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생명권 보장을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밀착형 대책 시급”
경북연구원 권용석 박사가 23일 발간된 ‘CEO Briefing’ 제765호를 통해 ‘경북 이주노동자 폭염 보호망 3축 구축안’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기후위기 속에서 특히 취약한 이주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지역 차원의 대응책을 제시한 것으로 지난해 여름, 구미와 포항 등지에서 3명의 이주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주노동자는 전체 취업자의 3~4%에 불과하지만 산재 사망 비중은 12%에 달해 내국인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권 박사는 “이주노동자의 생명권이 심각한 기후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주노동자가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야외 고위험 업종 집중 △열악한 주거 환경 △산재보험 사각지대 및 언어 장벽 등 세 가지 구조적 요인 때문이다. 특히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 숙소 등 단열이 되지 않는 주거지에서 열대야에 노출되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산업안전보건규칙 개정으로 체감온도 33℃ 이상 시 휴식 의무가 법제화됐지만, 소규모 농가와 영세 사업장은 단속의 손길이 닿지 않는다. 중앙정부의 예방 수칙 배포 역시 대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이행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일정 온도 이상에서 식수·그늘·휴식을 의무화하고, 일본은 열지수(WBGT) 기준 작업시간 조정을 법제화했다. 국내에서는 전남 보성군과 전북 임실군 등이 폭염특보 시 작업 중지를 권고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권 박사는 경북도가 추진해야 할 3대 실행 방안으로 △다국어 예방체계 가동 △주거 및 쉼터 인프라 개선 △신분 불문 응급의료망 구축을 제안했다. 주요 출신국 언어 지원 자동 번역 폭염 특보 시스템과 온열 안전키트 보급, 이동식 에어컨 쉼터 설치·임대 지원, 숙소 냉방비 특별 지원,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안심 진료 가능한 공공의료원 지정 및 의료비 지원 기금 신설 등이 포함된다.
권 박사는 “중앙정부의 획일적 단속을 넘어 지역 맞춤형 보호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생명권 보장을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밀착형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