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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간과 자연의 경이로운 만남 , 41편의 글로 풀어내

에세이 ‘저녁의 비행’(판미동)은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우연한 만남을 다루고 있다. 저자 헬렌 맥도널드(51)는 이 책에서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부터 숲에서 야생동물을 지켜보는 기쁨, 어느 이민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이 담긴 글을 펴냈다. 그는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새뮤얼 존슨상과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코스타상을 석권한 작가이며 이번 신작은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등 전 세계 유력 언론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케임브리지대 지저스 칼리지 연구교수 등을 역임한 저자는 상자 안에 산호, 화석, 바위, 깃털 등을 수집하는 16세기 수집 열풍 ‘분더카머(Wunderkammer)’처럼 이 책이 문학판 호기심 상자라고 말한다. 책에는 송골매, 칼새, 찌르레기, 토끼, 소, 돼지, 백조, 편두통, 브렉시트, 발전소 굴뚝 등 전혀 무관한 듯 보이는 주제들이 한데 모여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처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찰과 매혹, 시간과 기억, 사랑과 상실에 대한 41편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존재를 바라보는 새롭고 다채로운 시각을 일깨워 준다.저자는 자연 세계와 그 속에 사는 생명체들을 고요한 마음으로 관찰한다. 새들의 둥지와 알을 관찰하며 집이라는 개념을 반추해 보고, 개발업자들에게 팔려 버린 초원을 찾아가 그럼에도 땅속 층층이 훗날을 기다리는 씨앗들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떠올리는 등 자연과의 만남에서 뜻밖의 위안과 감동을 찾아낸다. 자연뿐만 아니라 도시의 일상에서도 우리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과의 관계와 그 역사를 돌아본다. 문명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철새 이동을 관찰하며 650피트 높이의 하늘에서는 도시와 시골 사이의 구분이 없어진다거나 템스강 백조를 조사하는 연례 행사에 참여해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헝가리에서 자유롭게 날아가는 수만 마리의 두루미를 지켜보며 국경이라는 경계에 좌절하는 난민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저자는 그것이 자신의 글에 흐르는 주제인 사랑이라며, 특히 “우리를 둘러싼 모든 빛나는 존재에 대한 사랑”이라고 정의한다.저자는 “서로 간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면서 서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지금 당신의 눈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는 것들이 오늘날 역사적 순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심대하게 다가오는 문제들”이라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2

천재 철학자, 새로운 인본주의를 말하다

오늘날 인간의 생각하기 능력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인터넷 세상 속에서 실재와 가짜를 구별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스마트폰, 스마트와치, 태블릿 등 휴대용 기기들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생각이란 무엇이며, 인간의 생각은 무엇이 특별한 걸까? 철학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이 질문은 오늘날 여전히 유효하다.‘생각이란 무엇인가’(열린책들)는 독일 본 대학의 최연소 교수로 이름을 떨친 ‘천재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41)의 최신작이다.2005년 25세라는 젊은 나이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4년 뒤 독일 본 대학 최연소 석좌교수로 부임한 가브리엘은 자신의 독자적 철학 이론인 ‘신실재론’을 바탕으로 생각의 의미를 탐구함으로써 인간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야심 찬 시도를 보인다.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인본주의를 주창해온 그의 이론은 탈진실과 포퓰리즘 등에 응답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철학으로 읽힌다.참신한 관점과 날카로운 통찰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가브리엘은, 이 책에서 인간의 생각이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에 비견되는 생물학적 감각임을 논증한다. 그에 따르면 색깔은 시각으로, 소리는 청각으로 접근하듯 생각은 ‘실재에 접근할 수 있는 감각’, 곧 세계와 나를 연결하는 감각이다. 우리의 생각 감각은 진화의 산물이며 우리의 개념은 역사와 문화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은 기술로 대체될 수 없다.가브리엘은 “인간은 동물이 아니기를 의지(意志)하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기술에 대한 환상을 깨부수고 우리의 삶과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생각 감각을 일깨워 준다.이 책은 저자의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2013), ‘나는 뇌가 아니다’(2015)를 잇는 3부작의 완결편이다. 전작들에서 각각 우리 시대에 만연한 자연과학적 세계관과 신경중심주의에 맞서 반론을 제기한 가브리엘은 이 책에서 인간의 생각에 관한 이론을 마무리 지으며 오늘날에 필요한 새로운 인본주의를 제시한다.우리는 줄곧 생각하는 능력은 인간의 특권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인간의 지능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 기계에 의해 더 잘 수행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인간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정신마저 기계에 넘겨주고 마는 것은 아닐까?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이 책은 우리 시대에 만연한 커다란 두 가지 사유 오류에 맞선다. 하나는 우리가 실재를 이러저러하게 위조하므로 있는 그대로의 실재(실재 그 자체)를 결코 파악할 수 없다고 여기는 구성주의적 견해, 다른 하나는 인간의 생각 능력을 모방할 수 있는 정보 처리 과정이라고 간주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바탕에 깔린 견해다.이 책에서 가브리엘은 구성주의자와 인공지능 지지자들의 주장은 물론, 논리학, 언어철학, 신경과학에서 제기할 수 있는 철학적 가설을 꼼꼼하게 검토하며 거기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낱낱이 밝혀낸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철학적 기반을 공고히 다져 기술과학에 대한 환상을 쫓아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2

‘포항의 눈’으로 본 해양문화

포항의 해양문화를 정리한 책이 발간됐다.포항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어로(漁撈)와 그와 관련된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지만 이러한 문화의 구조와 의미망을 ‘지역의 눈’으로 포착한 작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기획한 ‘포항의 해양문화’(연오랑 간)는 포항 고유의 해양문화 중에서 가장 특징적이라 할 만한 네 가지 주제인 바다음식, 굿, 해녀, 고래를 선정해 그 의미와 성격을 ‘지역의 눈’으로 살펴보았다.강제윤 국립 한국섬진흥원 이사는 물회, 과메기, 개복치, 돔배기 등 풍성한 포항 바다음식의 유래와 배경, 가치를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냄으로써 음식 이야기가 한 지역의 역사를 흥미롭게 보여줄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냈다. 포항은 동해안굿의 근간을 만든 김석출 만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염원희 경희대 HK연구교수는 김석출 만신을 구심으로 하는 포항 무속의 위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포항이 한국 무속의 특별한 공간임을 밝혀내고 지역 차원에서 그 가치를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에는 1천여 명의 해녀가 활동하고 있으며 그 인원이 제주도, 울산시 다음으로 많다. 김수희 박사는 제주 해녀와는 다른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형성된 포항 해녀의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분석하며 해녀 문화의 전승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포항은 고래와도 인연이 깊다. 지난 2005년에 1천300만 년 전 돌고래 화석이 국내 최초로 발견된 곳이 포항이다. 김도형 ‘THE OCEAN’ 편집위원은 일제강점기 때 역사의 수면 위로 올라온 영일만 밍크고래에 주목하며 현재 생존해 있는 포경선 선원과 중매인의 인터뷰를 통해 포항 고래의 역사를 생생하게 전했다.네 개의 주제 외에 이기복 해양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의 ‘1935년 포항에서 열린 경상북도 수산진흥공진회와 경북 수산업의 동향’은 이 책의 무게를 더한다. 이 공진회는 박람회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었지만 연구사에서는 간과됐다. ‘수산’이라는 산업적 주제, ‘포항’이라는 지역적 제한성 때문이다. 이 논문은 공진회가 “당대의 지역 수산 권력·자본·식민통치력 등이 교직된 그들만의 ‘바다 잔치’였다”는 것을 밝혀내고 “1935년 식민지 조선의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사를 재구성하였다”는 점에서 포항의 역사 연구자료로 큰 의미가 있다.최재선 한국해양수산연구원(KMI) 명예연구위원은 “지역 고유의 해양문화를 지역의 시각으로 심층 분석한 이 책은 지역 해양문화 연구와 대중화 작업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30

세계적 문명교류학자 정수일의 유럽 기행

세계적인 문명교류학자인 정수일(87)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의 신간 ‘문명의 모자이크 유럽을 가다 1 북유럽’은 모두 5편 시리즈로 기획된 유럽문명기행 중 첫 번째 책이다. 5천여 년간 30여 개의 문명을 탄생시킨 인류사에서 1천500여 년에 걸쳐 꽃을 피운 유럽문명은 비교적 후발한 문명이다. 이런 유럽문명이 근현대의 ‘선진’ 문명 또는 ‘중심’ 문명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교류를 통해 앞선 문명의 다양한 요소를 흡수, 동화한 덕분이다. 이질적 문명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다채롭고 찬란한 유럽문명을 새로 탄생시킨 것이다.정 소장의 유럽문명기행은 문명 담론의 실질적 발원지인 유럽의 실상을 점검하고자 기획됐다.유럽 15개국 답사를 통해 근현대 세계사의 중심이자 ‘선진’ 문명으로 자리 잡아 온 유럽문명의 허와 실을 짚어낸다.특히 첫 번째 책 북유럽 편은 척박한 자연환경과 유럽의 변방이라는 지정학적 여건 속에서 북유럽 4개국이 어떻게 세계가 손꼽는 청렴·복지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 각종 보고서와 탐문, 현지 기행을 바탕으로 그 비결을 탐색한다.북유럽 편이 살피고 있는 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5

진정한 성공의 원천은 활동이 아니라 태도에 있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의식 연구가인 데이비드 호킨스(1927∼2012) 박사의 ‘성공은 당신 것’(판미동)이 출간됐다. 2012년 호킨스 박사 영면 후 유품 정리 시 발견된 미출간 원고로, 시기적으로는 ‘의식 혁명’ 이전에 쓰인 그의 첫 저작이다. 이 책에서 호킨스 박사는 진정한 성공의 원천은 우리가 하는 활동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우리의 태도에 있음을 밝힌다. 즉 성공은 분투하는 노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부력(浮力)의 힘으로 이뤄지므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스스로 친절하고 우호적인 태도로 존재하겠다는 내면의 원칙을 세우면 부와 명성이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이 책은 호킨스 사상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쉬운 언어로 풀어내어 비즈니스 분야와 성공하는 사람들의 내면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보여준다.저자는 친절하고 우호적인 태도에 대해 배려하고 공유하고 다정하고 참여하는 마음가짐, 타인의 경험이 어떨지를 상상해 타인을 위해 가능한 한 최상의 경험을 창조하려고 진심으로 노력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전한다. 이런 마음이 부족할 때 흔히들 싼 가격에 많은 양의 물건을 내놓거나 마케팅이나 홍보 기법에만 의지하는 실수를 저지른다고 이 지적한다. 어떤 비즈니스든 유일한 고객은 ‘인간의 본성’뿐이며, 그 성패는 고객들이 우수한 품질과 진실성을 느끼는 체험 자체에 달려 있다. 즉 고객들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통해 호의와 친절함을 체험하도록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저자 자신의 성공담은 물론, 식당, 사업체, 기업 등의 풍부한 사례를 든다. 파워(power)와 포스(force), 끌개 패턴 등 의식 탐구 이론의 근간이 되는 중요 개념들을 쉽게 풀이하며, 깊고 넓은 호킨스의 사상으로 들어가는 길잡이가 돼 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5

가난했던 소녀공이 자산가가 되기까지

가난했던 소녀공에서 글로벌 기업 회장으로 믿기지 않는 성공을 거둔 켈리델리(KellyDeli) 창업주이자 회장인 켈리 최(53·한국명 최금례)가 자기계발서 ‘웰씽킹’(다산북스)을 펴냈다. 켈리델리는 유럽 12개국 1200개 매장, 연매출 6천억 원이 넘는 대그룹이다. 급성장 곡선을 그린 켈리델리의 성공신화는 프랑스의 한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교재에까지 실렸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선정 2020년 ‘리치 리스트(Rich List)’에서 345위에 오른 그녀의 재산은 3억8900만 파운드(약 6천200억 원). 데이비드·빅토리아 베컴 부부(354위)보다도 앞섰다. 켈리델리는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전북 정읍에서도 시골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난 켈리 최는 고교 졸업장이라도 있어야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큰맘 먹고 상경해 소녀공이 됐다. 그때 나이가 열여섯 살. 낮엔 봉제공장, 밤엔 야간 고등학교를 다니며 눈코 뜰 새 없이 주경야독하며 보냈다.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꾸며 일본과 파리 유학을 떠나 공부를 했다. 30대에 성공 가도에 올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 실패로 10억 원의 빚을 걸머져 삶의 마지막까지 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과 같은 상황에서도 큰 부를 이룬 부자들의 습관과 생각을 체득하기 위해 대성한 사람들 1천 명을 연구해 일상에서 실천하려고 애썼다.‘웰씽킹’은 가난했던 소녀공 시절부터 글로벌 기업 회장이 되기까지, ‘최상위 부자’ 켈리 최가 말하는 진정한 부에 관한 ‘풍요의 생각’ 이야기다. 풍요의 생각이란 결핍의 생각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결핍의 생각이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면, 풍요의 생각은 현재와 미래로 향한다. 결핍의 생각은 인생을 제한하고 벽에 가두지만, 풍요의 생각은 인생의 지평을 넓히고 벽을 부순다.그녀는 부자들의 공통된 사고방식을 하나씩 따라 하고 완전히 체득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결과, 불과 5년 만에 거대한 부를 이뤘다.책 제목 ‘웰씽킹(Wealthinking)’은 ‘부(Wealth)’와 ‘생각(thinking)’을 합성한 조어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경영 노하우와 부자의 마인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웰씽킹 아카데미’도 설립해 운영 중이다.책의 1부에서는 ‘인생의 밑바닥에서 싹튼 부의 씨앗’이라는 주제로, 누구에게나 부자가 될 씨앗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지 그것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독자들이 자신만의 부의 씨앗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이론편’이다. 2부에서는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웰씽킹’이라는 주제로 부의 생각을 몸에 체득하기 위한 ‘실천편’이다. 그녀가 1천 명의 부자들을 공부해서 체득한 ‘7가지 생각의 뿌리’, 웰씽킹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는 ‘6가지 시각화’, 그리고 진정한 부자는 공헌의 힘에서 나온다는 ‘웰씽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각의 뿌리, 시각화, 웰씽커, 이 세 가지를 삶의 완전한 변화를 일으킬 마중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그녀는 책에서 부를 끌어당기는 마음 자세로 ‘목표는 무조건 원대해야 한다’ ‘성공한 나의 모습을 매일 5분씩 시각화하라’ 등을 제시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25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다카자네 야스노리의 유고집

‘흔들림 없는 역사 인식-조선인 강제연행·원폭 피해자의 편에서다’(삶창출판사)는 한국엔 이름이 덜 알려졌지만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살았던 다카자네 야스노리의 유고집이다. 다카자네는 1939년 일본의 식민지였던 서울에서 태어나 1945년 일본으로 돌아갔다. 규슈대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하고 나가사키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세계사 현장에서 저지른 모국의 과오를 인지한다.시간이 흘러 1970년대. 원폭 피해 운동과 조선·중국인 강제 연행이란 주제에 천착한 그는 핵폭이 이뤄진 나가사키에 ‘평화자료관’을 건립하고 일생을 전후보상운동에 헌신한다.책 1부에는 다카자네 야스노리가 생전에 발표한 논문들과 짧은 글, 그리고 일생의 작업이라 할 수 있는 조선인·중국인 강제 연행 및 원폭 피해 문제, 전후 보상 문제, 역사윤리에 대한 깊은 고찰이 담긴 글을 수록했다.2부에는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의 정기간행인 ‘니시자카통신’ 권두언에 쓴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침략 사상의 전파자였던 요시다 쇼인과 후쿠자와 유키치 등에 대한 비판적 인물평부터 시작해 한일조약 및 한일 정부간의 ‘위안부’ 문제 합의를 비판한 글, 평화자료관의 활동 및 설립 과정과 그 의의를 소개하는 글, 중국 및 한국을 방문하여 학살 피해자나 원폭, 강제 동원 피해자를 만난 내용을 소개하는 글 등 한국인 독자에게도 밀접한 주제를 다룬 글을 모았다.3부는 다카자네 야스노리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지인들의 추도사들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5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정치와 사상

‘한나 아렌트와 차 한잔’(한길사)은 현대의 대표적 정치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공공성의 문제를 탐구했던 한나 아렌트(1906∼1975)의 사상 안내서다. 한국아렌트학회 회장인 저자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책에서 시대를 통찰한 아렌트의 주요 학문적 논의를 개괄하고 그의 사상과 저서 전체를 거시적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저자는 아렌트의 정치 개념을 개괄적으로 소개한 뒤 아렌트 정치사상에서 정점이라고 평가되는 ‘판단’ 문제를 다룬다. 이어 아렌트가 유대인으로서 고민한 사안과 그녀가 정초한 ‘악의 평범성’ 개념의 의의를 살핀다.저자는 아렌트의 이론을 현대 한국사회에 비춰 2016년 촛불시위의 혁명성을 해석하고, 물질만능주의에 스며있는 전체주의적 망령을 꼬집기도 한다.이 책은 아렌트가 말한 정치의 개념으로 시작해 정치가 언어·경제·철학과 갖는 관계를 알아보고, 정치가 갖는 세계 내의 의미를 통해 아렌트 사상의 핵심인 자유와 권력 개념을 설명한다.부록으로 아렌트가 박사학위 논문을 보완해 출간하려 했으나 간행되지 않은 글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실렸다.김선욱 교수는 “아렌트를 이해하려고 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를 정치적 사유의 깊이로 끌어들인 근본 경험들”이라며 “이러한 지식 없이는 아렌트 정치사상의 깊은 곳에 흐르는 방향성을 놓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8

글로벌 패권 대전환 시대 ‘한국의 선택’

중국과 미국의 패권경쟁으로 21세기 글로벌 패권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날로 뜨거워지는 거대세력의 충돌 틈바구니에서 한국은 미래에 대한 지혜롭고 진취적인 새로운 출구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새 책 ‘한국의 선택’ : 한미동맹의 새로운 동반자, 러시아’(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미래학자인 저자 김태유·이대식 서울대 교수는 과거 상업혁명과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세칭 선진국들의 ‘선착의 효’가 현세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듯, 한국의 선진국 도약을 위해서는 러시아와 손을 잡고 ‘북극항로’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한다.한반도에 들이닥치고 있는 미·중 갈등의 대격변에서 한국이 판도를 이끌고 가는 능동적 중개자로서 새로운 판을 만들어가는 패권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러시아의 동반자 관계로의 전략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태유, 이대식 대표 저자들은 ‘총론’에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강대국에 둘러싸인 네덜란드가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장악했던 비법을 살펴보고 한국이 주변 강대국 간 경쟁의 희생양이 아닌 패권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17세기에 소국 네덜란드가 패권 국가가 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물류 장악력, 기술력, 그리고 개방적 포용력 등을 들고, 21세기의 한국 또한 이 세 가지 힘을 갖춘다면 과거의 잔혹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총론’에 이어 4부로 구성된 본문에서는 새로운 물류, 새로운 기술, 새로운 개방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를 현재적 시점에서 논한다.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 과학기술, 관광, 방산, 가스, 문화 등 각 분야 러시아 전문가들의 분석과 제안을 모아, 지경학, 에너지, 물류와 기술, 인적·문화적 교류 네 부문으로 분류하고, 한국과 러시아 협력의 효과와 그 가능성을 짚어본다.1부 ‘한국의 지경학적 딜레마를 풀어갈 파트너, 러시아’에서는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동서회랑 완성을 위한 극동개발 및 유라시아 최적의 파트너가 한국이며 동시에 한국에 러시아도 북방정책, 북한의 비핵화, 미·중 갈등에서의 출구 등 주요 난제를 해결하는 데 유력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밝힌다.2부 ‘한국 미래산업의 자양분이 될 러시아의 에너지’에서는 장차 한국의 미래산업에 필요한 러시아의 풍부한 광물, 천연가스 및 전력을 활용할 방안을 논의한다.3부 ‘한국에 물류와 기술 패권을 안겨줄 파트너, 러시아’에서는 해상 물류,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기술, 4차 산업혁명, 방산 부문 등, 구체적인 산업과 기술 부문에서의 한러 협력을 다룬다.4부 ‘한국과 인적· 문화적 교류가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 러시아’에서는 러시아의 창의적인 인적 자원, 다민족에 대한 수용성, 문화 및 관광 부문 교류 현황, 인구 변화에 의한 상호보완성 등 한국과 러시아 간의 문화적· 인적 협력 가능성을 살펴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8

30여년 판사경험 바탕 현직 법조인이 말하는 ‘한국 법정 이야기’

‘판사에게는 당연하지만 시민에게는 낯선 법의 진심.’30여 년 동안 법복을 입고 재판을 해온 박형남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정에서 못다 한 이야기’(휴머니스트)라는 제목의 재판 관련서를 펴내 화제다.지난 2017년 세상에 드러난 사법농단 사태와 ‘화천대유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 문제 등 최근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부정여론이 높은 가운데 발간된, 일반인을 위한 현직 부장판사의 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1988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각급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 업무를 두루 담당해 온 박 부장판사는 이 책에서 일반인은 잘 알지 못하는 판사들의 사고방식과 법정 이야기를 친절하게 소개한다.저자는 ‘판사는 왜 시민과 다르게 생각하는가’라는 머리말에서 “몇 년 전 ‘사법 농단’과 직접 관여되지는 않았으나 오랫동안 재판만 한 사람으로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지 찬찬히 생각하고 또 고민했다. 이 책은 이런 생각과 고민의 결과이다. 법률 개념과 법리에 대한 전문적 설명은 필요한 경우만 적고 실제 재판 사례나 역사적 사실을 많이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적었다.책은 30여 년의 시간 동안 한 사람의 재판관이 인문학적 성찰과 사회과학적 분석을 통해 법의 마음과 눈물을 하나씩 살핀 성장 기록이기도 하다.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을 두루 거치며 바라본 재판의 풍경, 재판 과정에서 울고 웃는 사람들의 얼굴, 법률가로서 읽고 쓰고 생각해온 법의 인문학, 특별해 보이지만 지극히 평범한 판사의 일상까지, 보통의 시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법정의 뒷모습을 차분하고 성실하게 풀어준다. 책 마지막에는 박형남 판사와 법철학자 김현섭 교수의 대담 ‘시인의 마음으로 공감하는 판사가 좋은 재판을 한다’를 실었다.억울한 사람의 눈물에 공감하며 보다 엄정하면서도 인간적인 재판을 기대하는 일반인에게 이 책은 판사의 냉철한 정신과 따뜻한 마음을, 더 나아가 법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8

빛나는 생명의 무늬를 읽다

“우리는 모두 계절의 국경을 넘어가는 쓸쓸한 시간여행자/ 출입증 같은 빵 하나씩 들고 사람들은 조금씩 겨울이 되어가는 걸까”- 최귀희 시 ‘국화빵이 피는 계절’ 중포항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귀희(70) 시인이 최근 시·동시집 ‘국화빵이 피는 계절’(아르코)을 펴냈다.이번 시집에는 71편의 시·동시와 김만수 시인의 해설이 실렸다. 시들은 존재의 근원을 향한 모색과 내밀한 성찰을 통해 올곧은 삶의 길이 어떠해야 하는지 탐색하고 궁구한다. 또한 오래 묵어서 고즈넉하고 향기로우며 편편마다 고졸한 정취가 배어있다.시들을 통해 시인의 넉넉한 인간미와 진솔한 심성, 신실한 신앙인으로서의 종교적 지향과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올곧은 시인 정신을 만나볼 수 있다.김만수 시인은 “최귀희 시인에게는 인생을 읽는 깊은 눈이 간직되어 있음을 본다.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사소한 것들의 특별함이 시의 주류를 이루고 시대정신을 옹호하고 지키며 불구화(不具化) 되고, 부조리(不條理)가 만연한 현실에 맞춰 당당히 맞서는 강당진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고 평했다.최귀희 시인은 경주 출신으로 2002년 ‘포항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최근 ‘월간문학’에 동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집은 2021 문화도시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4

기후변화 위기 극복 위한 희망미래 30년

신간 ‘미래의 지구’(교유서가)는 기후 저널리스트이자 기상학자인 에릭 홀트하우스가 선보이는 기후위기에 관한 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책이다. 그간의 기후변화 관련 책이 인류의 위기를 경고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 책은 2020년부터 2050년까지 10년 단위로 인류가 기후위기를 극복해나가는 희망의 30년 서사를 담고 있다.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탄소 배출과 해수면 상승, 더욱 강력해진 허리케인, 심각한 홍수, 극심한 가뭄과 산불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도, 종말론적인 시선에 그치지 않고 미래학자·기후학자·생물학자·경제학자·기후변화 운동가와 나눈 인터뷰를 통해 지구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의 지구’를 보여준다. 저자는 “개개인의 행동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말이 기후와 관련된 가장 커다란 거짓말이며,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맥락에서 에필로그의 ‘애도 훈련’, ‘상상 훈련’은 지위, 계급, 젠더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단순히 과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우리가 다시 서로를 돌보는 법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힘을 합쳐 변화를 이뤄냈을 때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낸다.제1부에서는 인간이 초래한 ‘지속적 비상사태’인 지구온난화를 압축적으로 훌륭하게 묘사한다. 지구온난화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돼버렸고, 앞으로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지구가 망가지기 전에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바꿔야만 한다고 설파한다.제2부에서는 희망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2020년대·2030년대·2040년대, 3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각 장에서 미래를 간단히 소개하고 안정적인 기후 유지를 위해 과학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수준의 획기적 변화가 어떤 모습이고 어떤 느낌인지 들려준다. ‘2020∼2030년: 극적인 성공’에서는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이 거리로 나와 기후위기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기후운동가들은 그린뉴딜정책을 출발점으로 한 강력한 변화를 산업계와 사회에 요구한다.정책 입안자들은 화석연료 보조금을 없애고 사회기반시설을 공공화한다. 홍수와 화재로 인한 기후 난민들에게 해외에서 영구적으로 살 수 있는 거주지가 마련된다.‘2030∼2040년: 획기적 관리’에서는 혁명적 변화의 단계를 끌어올려 ‘관리 경제(stewardship economy)’로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이는 생산자-소비자에서 공동창조 및 공유로의 사고 전환을 뜻하는데, 2030년대에 이르게 되면 후기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불평등, 인종차별, 빈곤이 더욱 악화함으로써 자본주의가 오직 소수의 이익을 위해 설계된 시스템임이 모든 이들에게 자명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체제로 전환된 것이다.‘2040∼2050년: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영성’에서는 탄소 배출이 2040년대에 이르러 최고점을 찍고 나서 비로소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사회가 탄생한다. 더 나아가 ‘네거티브 배출 기술’을 이용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기까지 한다. 이는 지리공학 연구자 홀리 진 벅의 실제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으로, 그는 현재 거의 파산 직전인 화석연료 기업들을 탄소를 없애는 공기업으로 전환해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해 지질학적으로 안정된 고체와 액체로 변환시킬 것을 주장한다.에필로그에는 ‘애도 훈련’과 ‘상상 훈련’을 담고 있다. 현재에도 실현 가능한 행동과 가이드라인은 현실에서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온난화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전해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1

악독하기 이를데 없는 식물들의 세계… 놀라운 사실들

미국의 원예 칼럼니스트인 에이미 스튜어트는 ‘사악한 식물들’(글항아리)에서 악독하기 이를 데 없는 식물들의 세계를 전한다. 원예가를 자처하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종 식물들, 심지어 아름다워서 정원수나 실내 인테리어로 인기가 많은 아름다운 원예 품종들까지 알고 보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는 사악한 본성을 감추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힌다.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식물들을 포함해 독성이 강하다는 투구꽃에서부터 소크라테스를 죽인 독당근, 에이브러햄 링컨의 어머니를 죽음의 늪으로 이끈 풀, 심지어 마약의 원료인 코카나무와 담배, 대마 같은 식물들마저 ‘식물계 범죄 왕국’ 유명한 범죄자임을 여러 가지 역사적 일화와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을까 하는 사연과 함께 흥미롭게 서술한다.이 책에서는 역사에 길이길이 남는 일화를 가진 독초들도 나온다. 이 독초들은 모두 한 번쯤 어디선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독성 알칼로이드를 갖고 있기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살인 행위에 사용됐다. 우리에게 아주까리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피마자는 ‘우산 살인사건’으로 유명한 BBC 기자 게오르기 마르코프 살인사건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버스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던 그의 허벅지를 누군가가 우산 끝으로 푹 찌르고 달아났는데, 곧 그는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부검을 하니 그 상처에서 피마자의 유독성 추출물 리신이 나왔다. 처형 도구로 애용됐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유명한 식물도 있다. 바로 칼라바르콩이다. 이 콩은 일명 시련재판, 그러니까 중세에 죄를 지었는가 아닌가 그 판별에 사용됐는데, 당시에는 콩을 삼키면 바로 나타나는 몸 상태로 판결을 내렸다. 신경 교란 및 소화 기관의 통제력을 상실하게 하는 무서운 독이 있는 콩을 삼켜야 하니 죄가 있건 없건 그 결과는 참혹하기만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1

5G·와이파이·스마트폰의 숨겨진 위험… 건강보호 위한 방법들

건강에 대한 오래된 상식을 뒤흔드는 연구로 각광받는 의학자인 조셉 머콜라 박사가 5G, 와이파이, 스마트폰의 숨겨진 위험성을 고발하고 그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법을 알려 주는 ‘5G의 역습’(판미동)이 출간됐다. 저자는 초고속·초고용량 서비스 구현으로 문명의 이기를 안겨 주는 5G가 왜 우리 몸을 망가뜨린다고 호소하는 것일까? 이 책은 5G가 기존의 전자기장과는 전혀 다른 스펙트럼을 이용하는 새로운 창조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기하급수적인 전자기장에 노출되는데, 주목할 만한 것은 5G가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저자는 전 세계에 발표된 500여 편 이상의 논문을 근거로 현대에 급속도로 증가하는 수면장애, 우울증부터 심장 질환, 알츠하이머병,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들이 스마트폰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생물학적 기전을 밝히며 5G와 우리 몸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한다.기존 관점과는 달리 5G의 ‘역습’에 주목하는 이 책은 아마존 베스트셀러 건강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미국 전역의 화제를 몰고 왔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왜 미국 각주를 비롯한 독일, 스위스 등 선진국이 기술적 혜택을 마다하고 5G를 거부하고 저항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빠르게 발전하는 5G, 와이파이 상용화 기술 속에서 주체적으로 우리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1

세계 울트라 러너 심재덕의 삶과 달리기

이십 대 중반의 나이에 죽음을 거부하고 달리기 시작해 마라톤을 넘어 울트라 러닝까지 쉼 없이 달려온 세계 정상급 울트라 러너 심재덕(52) 씨가 최근 자신의 달리기 삶을 되돌아본 책 ‘나는 울트라 러너다’(여름언덕)를 펴냈다. 부제는 ‘한계는 내가 정한다’.울트라 러닝은 달리기의 정점을 상징하는 마라톤을 넘어 인간의 한계와 더불어 삶 자체를 보여준다고 일컬어지는 운동이다.그는 대우조선해양에서 34년째 일하고 있는 현장 노동자다. 지난 1992년 숨을 쉬기가 어려워서 병원을 찾았다가 난치성 호흡기 질환인 기관지확장증 진단을 받고 난 뒤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삶이 바뀌었다.사내 체육대회 우승에서 시작된 그의 달리기는 42.195킬로미터의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서브 스리(sub-3)를 대한민국 최초로 100회 달성했다. 지금은 무려 300회를 넘어섰다. 그동안 그의 달리기는 트레일 러닝과 울트라 러닝으로 계속 뻗어 나갔다.심재덕은 미국의 MMT 100마일과 웨스턴 스테이츠 100, 일본의 하세쓰네 산악 마라톤 대회과 노베야마 고원 울트라 마라톤 대회, 프랑스의 UTMB, 이탈리아의 토르 데 지앙 등 세계적인 울트라 트레일 러닝 대회를 수없이 경험하며 우승과 분루를 번갈아 맛봤다.그의 실력과 명성은 울트라 트레일 러닝의 저변이 넓고 역사가 깊은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 더 빛난다. 싱가포르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결승선을 통과하는 환희에 찬 모습은 다음 해 같은 대회의 대표 홍보 이미지가 됐다. 일본 울트라 러너들의 성지라는 하세쓰네 산악 마라톤 대회에서는 마의 8시간 벽을 깨며 대회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노베야마 고원 울트라 마라톤에서도 유력 일본인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2006년 미국 MMT 100마일 대회에서 당시 세계 최고의 울트라 러너인 칼 멜처를 제치고 이룬 우승은 그의 이력 중에서도 백미다.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뉴욕 타임스와 BBC에서는 멀리 거제까지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그러나 항상 승리와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부상을 입은 발을 질질 끌며 겨우 결승점을 통과했던 2006년 미국의 웨스턴 스테이츠 100도 있고, ‘다시는 울트라 같은 건 안 한다’며 마지막 구간에서 완주도 포기한 채 살아서 돌아가기만을 바랐던 2011년 이탈리아의 토르 데 지앙도 있다. 아쉬움 가득한 실패담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왜 사람들이 세속적인 대가도 없이 엄청난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며 울트라 러닝에 도전하는지를 설명한다. 그는 5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여전히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마지막 장인 ‘트레일 러닝의 맥’에서는 트레일 러닝을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 기본자세, 각종 장비, 영양 보충제 등을 별도로 정리해서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심재덕의 트레일 러닝 레슨인 셈이다. 여기서 말하는 여러 가지 정보는 스포츠 이론서가 아니라 저자의 직접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에 어떤 과학적 논리보다 설득력 있다. 100km의 거리, 누적 고도 8천m라는 무시무시한 숫자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챔피언만의 노하우까지도 전수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04

“누가 누구를 대변해야 하는가”… 한국 민주주의 진단

한국의 민주주의를 연구해온 문우진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신작 ‘누가 누구를 대표할 것인가’(후마니타스)가 출간됐다. 정치 비전공자를 위한 민주주의 설명서를 표방하고 있는 이 책에서 문 교수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 주소를 진단한다.‘정치란 무엇인가’, ‘한국에서는 어떤 정치적 균열이 형성됐는가’, ‘지역 투표는 어떻게 나타났는가’, ‘한국 정당은 어떤 정당 모형과 가까운가’, ‘한국 민주주의가 극복해야 할 문제와 해법은 무엇인가’ 등 질문 40개를 제시하고 답변하는 식으로 집필했다.책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제시한다. 첫째, 대의 민주주의는 정치의 시장 거래화 및 대리인 문제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둘째, 한국의 협애한 정당 체제와 소선거구 중심의 선거제도는 한국 민주주의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야기한다. 셋째, 시민사회 집단들에 의한 상향식 당내 후보 선발 방식과 부분 개방형 명부 비례대표 선거제도는 정치의 시장 거래화와 대리인 문제를 억제한다. 넷째, 이 책이 제안한 선거제도와 다수결 입법 규칙 그리고 대통령제가 조합된 정치체제는 다수의 크기에 따라 다수와 소수의 이익 균형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의원들의 정책 경쟁 동기를 촉진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04

프랑수아즈 사강의 마지막 작품… 미발표 유작 국내 첫 번역

프랑스 현대문학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프랑수아즈 사강(1935∼2004)의 미발표 유작 ‘마음의 심연’(민음사)이 국내 최초로 번역돼 나왔다.사강은 열아홉에 발표한 ‘슬픔이여 안녕’, 대표작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등 사랑을 앞에 둔 남녀 간의 미묘한 심리를 그려 낸 작품들로 프랑스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엄청난 양의 독서와 특유의 재기를 바탕으로 이십여 편의 소설, 에세이, 희곡, 시나리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했고, 사랑에 대한 설득력 있는 심리 지도를 완성했다. 섬세한 문체, 내밀한 심리 묘사로 특유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 반세기에 걸쳐 ‘사강 신드롬’을 유지해 왔다.사강의 어느 작품들보다 더 파격적이고 생생한 사랑을 그려 낸 ‘마음의 심연’은 열린 결말의 미완성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사강스러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음의 심연’은 사강의 아들인 드니 웨스토프가 2004년 사강의 사망 이후 발견한 원고를 십여 년간 스스로 엮고 다듬어 지난 2019년 나온 작품이다. 출간 당시 파리 책방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설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마음의 심연’은 프랑스 지방 재력가인 앙리 크레송의 저택 ‘라 크레소나드’를 배경으로 한다. 이 작품은 사강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생생하고 신랄한 풍자, 재기 넘치는 대화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갈등과 고뇌로 이뤄져 있다. 삼각관계와 나이차가 많은 연상 연하의 사랑을 다뤘다는 점에서‘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연상하게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04

토끼·고양이 등… 동물 친구들의 흥미진진 이야기

포항에서 30년 넘게 동화와 시, 수필을 쓰며 문학 활동을 꾸준히 해온 서가숙 작가가 최근 네 번째 동화집 ‘우리가 친구 맞니’(책먹는고래)를 펴냈다.동화집은 표제가 된 동화 ‘우리가 친구 맞니’를 비롯해 ‘못된 고양이’, ‘알 낳기 싫어’ 등 총 세 편의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모두 동물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뛰어난 창의력으로 미래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온 작가는 “고통과 외로움을 삶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은 사랑”이라고 이야기한다.표제작 ‘우리가 친구 맞니’는 사는 환경이 다르고, 먹이도 다르고, 생각도 다른 토끼와 바다거북, 독수리가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다. 서가숙 작가. 서 작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펼쳐냄으로써 몰입과 흥미를 키워주고 싶었다”며 “세편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타인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으면 한다”고 밝혔다.서가숙 작가는 포항 형산문화제에서 시 장원과 수필 우수상을 받아 등단했으며 백산전국여성백일장에서 시 장원·우수상, 종합문예지 ‘문예감성’ 동화 부문 신인 문학상을 받았다. 동화 ‘내 마음을 공개합니다’, ‘도깨비들의 사람체험학습’, ‘학교를 끊을 거예요’를 비롯해 수필집 ‘행복해 지는 법’ ‘숨은 행복 찾기’, 역사장편 소설 ‘내 사랑 부용공주 1·2’, 성인동화 ‘복수의 화신 변학도’ 등을 썼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04

경북 문단 중진 진용숙 시인 두번째 시집 ‘물고기와 시’ 출간

‘물고기와 시’ 표지. “시는 파닥파닥 숨 쉬는 물고기공연히 퇴고한다고지느러미 자르지 마라바다로 갈 수 없는물고기는 죽은 시다악마의 뿔처럼 교활하지 않아도시와 물고기는바다를 먹고 사는 동업자이다”(진용숙 시 ‘물고기와 詩’전문)경북 문단의 중진 진용숙 시인이 최근 두 번째 시집 ‘물고기와 시’를 출간했다. 도서출판 책만드는집 간(刊).지난해 펴낸 첫 작품집‘늦은 나들이’에 이은 두 번째 작품집이다. 작품집은 1부 ‘물고기와 시’, 2부 ‘모래시계’, 3부 ‘첫눈’, 4부 ‘욕망에 대하여’, 5부 ‘생명의 서’로 나뉘어 75편의 시가 실려 있다. 작품집의 전체 주제는 이웃과 함께하는 자연물과의 상관관계.작품들은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실존적 삶의 애증과 함께하는 사랑과 고통, 나아가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그냥 묵과하지 않고 성찰이란 정제된 통과의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향토성과 서정성을 저변에 깔고 있으면서도 인생의 관조가 느껴진다. 비교적 짧은 행으로 이뤄진 시들은 새로운 인간성 회복 구현을 염두에 두고 있다.“어디로 가느냐고 꼭 묻지는 마라지금은 바람도 가끔 길을 잃는다가을이 꼭 슬픈 것만도 아니잖아어느 날 길 잃은 바람이우리 가슴에 새 씨앗을 뿌려줄지잘 사느냐 어떠냐고도 묻지 마라꿈 없는 사람 어디에도 없다새들이 저녁 해지는 곳으로길을 내는 것도 슬퍼하지 마라 진용숙 시인 거긴 따뜻한 둥지가 기다리나니”(진용숙 시 ‘묻지 마라 적멸은 없다’ 전문)진 시인은 이번 시집의 출간 의도에 대해 “항간에 발표되는 자유시가 그 난해성으로 인해 서정의 원형을 이탈하고 있음이 안타까워 좀 더 쉽고 정제된 표현으로 독자에게 접근할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한다.경주 출신으로 포항에 살고 있는 진용숙 시인은 1993년 문학세계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해 (사)한국문인협회 경북지회장, 경북여성문화예술인연합회장, 포항여성예술인연합회장 등을 역임했다. 경상북도 문학상, 경주문협상, 호미문화예술상(문학), 포항시양성평등상, 선덕여왕 대상을 수상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02

“사회현상을 사물처럼, 선입견을 버려라”

오늘날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데이터와 통계에 기반한 과학적 접근은 보편화된 연구방식이다. 120여 년 전, 프랑스의 거장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1858~1917)은 일찍이 경험과학으로서의 사회학을 주장하며 그 일단의 방법론을 선구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지금 시대에도 깊은 통찰을 던져주고 있다. 흔히 뒤르켐은 마르크스, 베버와 함께 근대 사회학의 기초를 놓은 3대 학자로 꼽히는데, 그가 두 사람과 비교할 때 사회학자로서의 정체성이 가장 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에밀 뒤르켐의 4대 주저 가운데 하나로, 바로 그의 사상이 집약된 개념인 ‘사회적 사실’(fait social)을 정의하고 논의한 책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이른비)이 최근 번역 출간됐다.특히 이번 책은 영역이나 중역본이 아닌 프랑스어 원전을 처음으로 한국말로 옮긴 의미가 남다른 출판물이다.“가장 중요한 첫 번째 규칙, 사회적 사실을 사물처럼 여기라”(79쪽). 뒤르켐은 이 선언적 명제로 대담하고 선명하고 논쟁적인 사회학 방법론을 제시했으며, 나머지 주저에도 이를 적용해 연구 틀로 삼았다. 즉, 분업이라는 사회적 사실을 연구한 것이 ‘사회분업론’이고, 자살이라는 사회적 사실을 연구한 것이 ‘자살론’이며, 종교라는 사회적 사실을 연구한 것이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다. 그만큼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은 뒤르켐 사상을 이해하는 데 바탕이 되는 매우 중요한 이론적 저작이다.뒤르켐 당시까지 사회학자들이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방식은 목적론적이고 심리학적 설명이었다. 사회학의 선배 격인 콩트는 진보라는 목적이 사회현상을 이끌어왔다고 했고, 스펜서는 사회의 형성이 개인의 본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했다. 이러한 방식의 설명은 진보 또는 인간 본성의 실현과 같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명제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사회학적 현상의 본질적인 특성은 외부에서 개인의식에 압력을 행사하는 그 힘(즉 사회적 사실)이다.사회학적 현상은 개인들의 의식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사회학은 심리학의 파생 명제가 아니다. 인간 개개인이 배제돼도 사회는 남는다. 그러므로 사회 자체의 본질 안에서 사회생활에 대한 설명을 찾아야 한다.사회를 구성하는 요소가 인간 개개인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그러나 전체는 부분들의 총합과 다르다. 전체의 속성은 전체를 이루는 부분들의 속성과는 다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이 결합이다. 개인이 결합돼 사회를 이룬다. 개인들의 결합 속에 사회의 고유한 특성이 들어 있다.뒤르켐은 일찍이 사회학의 고유방법론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고, 이를 바탕으로 분업, 자살, 가족, 국가, 사회정의 등 당시 서구사회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의 본질을 밝히는데 주력했다. 뒤르켐은 당대에 오귀스트 콩트, 막스 베버와 더불어 세계적인 사회학자의 반열에 올랐으며 그의 사회학 방법론에 따른 뒤르켐 학파의 선구자가 됐다.뒤르켐은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규칙”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사회현상을 사물처럼, 즉 자연현상처럼 여기고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상생활이 무엇인가를 말하기보다는 인간 행위의 통계치를 연구하고, 유행에 대해 모호한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의상을 분석하는 것과 같이 사회 현상을 사물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려면 선입견을 철저히 버려야 하고, 사물들을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뒤르켐은 주장한다. 아울러, 관찰하는 인간의 감각이 늘 주관성에 빠지는 일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28

세계 지성 7인이 말하는 ‘내일’… 미래인류 생존전략 제시

‘내일의 세계’(메디치출판사)는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 씨가 우리 문명의 좌표를 조망하기 위해 4년여에 걸쳐 ‘세계의 지성’이라 불리는 석학 7인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지금 여기,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을 말하다’를 부제로 한 책에서 저자는 재러드 다이아몬드, 케이트 레이워스, 다니엘 코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대니얼 마코비츠, 조한혜정, 사티시 쿠마르, 이 7인과 인터뷰를 통해 정치와 경제, 사회와 환경, 삶의 결을 이루는 다양한 문화 의제를 논의했고 인류 문명의 ‘지금 여기’를 진단하고 인류 생존을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또 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무엇을 중심으로 돌파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올바른 방향도 제안한다.여기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실질적인 통치자인 달라이 라마의 전언과 함께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채로 파국으로 향하는 현대 문명의 위기와 문제점을 짚어내는 지성들의 통찰을 촘촘히 담아낸다.달라이 라마는 “우리는 역경과 시련이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발판이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현재 벌어진 일로 인해 두려움에 떨거나 좌절하기보다 오늘의 삶에 더 충실히 이 순간을 가치 있게, 착하게 살아나갑시다. 오늘날, 인간으로 태어난 기회를 헛되이 하지 않도록 의미 있게 행동합시다”라고 경고한다. 안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7인의 지성들이 말하는 위기와 선택, 변화 속에 ‘내일의 세계’, 10년 후의 미래를 만들어갈 단서가 숨어 있다”며 “세계 지성들의 메시지를 통해 현 상황에 관한 깨달음을 얻고,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가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안 씨는 1995∼2002년 BBS(불교방송) PD로 일하다가 결혼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시에 이민했다. 서구에 부는 성찰적 기운과 대안 활동을 소개하는 글을 써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28

평범하고 소소한 우리의 삶… 일상 속 소중함 꺼내다

평범하고 소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게 하는 프랑스 작가 필리프 들레름의 에세이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책은 우리의 평범한 삶에 깃들어 있는 작지만 보편적인 기쁨들에 대한 찬사를 담고 있다.겨울 아침의 새벽 거리에서 먹는 갓 구운 크루아상, 맥주 첫 모금의 짜릿한 느낌, 바닷가에서 책 읽기, 땅거미 질 무렵 자전거 바퀴가 돌아가며 내는 부드러운 소리, 지하 저장고에서 익어가는 사과 냄새, 자동차 안에서 뉴스 듣기 등 저자 들레름은 우리 삶에서 가장 평범하고 소소한 서른네 개의 사물이나 습관, 순간들을 길어 올려 가만가만 살며시 그것들의 가치를 살핀다.유쾌하고도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삶에 대한 깊은 음미를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인생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반짝이는 행복의 순간들은 작고 대수롭지 않은 사건들, 하찮고 보잘것없는 일상 속에 숨어 있음을 우리에게 새삼 깨우쳐준다.이 책은 1997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이래 51주간 종합 베스트 1위에 올랐다.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돼 누적 판매 부수가 200만 부를 넘었다고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28

헨리 나우웬 서거 25주년 기념, 그의 지혜를 나누다

20세기 대표적 기독교 영성가 헨리 나우웬(1932∼1996) 서거 25주년을 기념하는 책 ‘삶이 묻고 나우웬이 답하다’(엘페이지)가 나왔다. ‘상처 받은 치유자’라는 별칭을 가진 나우웬은 인간이 받는 상처에 주목하고 이 상처를 통해 타자를 대면하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린다. 자신이 남긴 지적 유산으로 기독교계의 출중한 교육자, 저술가, 영적인 안내자의 반열에 올랐다. 나우웬은 40여 권의 영적 삶을 다룬 책을 썼고, 강연 초청이 끊이지 않은 인기 높은 강사였으며, 편지로 전 세계 수천 명과 소통하며 그들의 멘토 역할을 했다.하지만 그의 글과 말만큼이나 그의 삶도 우리에게 명료한 메시지를 전했다. 강렬한 기쁨만이 아니라 치열한 괴로움의 몸부림이 함께 어우러진 삶이었다. 기쁨과 괴로움은 그의 인생 여정에서 가장 돋보이는 역설이었다.나우웬은 묵상과 기도를 통해 자신의 내면에서 들리는 고뇌와 기쁨의 상반된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자신의 영적인 발견과 통찰을 다른 사람들에게 아주 편안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었다. 그가 이 세상에 남긴 선물은 그리스도인의 영적인 삶에 대한 그의 통찰과 가르침이다. 그 가르침은 깊이 있고 독특하면서도 단순해서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삶이 묻고 나우웬이 답하다’는 그의 대표 저서에서 발췌한 메시지를 묶었다. 목회자인 저자들이 그의 지혜를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누며 영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28

포항문화원, ‘포항 지리지’ 발간 지역 문화·역사적 변천 과정 ‘한눈에’

‘포항지리지’. /포항문화원 제공흩어져 있던 포항 관련 기록들을 한 권의 책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됐다.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이 해마다 발간하는 포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향토지 ‘일월문화’시리즈의 일환으로 올해는 ‘포항지리지’를 펴냈다.포항문화원 부설 포항문화연구소(소장 김삼일)는 문화원의 명실상부한 싱크탱크로서 잊혀져가는 문화재를 발굴하고 연구활동을 진행하며 포항의 고전과 문화연구서들을 꾸준히 발간하고 있다.그동안 출간된 책자들은 ‘죽장입암시가산책’, ‘영일유배문학산책’, ‘다산 장기유배문학산책’, ‘내연산과 보경사’, ‘벗님이 새집을 지으셨으니’, ‘포항의 3·1운동사‘, ‘선정비 시대의 속내’, ‘포항의 기인 권달삼 이야기’, ‘포항의 서원의 어제와 오늘’, ‘포항문화재’ 등이다.포항문화연구소 권용호 위원이 역주한 이번 ‘포항지리지’는 삼국사기지리지, 고려사지리지, 경상도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속찬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여도비지, 대동지지 등 총 9권의 역대지리지 중 포항에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 포항 지역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했다.옛날 버전의 포항시사라고 할 수 있는 ‘포항지리지’에는 단순히 산과 하천 같은 지리적 내용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고을의 유래와 변천, 인구, 물산의 종류, 명승지,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과 효자, 명승을 읊은 시문등 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무엇보다 한문으로 된 역대지리지들을 모두 살펴보려면 작업이 만만치 않은데 이번에 흩어진 내용들을 한데 모아 역주해 한 눈에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리를 한 것이 큰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지역의 인문학적 배경과 전통문화를 포괄하는 ‘포항지리지’ 발간을 통해 포항문화의 정체성 확립에 일조하고 후세대들에게 유익한 교재로 귀중히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24

기후위기의 지구,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기후 비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일깨우는 책이 나왔다. 기후과학자인 남성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새 책 ‘2도가 오르기 전에’(애플북스)를 통해 기후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먼저 기후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처럼 상황을 정확히, 그리고 냉정히 파악해야 위태로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얘기다.지구 곳곳에서 들려오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재난 소식이 심상치가 않다. 평소 겨울철에도 포근하던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올해 초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수십 명이 사망하고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잇따르면서 난방과 식수 공급이 끊겨 수백만 명이 피해를 겪었다. 반면에 북극해에서는 얼음이 계속 녹아내려 북극점 이정표가 언제 사라질지 모를 위기에 놓여 있다. 기후변화는 외국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우리나라도 최장기간 동안 장마가 이어지며 홍수와 산사태 등의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기후변화로 시작된 경고는 기후위기를 넘어 이제는 기후 비상으로까지 넘어왔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류가 멸망할 시점이 수십 수백 년 후가 아니라 당장 우리 눈앞에 와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인 모두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지금, 우리는 기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남 교수는 ‘2도가 오르기 전에’를 통해 기후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먼저 기후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후변화 이전의 지구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알아야 기후변화의 징조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구의 환경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그 안에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이 책에서는 기후의 개념부터 지구와 기후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하늘’, ‘땅’, ‘바다’ 그리고 ‘얼음’으로 나눠 과학적 자료와 함께 설명해준다. 각 부분별로 지구생태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배우다 보면 결국 이 모든 것들이 모여서 톱니바퀴 굴러가듯 맞물려 지구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인간이 땅에서 만든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 바다 환경을 변화시키고, 환경이 변한 바다에선 해류의 흐름이 바뀌어 전 지구적 생태계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보면 지구 환경에 인간이 미치고 있는 영향을 알 수 있다.5장 ‘기후위기의 대응과 노력’ 편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현재 인류가 하고 있는 노력들과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남 교수는 “기후위기는 결코 먼 훗날의 일이 아니다. 당장 10년 후, 우리는 한반도에서 사과나무도, 사과나무를 심을 땅조차도 찾아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구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터전이다. 먼 미래에는 모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지구를 떠날 수 없기에 우리는 지구를 아끼고 사랑하며 변화에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집필 이유를 밝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21

당신은 ‘어른’ 인가?… 어른의 조건은 무엇인가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자연히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생물학적 성인과 인간으로서 어른은 별개의 존재다. 자연히 될 수 없다면, 어른이 되기 위해 사람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 ‘어른의 조건’(글항아리)은 실제 한 학기 동안 도쿄대에서 이뤄진 교양 수업의 기록이다.수업을 기획한 두 저자 일본 도쿄대 교양학부 명예교수를 역임한 이시이 요지로와 도쿄대학 부학장 후지가키 유코는 각각 과학자와 문학자로, 분야가 다른 만큼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도 사고하는 방식도 다르다. 교수 두 명에 역시 각기 분야가 다른 조교 두 명 그리고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이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두고 논의하는 형태로 매 강의가 이뤄진다.이 특별한 한 권의 수업이 제공하는 것은 단련의 기회다.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의견을 내는 법, 타인의 관점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는 법, 정답 없는 질문 속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도출하는 법을 경험으로 알게 한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교양을 통해 사람은 ‘나’라는 한계를 넘어 어른이 된다.“저 사람 정말 어른스럽다.”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할까? 흔히 ‘어른’이라고 하면 무모하게 일을 치지 않고 타인과의 관계가 원만한 사람, 주관이 있지만 고집은 없고 자기 언행에 책임을 지는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저명한 학자라 해도 평소 기분대로 행동하고 어딜 가든 분위기를 해친다면 외골수에 아이 같다는 평을 듣기 마련이며,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마음 넓고 온화한 사람이라도 매사에 스스로 판단할 줄 모른다면 믿음직스럽지 못할 따름이다. 때문에 학자이자 교육자로서 저자들은 말한다.“어른은 전문가인 동시에 교양인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윤희정기자

2021-10-21

獨 역사상 최초 여성 총리 메르켈, 그녀의 리더십 비결은?

신간 ‘메르켈 리더십: 합의에 이르는 힘’(모비딕북스)은 16년의 임기 끝에 다음달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67) 독일 총리의 리더십이 어떻게 세상과의 교감을 통해 발아하고 성장하고 더 단단해졌는지를 치열하게 추적한다. 메르켈은 독일과 위기에 처한 EU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존경받는 리더십을 구축했다. 재임기간 중 그리스 경제 위기와 우크라이나 분쟁, 시리아 난민 문제를 해결했다. 포브스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메르켈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2010년 제외)에 선정했다.정작 독일 국민들은 메르켈을 ‘무티(Mutti·엄마)’라고 부른다. 엄마처럼 아주 친숙한 지도자라는 얘기다.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에게 보내는 국민들의 신뢰는 그만큼 두텁다.헝가리 출신의 미국 저널리스트인 저자 케이티 마튼은 독일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남편을 통해 메르켈 총리와 인연을 맺고 20년 동안 관계를 유지해왔다. 책은 그녀가 메르켈 총리를 직접 취재하고 주변 인물들을 인터뷰해 펴낸 다큐멘터리다.저자는 오랜 세월 메르켈의 본질에 다다르기 위해 백수십 명을 만났다. 헨리 키신저, 힐러리 클린턴, 조지프 스티글리츠, 요아힘 가우크, 로저 코언, 폴커 슐렌도르프 등 서구 정치계의 거물들과 관료, 학자들이 이 책에 풍성한 정보와 영감을 불어넣었다.저자는 메르켈 리더십의 가장 위대한 점은 ‘합의’를 향한 열망과 그 과정을 치밀하고 담대하게 직조하는 힘에 있다고 전한다. “그는 욕망하는 결과물을 얻으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자존심을 거듭 제쳐뒀다. 협상은 참을성을 시험대에 올리는 고된 과정이다. (….) 관심과 칭찬은 메르켈이 바라는 보상 중 가장 하찮은 것이다. 그가 추구하는 단 하나의 목표는 결과물이다.”메르켈은 과학자 출신의 미덕(분석, 논리, 연역적 사고방식)을 정치에 이식했다. 합리적인 목표를 설정한 후 엄청난 자료를 통해 그 가능성을 분석하고, 판단이 서면 협상 대상자를 최선을 다해 설득하는 것이다. 남유럽 재정위기, EU 금융 위기, 브렉시트로 인한 유럽연합 위기, 난민 위기,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 위기까지, 그는 ‘힘의 논리’를 배격하고 포기를 모르는 외교적 협상으로 파고를 넘어섰다. 무엇보다 돋보인 건 2015년 시리아 난민 100만 명을 끌어안은 것이다. 합의를 이끌어내는 메르켈의 힘이 포용의 차원으로 승화된 순간이다. 메르켈은 독일의 과거를 아파했다. 결코 이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는 그의 신념이 독일 국민을 움직였고 결국 세계를 끌어안은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