, 이철우 경북도 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 김석기 국회의원, 불국사 회주 성타 스님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개막식은 경주 김경희 난타연구소의 ‘200인(人) 난타 개막 통고’, 개막 5타, 개막 퍼포먼스, 인사말, 환영사, 주제무(가슴으로 듣는 천년의 소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